[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LPG벌크·판매사업자들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초기만 하더라도 선방했는데 작년 초부터는 공장과 요식업소 등에서 LPG소비량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덧 공장 등의 사용량은 대부분 정상화된 것 같고 요식업소의 경우 잘 되는 식당 위주로 과거의 판매량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경춘로에 위치한 LPG벌크·판매업소인 한국산업가스의 임태연 과장(38)은 아직 30대 후반이지만 벌써 경력 11년 차의 베테랑이 됐다. 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LPG판매업계에 종사하게 됐는데 부친인 임인배 대표와 함께 한국산업가스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임 과장은 어렸을 때부터 LPG용기를 보고 자랐기 때문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일하게 됐다고 웃는다.

“잘 아시다시피 LPG는 과거에 고급연료에서 이제는 도심 외곽지역에서 사용하는 서민연료로 바꿨습니다. 제가 젊은 만큼 새로운 시각을 갖고 LPG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안전한 LPG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임태연 과장은 현장을 다니면서 고무호스를 금속배관으로 교체하는데 적극 나섰다. LPG를 사용하는 계층이 주로 도심 외곽 지역이고 고령층이 많다 보니 LPG시설이 깨끗해진 것을 참으로 좋아하셨단다. 소비자들은 노후된 LPG시설이 외관으로 봤을 때 위험해 보였으나 이를 개선하는 걸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묵은 때가 해소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고.

“도시가스 보급으로 인한 시장침탈과 코로나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다행히 신규 거래처를 확보해 가스판매량은 다소 늘었습니다. 아버지인 임인배 대표께서는 인맥을 가장 중요시하고 저는 실익을 고려하는 편인데 적절히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또한 중고등학교 친구이자 소중한 동료가 된 이기욱 과장과 열심히 현장을 찾아다닌 결과물이죠”

그는 집단공급, 빌딩, 펜션, 빌라 등에 영업을 적극하고 있는데 최근 LPG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객유치에 어려움도 겪고 있다. 하지만 LPG의 열 효율성과 편리성을 따져보면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펜션에서 전기를 주로 사용하면 승압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싼 기본요금을 일 년 내내 지불해야 한다고. 하지만 LPG는 별다른 기본요금 없이 가스를 사용할 때만 청구되기 때문에 소비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서 LPG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거듭 설명했다.

“LPG벌크시장이 너무 과열되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와 계약기간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타 벌크사업자가 무조건 낮은 단가를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죠. 한국산업가스 임직원들은 고객과의 신뢰를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고객을 빼앗기는 일은 없지만 LPG사업자 간 최소한의 상도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본적으로 유통되는 가스가격이 있는데 여기에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할 때는 또 다른 함정이 있는지 소비자들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임 과장은 LPG가격으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면 가스신문 등의 자료를 근거로 소비자들과 만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대화를 나눈다. 다행히 그간 소비자와 쌓아 놓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거래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기존 LPG소비처를 대상으로 벌크사업자들이 출혈경쟁을 해 불신의 시선을 받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비결은 지인(知人)이 되는 것입니다. 가스공급을 할 때 불편사항은 없는지, 개선점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대처하는 것이죠. 요식업소 등은 버너를 청소해 줘 원활히 가스를 사용하게 해 준다든지 소비자의 사용패턴에 급격한 변화는 없는지 등을 적극 살피고 있습니다”

임태연 과장은 소형LPG저장탱크의 이격거리가 강화되면서 현장에서 겪는 불편사항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이 멀리 떨어져서 탱크를 설치하는 게 육안상 좋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해하는 사례도 있단다.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소형탱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개선된 정책을 강구하기를 희망했다.

끝으로 그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몇몇 소비자분들은 젊은이가 대견하다고 칭찬을 해 주십니다. 그럴 때 작지만 큰 보람을 느끼죠. 아직은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미숙하지만 LPG산업의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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