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주요 비철금속 국제 가격 변동 그래프
4년간 주요 비철금속 국제 가격 변동 그래프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국제 비철금속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 제조사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국제 구리 가격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톤당 1만39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만에 최고가에 달하는 것이다.

구리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아연, 납, 니켈, 주석 등 주요 비철금속 원자재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지난 2020년 4월 중순 기준 1,456.0$/톤에서 올해 4월 중순에는 3,207.0$/톤으로 120% 이상 폭증했다.

스테인리스 강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니켈 역시 2021년 16,173.0$/톤에서 올해 현재 33,250.0$/톤으로 2배 이상 가격이 폭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2019년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상승하던 원자재 가격이 2020년 코로나 여파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가, 지난해 중순부터 경기회복에 의한 수요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수급개선(공급과잉 축소)을 예상하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문제는 그 상승폭이 너무 급격하다는 점이다. 니켈은 지난해 같은 시점에서 현재 2배 이상 증가했고, 아연 역시 60% 이상 상승했다. 비철금속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국내 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4일 국내 제조기업 304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5.6%가 제품 생산단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많다. 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6% 이상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산업용보일러·버너 제조사들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한 산업용버너 제조사는 일반버너 가격은 20% 인상했고, 해외 수출 버너도 20~24% 이상 인상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간 470% 이상 폭등했다. 리튬은 배터리에만 쓰이는게 아니라 리튬브로마이드(LiBr)수용액으로 만들어, 흡수식 냉온수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데 리튬 가격 폭등으로 이 수용액 공급 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용보일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의 인상을 생각하면, 종전 가격의 30% 가까이 인상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무역협회는 올들어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무역협회가 지난 5일 발간한 ‘주요 원자재 공급망 구조 분석 및 가격 상승의 영향’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 불안 심리가 완화되고, 재고가 증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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