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행으로 장점 많아

정책적 우선순위 고려 해야

수소버스 로드맵 미비한 상황

전 세계적으로 ‘탄소경제(Carbon Economy)’에서 “수소 경제(Hydrogen Economy)”로의 혁신적인 전환이 예고된다. 수소 경제는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구조를 말한다. 우리나라도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와 친환경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수소 경제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2019년에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온실가스 감축과 수소 경제 글로벌 리더십을 갖고자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적인 수소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2020년 9월 말 기준 전국 수소 승용차 등록 대수는 9,474대로 빠르게 증가하여 세계 1위의 수소 자동차 판매 대수를 기록하였으며, 이와 같은 수소 경제를 향한 약진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도입 차종의 면에서 고려해 볼 대목이 있다. 즉 세계 1위의 성과는 수소 승용차 중심의 성과이며 수소 경제 활성화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상용차는 아직 초기 단계임을 알 수 있다.

맥킨지코리아(2018)의 연구를 보면, 100km 이하의 운송수단은 전기 자동차가 유리하고, 100km 이상의 운송수단은 수소 자동차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소 자동차는 장거리 운행이 운영비용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미래 자동차 확산 및 시장선점 전략(2020) 중 차종별 연간 오염물질 배출량 비교를 보면 1대당 CO₂ 배출량이 승용차는 3.9톤, 버스는 62.6톤으로 나타나므로, 승용차와 비교한 버스의 수소자동차 전환 효과가 16배로 훨씬 크다.

더하여 수소 소비량 측면에서도 강부민 외(2019)의 수소충전소 운영의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1회 평균 충전량은 승용차가 3.44kg, 버스는 12.6kg으로 약 3.4배의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것을 연간 차량별 운행주기를 고려하면 연간 수소 소비량은 승용차는 1,026kg이고, 버스는 12,214kg으로 나타나서, 승용차 대비 버스의 수소 소비량은 약 12배에 이른다.

즉, 수소 승용차와 비교하여 수소 버스는 장거리 운행으로 운영비용 면에서 유리하고, 오염물질 배출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축 효과가 크며, 운행 길이가 긴 고정적인 노선 운행으로 대용량의 수소 사용처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고정노선의 운행으로 거점 충전소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고, 수소연료의 대용량 사용으로 그 충전소 운영 안정화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여기에 더하여 수소 버스는 대중교통 정책을 통한 정부 주도의 수소 정책 추진이 용이하다는 점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수소기술을 직접 체험하게 하여 수소의 안전성·친환경성에 대한 대중의 수용성을 높이는 역할도 크게 작용한다.

이와 같은 수소 버스의 장점은 수소의 생산, 저장·운반 및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수소 생태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소 버스 시장을 어떻게 형성하고 도입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이 미비한 상황이며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소충전소에서 버스에 수소를 충전하는 모습.
수소충전소에서 버스에 수소를 충전하는 모습.

부산시 33개사 버스회사 설문조사

따라서 본고에서는 수소 버스의 보급확대를 위한 정책적 당위성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민경제 전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국가의 재무제표인 국민계정체계(SNA: System of National Accounts)는 국민소득통계, 산업연관표, 자금순환표, 국제수지표, 국민대차대조표로 5대 국민경제통계로 나타낸다. 이중 산업연관표는 국민경제를 여러 산업부문으로 나누어 일정 기간 각 산업부문 간에 거래된 재화와 서비스의 흐름, 각 산업부문에서의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 그리고 각 산업부문 생산물의 소비, 투자, 수출 등 최종수요를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국가 경제의 종합적인 통계표이다. 따라서 산업연관표를 활용하면 수소 버스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국가 경제의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유발효과 및 고용창출유발효과의 분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분석방법을 산업연관분석(Input-Output Analysis)이라고 한다.

산업연관표를 활용한 IO분석의 결과는 수소 버스산업의 생산유발효과는 1.7038, 부가가치유발효과는 0.6652, 고용유발효과는 6.8315명/십억 원으로 산정되었다. 분석의 의미는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소 버스산업에 1조 원을 투입하면 각 산업군 전체에 생산유발효과가 1.7조 원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하고, 부가가치는 0.7조 원이 유발되며, 고용은 6,832명이 창출된다는 것을 나타낸다.

수소 승용차의 IO분석은 생산유발효과 1.55, 부가가치유발효과 0.41, 고용유발효과 4.1397명/십억 원이므로, 수소 버스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렇게 높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나타내는 수소 버스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은 수소 버스를 구매하고 활용하는 버스운송사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지원정책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내버스운송사업자에게 직접 설문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활용하는 방법으로 계층분석과정(Analytic Hierarchy Process, AHP)이 있다. AHP분석은 다수의 기준을 포함하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 방법으로서, 계층구조화를 통해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나타내며, 특정 기준에 따라 쌍의 비교를 통해 2가지 중 선호를 판단하게 하고, 특히 분석과정에서 응답자의 일관성을 검증할 수 있게 한다.

AHP분석 방법을 통해 부산광역시 버스운송사업자 33개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2차례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16개의 설문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충전소 보급지원’을 45.8%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버스 보급지원’을 34.0%, ‘기술 고도화’를 12.5%, ‘제도 정비’를 7.7%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버스운송사업자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원정책으로 ‘충전소 보급’을 ‘버스 보급지원’보다 우선 선호하고 있다. 이 부분은 정부에서 수소 버스 지원정책을 다양하게 고려하여 추진하고 있지만, 그중 충전소 보급사업을 중요한 우선순위로 두어야 함을 나타낸다.

최근 환경부에서 2022년 수소충전소 설치 보조사업으로 총 100개 사업(신규 68개)에 1,957억 원을 집행할 계획으로 진행 중이다. 그 내용을 보면, 신규사업 중 지자체 사업 15개와 민간 보조사업 53개로 구분되어 있으며, 민간 보조사업 중 수소 승용차 충전소가 34개, 수소 버스 충전소가 19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수소 버스와 같은 대형수요를 담당할 액화수소충전소도 보조사업에 포함되어 반가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승용차보다 수소 버스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며, 수소의 생산, 저장·운반 및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수소 생태계 구축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수소 버스 보급을 정책적 우선순위로 추진해야 할 것이며, 추진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버스운송사업자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충전소 보급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직 수소 경제 활성화의 추진은 초기 단계이므로, 본고의 내용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수소 버스 보급확대가 수소 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트리거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