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에 따라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입니다. 다만 에너지정책은 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도 산업 발전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죠. LPG연료 역시 친환경에너지 시대로 가는 가교 역할로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한LPG협회 이필재 회장(62)은 LPG차의 경우 친환경성, 경제성, 인프라를 고루 갖춘 현실적인 친환경차량임을 거듭 강조했다. 물론 LPG도 화석연료에 속하지만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배출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LPG차가 내연기관 차량 중 환경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것. LPG차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 차량의 93분의 1에 불과하고 친환경성을 거듭 말했다.

“LPG차는 전기·수소차의 인프라가 확대되고 자동차사의 생산능력이 안정화될 때까지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LPG차가 무공해차와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한 이유이죠.”

그가 몸담고 있는 대한LPG협회는 과거부터 자동차제작사와 협력해 LPG자동차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했다. 예를 들어 르노코리아와 협력을 통해 환형(도넛)용기를 상용화시키는 등 LPG자동차의 편의성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와 신형 LPG엔진 기술이 적용된 LPDi트럭을 개발 중이다.

“현재 2리터 급 LPG풀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LPG하이브리드 엔진은 2025년 자동차 평균 온실가스 기준을 달성하면서도 동급의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개발이 완료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 중이죠.”

이 회장은 LPG가 국가의 주요한 에너지원으로써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심과 지원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재 LPG업계에 필요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요소수 부족 사태,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경유가격 인상 등을 겪으면서 에너지안보의 필요성에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에너지는 환경성·경제성·에너지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속 가능한 전략이 필요하죠. 이런 맥락에서 LPG는 국가에너지 안보와 함께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과정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입니다. 미국·유럽 등 여러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자 경유를 대체해 LPG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LPG차에 보조금 지원, 세금감면, 차량 2부제 제외 등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는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LPG자동차 시장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010년 이후로 매년 감소 중이며, 수익성 악화로 LPG충전소의 휴·폐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LPG충전소는 주변 시설물 및 보호시설과 안전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기존 충전소 부지를 활용하여 전기·수소 충전 인프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전소 안전관리자의 겸직도 가능하여 수소 충전소 운영에 용이한 장점도 역설했다. 이를 위해서는 LPG충전소 인프라가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LPG자동차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LPG차종은 9종으로, 소상공인의 발 역할을 해오던 다마스, 라보가 생산 종료되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유일한 LPG SUV인 르노의 QM6 LPG모델은 휘발유·경유모델보다 인기가 높아 전체 판매량의 60%에 달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볼 때 LPG차에 대한 잠재시장은 상당하다고 판단됩니다.”

이 같은 소비심리가 시장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LPG모델 출시와 LPDi 엔진 상용화 등 LPG차 기술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그는 자동차제작사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LPG차 출시에 나서주기를 희망했으며 이는 곧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내비쳤다.

2025년부터 LPG선박 시장 확대 기대

LPG의 인식개선과 홍보활동 강화

대한LPG협회는 정부가 지원하는 1톤 트럭과 어린이 LPG통학차 사업의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고 관련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이필재 회장은 이 같은 사업의 성과와 앞으로 발전방향에 대한 소개도 해 줬다.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미세먼지 저감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담으로 친환경차 전환이 쉽지 않은 소상공인,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게는 과도한 부담이 되는 실정이죠. ‘LPG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은 주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생계형 차량인 소형 화물차를 친환경차로 교체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친환경 신차 전환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도 덜어 주기 위한 정책입니다. 친환경 화물차 구입 시 초기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장기화된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죠.”

“경유 화물차를 LPG·전기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기 위한 정책 추진 결과, 경유 화물차의 판매 점유율이 최근 78%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LPG화물차 사업 중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대상자의 사업 참여율이 74%에 이르는 등 경유차 대체 효과가 상당합니다. 정부의 친환경 트럭 보급 사업에 힘입어 LPDi 엔진을 탑재한 LPG 1톤 트럭 상용화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대기관리권역 내 경유 통학차와 택배차 등록이 전면 금지되는 만큼, LPG차 보급에 더욱 힘이 실릴 것입니다.”

협회는 LPG업계와 정부, 각 기관단체와 함께 2012년부터 LPG희망충전기금을 조성하여 에너지 복지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부와 손잡고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에너지 취약지역에 LPG를 공급하는 LPG배관망 사업을 지원 중이다. 이필재 회장은 LPG배관망 대상 지역 가구 중 기초생활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의 설치 자부담금을 지원하여 현재까지 4000여 가구에 40여억 원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국내 LPG산업이 지속적인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PG가 대표적인 서민 연료인 만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밖에도 LPG를 주로 사용하는 택시업계의 복지 향상을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10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2800여 명의 학생들이 100억 원의 장학금 수혜를 받았다.

“협회는 신규 수요창출은 물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LPG선박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LPG선박은 기존 벙커C유에 비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 등 유해 배기가스 배출량이 80% 이상 적은 친환경 선박입니다. 또한 가스체 연료 특성상 선박연료 유출로 발생되는 해양오염사고의 위험성이 없죠. 연료의 수송과 저장이 용이하여 다양한 형태의 벙커링이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한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LPG는 세계적으로 LPG터미널이 광범위하게 구축돼 있어 안정적인 연료 수급이 가능합니다.”

이 회장은 부산시의 경우 LPG선박의 가능성을 파악하여 2020년 규제자유특구사업으로 중소형선박 LPG추진시스템 상용화 실증특례 사업으로 선정했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LPG하이브리드선박 건조, 소형 선박용 LPG선외기 개조, 선박에 LPG벙커링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또한 해수부는 노후 소형 선박의 친환경선박 전환방안으로 LPG선박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필재 회장은 4월부터 150억 원 규모의 ‘700마력급 LPG어선 실증 R&D 사업’을 추진하여, 2025년 12월까지 LPG어선과 어선에 적합한 벙커링 방안을 실증할 계획을 설명했다. 다양한 실증 R&D사업이 완료되는 2025년부터는 LPG선박 신산업이 본격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제가 2019년 협회에 취임했을 당시에는 LPG 사용제한 규제가 막 폐지되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었습니다. LPG차 기술개발을 위해 LPG하이브리드 엔진, 중대형 엔진 개발을 해왔으며, 수요 확대를 위해 선박, 건설기계, GHP, 발전기 등 비도로부문 LPG기술개발을 통해 친환경 수요에 대응해 왔지요.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아직 해결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필재 회장은 앞으로도 타 에너지원과 경쟁하기 위해 LPG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국민 대상으로 LPG 인식개선 및 홍보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여 정부 및 관련 업계와의 공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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