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에 있는 KTC의 가스미터 시험설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에 있는 KTC의 가스미터 시험설비.

[가스신문 = 박귀철 기자]  가스계량기와 LPG미터, 전력량계, 수도계량기 등 13종의 계량기는 공정한 상거래 질서 유지를 위해 ‘계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판매전에 형식승인을 통해서 검정에 합격한 제품만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계량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형식승인 및 검정업무를 하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Korea Testing Certification Institute)을 찾아 주요 업무 내용 등을 소개한다.

□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이하 KTC)은 1969년 설립한 (재)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과 이듬해 설립한 (재)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을 모태로 2010년 국가표준기본법에 따라 지금의 연구원으로 통합된 이후 2015년 지금의 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4월 말 현재 근무 인원은 총 667명으로 조직은 7본부, 1연구소, 2단, 8실, 31센터, 8팀으로 편성 운영 중이다. 해외사무소는 중국 상해와 심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도 있다.

KTC는 시험·인증과 관련해 국내 전기·전자시장의 40% 이상 점유하고 있다. 국민안전을 위해 어린이 놀이시설, 용품 및 실내 공기질 측정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계량기 전 분야에 대한 형식승인 및 검정업무를 하고 있다.

□ KTC의 주요 업무

KTC는 전기·전자, 계량·계측, 의료, 에너지, 기계·물류, 석유화학, 녹색 사업 등에 대한 시험·평가·인증과 연구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기업을 위해 신뢰성 기반 구축 및 바우처사업 등에 KTC가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품질인증(Q마크) 및 공장시스템 지도를 통해 품질 수준 향상도 지원하고 있다. 국내외인증 허브화로 연간 약 10만 건의 인증을 하고 있다.

수출기업을 위해 해외인증도 29개국 45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지원하고 있으며, 개도국과는 협력사업을 통해 법정계량 및 적합성평가제도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 국제상호인정기반구축사업(MRA), 에너지저장장치(ESS)기반구축사업 등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과 무역기술장벽(TBT)에 대한 체계적 대응방안도 수립하고 있다.

□ 계량기 형식승인 제도

산업용 가스미터 시험대.
산업용 가스미터 시험대.

계량에 관한 법률에서 계량기 관리를 위하여 크게 판매전에 형식승인과 검정을 받도록 하고 있다. 양산시 시료(샘플) 검사를 통한 검정에서는 최소한의 정확도를 확인하고 있어, 제품 전체에 대한 능성 확인이 필요한데 이는 형식승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형식승인에서는 계량 정확도, 내구성, 전자부품의 내환경·전자파 시험을 하고 있다. 가정용 가스계량기는 법정 유효기간 5년, 산업용은 8년 사용한 후 재검정을 받도록 되어 있어 내구성능에 대한 보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스계량기의 내구성은 약 90일이 소요되는 등 장시간의 시험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포함한 여러 가지 시험이 형식승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성능에 영향을 주는 제품의 변경이 발생되는 경우, 이로 인한 영향에 대하여 형식승인 변경을 받도록 하여, 일정수준 이상의 제품이 상거래에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 국내 형식승인 대상 계량기의 종류

계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스미터를 비롯해 저울, 전력량계, 수도미터, 주유기, LPG충전소의 LPG미터 등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13종 계량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근 확대 보급되고 있는 전기자동차의 전력을 충전·계량하기 위한 전기자동차 충전기도 세계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계량기로 포함되어 관리되고 있다.

□ 가스계량기 형식승인 주요 기준

형식승인기준은 크게 3가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계량 정확도를 포함한 기본시험, 내구성 시험, 전자장치에 대한 내환경 및 전자파 시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KTC는 이러한 기본시험에서 가스계량기의 외관, 지시부 형상 등 구조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시험한다. 내구성 시험에서는 약 90일의 연속작동 후 계량성능이 기준에 적합한지를 시험하게 된다. 최근 원격검침, AMI 등에 필요한 디지털화가 가스미터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사용 중인 외부의 온습도 환경이나 전자파 등의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LPG미터의 경우 내구성 시험은 약 100시간의 연속작동 후 계량성능이 기준에 적합한지를 시험한다. 특히 LPG미터의 경우 연산과 지시부 모두 전자장치로 구성되어 있고, 옥외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외부의 온습도 환경이나 전자파 등의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지 확인한다.

KTC는 지난해 가스미터의 시험설비를 최고의 설비로 대폭 교체했다. 주요 시험설비로는 국제상호인정시험평가능력기반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시스템 정밀도(CMC:Calibration and Measurement Capability) 0.25% 수준의 소닉노즐 방식의 오차 시험기를 도입했고, 가정용 및 산업용 가스미터 내구성 시험기, 내압 시험기 및 내환경 시험기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그밖에 기준미터 방식의 1000mm 이하 로터리 및 터빈 방식의 가스미터 오차 시험기 운영으로 국내 계량기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인터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기반산업본부 김성욱 본부장

“가스미터는 검정·유통·시공이 중요”

법정 유효기간 준수해야

시장환경에 변화해야 발전

“우리나라의 모든 세대에는 취사 또는 난방을 위해 가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스사용량을 계량하기 위해 가스미터가 설치되어 요금부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스미터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제품으로 공정한 상거래 유지를 위해 기반산업으로써의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봅니다.”

가스미터의 형식승인 및 검정을 담당하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기반산업본부 김성욱 본부장은 가스미터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계량기는 공정한 상거래를 위하여 정확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검정 유효기간과 같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정확도에 변화가 발생하게 되므로 법으로 정해진 기간 이후에는 신제품으로 변경하거나, 기존 제품은 수리 등을 통하여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 재검정을 받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이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가스미터는 신품 또는 재검정품이 검정을 거쳐 유통 및 설치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용상 환경을 고려한 사전 시험은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설치 및 운송 중에 충격으로 인한 내부 부품파손 등의 경우도 있으므로 시공 시 주의점이 있습니다. 즉 현장 시공 시 좌우 방향에 따른 설치 주의와 설치 이전에 배관 내 이물질 제거는 필수입니다. 이물질이 유입되면 제품 손상 및 계량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신규 가스미터의 형식승인은 누적 85건, 형식승인 변경은 누적 333건을 처리했다는 김성욱 본부장은 연간 1천여 건의 형식승인이 이루어지고 있는 수도미터와 비교 시 가스미터는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으로 제품 성능에 대한 기술적인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미터 세계 시장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 등 단순히 계량성능 위주로 하는 가격경쟁력 시장과 유럽 등 기술력 위주로 하는 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자에 해당하는 시장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규제 등 선진국 시장진출에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우리 국내시장만 보더라도 가격경쟁력 위주의 구조적인 현실로 인하여 시장이 변화하지 않는 한 선진국으로 수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제조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변화와 신제품 개발이 필요합니다.”

김성욱 본부장은 가스미터 산업이 발전하려면 관리주체가 책임을 지고 유지관리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스미터는 초기 설치 시 개별주택 소유주나 건설사가 선정하지만, 향후 교체는 도시가스사가 담당하는 이원화된 구조는 성능이 높고, 다양한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시장을 유도해나가는 시장구조는 아닙니다. 더구나 교체에 대한 비용도 요금에 산정되어 규제를 받는 시장구조는 가격이 저렴한 제품의 유통을 유도하는 시장구조로써, 우리나라 제품이 선진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유도하는 방향과는 구조적 모순이 있습니다.“

결국 김 본부장은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국내의 경제적인 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다만 이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 구조적인 시장환경에 대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요구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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