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최인영 기자]  “해외에서 한국의 수소경제를 보는 시각은 아주 긍정적입니다.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을 구현하기 때문이죠. 아쉽게도 주요 핵심기술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수소사업을 총괄하는 수소경제추진단 이한우 단장은 국내 수소생태계가 아직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연료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한국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수소법을 비롯한 생태계 강화방안과 민간투자 계획 및 정부지원 방안 등을 발표하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한국을 세계 5위의 시장으로 소개하면서 오는 2050년까지 수소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하지만 외국기업에 한국은 선점해야 할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발전용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외산점유율이 높아 외국기업에 시장을 내어줄 수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부품의 내구성과 신뢰성 향상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설비 가격을 낮춰 다른 발전설비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산업군 성장을 위해 국내외 제조사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기술우위를 점할 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하기 위해 수소경제추진단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수소 분야의 R&D 지원예산은 △생산 11.9% △저장·유통 9.7% △활용 69.6% △충전·기타 8.8%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전용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천연가스 개질기, 수소충전기, 액화설비, 고압저장설비, 알칼라인 전해조 등의 핵심기술은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더욱이 한국을 아시아 권역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있어 빠른 시일 내 핵심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경제추진단은 지난해부터 수소산업생태계 육성전략을 수립한 후 문제점 분석과 함께 해결방안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수소 생산·유통 분야에는 해외수출형 비즈니스 모델인 수소타운 조성을 목표로 한국수소산업협회와 공동 전략을 수립하고 있죠. 장기적 관점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수소산업진흥전담기관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도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기획 중입니다.”

수소 산업 전반에서 최상위 수준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주기 생태계 육성에 나서는 셈이다. 이한우 단장은 대학·연구소 등에서 우수한 과학·기술 연구성과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사업화로 이어지는 비율을 37%로 낮은 현실을 언급했다. 국제학술지에 등재되는 논문 건수를 높일 뿐 아니라 기업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주목받는 그린수소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를 표했다.

“국내 수소공급 능력에 비춰볼 때 해외수소 도입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블루·그린수소 수입과 더불어 국내산업 보호대책도 수립돼야 합니다. 천연가스, LPG, 석유 도입분에 대한 부과금으로 기금을 조성한 선례를 참고해볼 수 있죠.”

그는 국내 대학과 연구소에서 나오는 그린수소 R&D 성과가 세계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원천기술을 시장으로 이끄는 연결고리가 없어 정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자와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통로를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수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와 기업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를 통해 창업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습니다. 공단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진출 판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난 30여 년의 세월 동안 축적해 온 경험적 토대를 발판삼아 수소사회에서 새로운 소명을 다하는 것이 수소경제추진단의 목표라고 그는 피력했다. 유관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국제사회와의 동맹을 통해 에너지안보에 기여할 것이라 말하는 李 단장에게서 국내 수소산업의 순항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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