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유재준 기자] “액화수소 시장은 인류가 추구하는 친환경 및 신에너지 분야입니다. 기술적 난관과 사업적 어려움이 산재해 있으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기업인 장려가 액화수소 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수림테크는 지난 2002년 창립 후 약 20년간 극(초)저온 분야 전문기업으로 독일기술을 바탕으로 방위산업, 초저온산업 분야에 다양한 실적을 쌓으며 성장해 왔다.

소규모 기업이지만 시설이나 장비 및 기술면에서 단연 국내 최고의 기술을 축적하고 있으며 세계 정상급 기술에 접근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사업은 액화수소 분야에서 진공단열배관 및 밸브 분야에 특화되었다. 특히 밸브분야는 생산설비용 밸브 및 특정설비에 해당하는 긴급차단장치를 비롯해 안전밸브를 생산하고 있다. 액화수소용 안전밸브는 기술혁신을 통해 개발된 제품으로 극(초)저온 분출시험에서 기존제품 대비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덕재 대표(52)는 학군장교 33기로 군복무를 마치고 극(초)저온분야 기술에 확고한 신념과 진취적 가치관을 가진 기술자라는 평을 받는다. 극저온분야의 첨단, 신기술에 대한 열정이 남달라 지난 20년간 국내 우주산업분야 및 방위산업분야 등에 독일제품을 공급했고 중동지역까지 극저온제품을 공급하면서 가스 어드바이저로서의 경험을 쌓아왔다.

이런 경험은 극(초)저온 분야의 국제규격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액화수소용 긴급차단장치 및 안전밸브를 개발하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기틀이 되었다.

“액화수소 사업에 진출한 계기는 오랜기간 동안 사업동반자였던 독일 Stoehr Armaturen社가 독일 초저온기술의 메카로 비영리 공공연구소인 ILK Dresden(냉동공조 전문연구소로 동독시절인 1964년 건립)을 소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액화수소 사업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수소산업이 반드시 액화산업으로 확장될 것을 예상하고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표는 ILK Dresden과는 액화수소 제조시설에 대한 기술이전계약을 통해 최신의 액화수소 냉매를 적용한 클라우드 사이클 기술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독일 전략기술로 독일연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파일럿 스케일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설계해 검토 중에 있다. 그리고 경기테크노파크로부터 개발지원을 받아 액화수소용 진공단열배관 및 긴급차단장치, 안전밸브를 개발해 인증을 준비 중에 있다. 

극(초)저온 진공단열배관은 해외 뿐만아니라 국내에서도 신에너지 및 친환경 에너지의 개발과 함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공단열 배관을 제조하는 고압가스 안전법에 의한 관리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진공단열배관의 수요가 증가하고 액화수소용 진공단열 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표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진공단열 배관을 자재(Material)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제품(Product)로 인식되어야 하고 관리되어야 한다. 진공단열배관 내조에는 응력감쇄기(Metal Flexible Type Stress Compensator)가 장착되어 있으며, 내조와 외조의 진공구간은 보다 복잡한 구조로 슈퍼단열제(Super Multi-Layer Insulation)가 부착되어 있으며, 흡착제 및 스페이서 등 다양한 부품들이 포함된다. 특히 외조에 장착된 진공포트(Evacuation port)는 안전밸브(Pressure Relief Device)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덕재 사장이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점검하고 있다.
이덕재 사장이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점검하고 있다.

진공단열배관이 제품인 또 다른 이유는 현장작업이 아닌 공장에서 제작된다는 점이다. 다양한 구성품을 포함하고 있으며, 별도의 진공작업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Linde Engineering사는 진공단열배관 사양서에서 진공단열배관 시스템으로 명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의 고도화에 따른 극(초)저온 산업이 활성화되어 불특정 다수에 의해 사용된다는 점도 표준규격 제정의 필요성을 정당화 하는 것이다.

최근 액화수소에서 큰 관심을 받는 수림테크의 제품은 안전밸브이다. 잠수함용 연료전지계통의 방위산업기술 일부를 안전밸브에 응용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다. 기존 안전밸브의 고질적인 문제는 초저온가스가 분출된 후 차단되지 않는 것이었으나 이번에 개발된 안전밸브는 초저온가스 분출 후에도 정상적인 차단능력을 갖고 있다. 

각종시험에서 가스안전공사(KGS AA 319) 규격을 만족하고 있으며, 액체질소(-196’C)를 이용한 극(초)저온 분출시험에서도 가스안전공사 규격을 만족하고 있다. 물론 액화수소용 안전밸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액화수소 추가안전 인증을 받아야 하는 단계가 남아있지만 매우 낙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안전밸브의 극저온 분출시험 성능을 자체평가하기 위해 액화헬륨 분출 시험장비를 자체개발해 올 상반기 중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액화헬륨 분출시험은 CERN(입자가속기 사업단)에서 기성품을 이용해 분출시험을 했었으나 민간기업이 안전밸브를 액화헬륨으로 극저온 분출시험을 하는 것은 수림테크가 처음이다.

“국내 액화수소용 밸브와 배관의 수요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즉 한 개의 밸브회사가 국내 전체수요를 감당할 수준인데, 각 규제자유 특구는 경쟁적으로 지역기술개발 육성을 위해 제조업체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기술고도화 및 제조기술 확보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계획이나 상업화 단계에 진입할 경우 국내수요는 한정되어 있고, 제조업체가 많다 보면 고도생산시설의 유휴화, 전문인력의 기술저하는 물론 가격하락에 따른 품질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는 곧 수소산업의 안전과 직결될 것입니다. 일반 초저온제품과 액화수소 제품을 상호 전환생산(Switching production)을 한다고 하더라도 고도화된 설비, 전문인력의 고임금문제, 또는 일반초저온과 액화수소간의 품질격차 문제 등의 문제가 예상되기는 마찬가지 상황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해외시장 상황도 그렇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 유럽시장, 미국시장은 도약단계로 기존 현지업체의 공급 과잉상태에 있으며, 수소산업의 안전을 이유로 기존 납품업체를 변경하지 않으려 할 것이므로 시장개척은 쉽지 않다고 한다. 국내 EPC업체가 해외 액화수소 플랜트를 수주한다면 국내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상당한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현재의 액화수소산업의 태동기 상황에서 개발기업들은 짧게는 2년 또는 수년 이내에 매출절벽에 도달할 것이며, 액화수소산업이 활성화 되기까지 오랜시간 동안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이는 곧 액화수소 기업환경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며, 기업간 자발적 인수합병 또는 기관 주도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져 부실기업을 정리하게 될 것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액화수소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고 준비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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