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극미량만이 존재하고 인공적인 생산도 불가능하다고 하여 희귀가스로 불리는 네온(Ne), 제논(Xe), 크립톤(Kr) 등이 최근 최악의 수급 대란을 보이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조명, 우주·항공, 디스플레이, 의료 등의 분야에서 소량씩이나마 폭넓게 사용하는 희귀가스가 반도체 산업에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에서 희귀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등 해외의존도가 매우 심각하다.

희귀가스 수급 불균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부터 나타났으며, 급기야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던 물량이 뚝 끊겼고, 러시아도 올 연말까지 네온 등의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반도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희귀가스를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가격까지 무려 10배 이상 폭등해 특수가스공급업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다행히 포스코와 국내 특수가스제조업체인 TEMC가 광양제철소의 대규모 공기분리장치(ASU)에 올해 초 희귀가스 생산설비를 추가로 설치했다.

희귀가스는 그 특성상 대량으로 사용하는 품목은 아니나 반도체 제조공정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이므로 국내에서 전략물자로까지 비유되기도 한다.

우리는 이미 일본으로부터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중국으로부터 요소수 등을 공급받지 못해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포스코와 특수가스업체 등이 희귀가스 설비투자 계획을 추가로 밝히고 있으나, 국가 주요 산업의 흔들림 없는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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