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은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이미 공감하고 있는 글로벌한 시대적 패러다임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화석에너지 사용 축소, 에너지 효율 향상, 에너지 수요 공급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러한 큰 방향을 근간으로 해 탄소중립을 위한 창의적면서 혁신적인 정책 도출과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1차 에너지 활용함에 있어 전환 손실 및 버려지는 에너지의 미회수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용가능한 1차 에너지의 양은 30~40% 수준이다. 탄소중립도시의 실현을 위해서 도시 내 미활용 에너지 활용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생각되며, 미활용 에너지의 활용은 에너지 생산과 소비를 동일한 지역에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개념으로 확대 발전되고 있다.

현재 도시 내 온실가스 배출원을 보면, 서울, 부산 그리고 대구와 같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수송 및 건물 분야에서 배출량이 많은 반면, 울산, 인천 등과 같이 산업 단지가 있는 지역에서는 에너지산업, 제조업 및 건설업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도시 유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특성이 구분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도시에서의 탄소중립 목표 및 방법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도시 유형에 따라 적절한 대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인구 밀집 대도시의 경우, 건물 분야(주로, 냉난방)에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미활용 에너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용 최소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냉난방에 기존 에너지(화석에너지, 재생에너지 포함)를 이용한 전력과 미활용에너지 (Ambient energy로 표현)를 열펌프를 통해 회수할 경우, 2020년 기준 공급에너지의 135%, 2050년에는 307%까지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 내에서 확보 가능한 미활용 에너지로는 온도차에 의한 수열과 공기열이 가장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수열에너지 보급 지원 시범사업과 함께 많은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서울시 수열에너지 잠재량이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의 600%까지 가능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미활용 에너지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폐열 발생처의 86%가 250℃(76%가 200℃) 미만이고, 열 수요처의 25% 이상이 200℃ 미만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열 공급처와 수요처의 적절한 매칭이 가능하도록 방법을 찾는 것만으로도 미활용 에너지의 활용은 증가될 것이다.

미활용 에너지를 회수하여 수요처로 공급한 사례를 분석해 보면, 현재까지는 아쉽게도 대부분 500m 이내 근거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미활용 에너지의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장거리에 대한 경제적인 열수송 방법에 대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이러한 기술개발을 통해 미활용 에너지 활용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미활용 에너지를 이용한 다양한 에너지원(전력, 열, 원료 등)으로의 전환 기술인 열전 발전, 저온 열 회수 등과 연계할 수 있다면 에너지 활용처의 확대 및 미활용 에너지 활용 증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범위에 미활용 에너지가 포함되어야 하며, 이에 따른 지원 제도 (자금 지원, 인센티브 등)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탄소 중립실현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많은 잠재량을 갖는 미활용 에너지에 대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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