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박귀철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로 우주 강국이 된 것에 대해 감격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개발이 잘 진행되도록 지도해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담당 박사들께도 축하를 보내고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랫동안 함께 제품 개발에 힘써온 동료 연구원들에게도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지난 21일 우리나라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누리호에 다량의 밸브와 튜브피팅을 제작해 공급한 하이록코리아(주) 기술연구소 송기춘 소장(전무이사)은 그동안 애써온 열정과 노력들이 성공이라는 결과로 보답받고 성취감과 자부심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기춘 소장이 항공우주연구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으로 당시 발사대 지상설비에 적용된 외산 밸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외산 밸브는 수리 기간이 수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시험 발사가 임박한 시점에 항공우주연구원의 담당 박사 한 분이 다급하게 연락을 해와서 저희가 단 일주일 만에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 인연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에는 하이록코리아의 밸브는 산화제 벤트 밸브와 연료 벤트밸브, 가압제 충전 배출밸브, 산화제 비상 배출밸브, 체크밸브, 필터가 적용되었다는 송 소장은 “산화제 벤트밸브와 연료 벤트밸브는 추진체 충전과정에서 기화되는 기체를 배출시켜 탱크 내부 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하고, 가압제 충전 배출밸브는 충전된 가압제를 배출하는 밸브죠. 또 추진제나 가압제의 역류를 방지하는 체크밸브와 이물질 유입을 방지하는 필터, 산화제 비상 배출밸브 등입니다. 밸브는 37종 222개, 튜브피팅은 직선형, T자형, 십자형 등 260종 5,413개가 적용되었습니다. 이러한 밸브와 피팅은 발사체 추진기관에서 마치 사람의 혈관과 심장, 폐 등의 장기(臟器)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제품들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발사체용 부품은 소재의 선정부터 생산, 열처리 방식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매우 많은데 그중에 특히 극저온용 소재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송기춘 소장은 스테인리스 스틸은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수축이나 팽창이 거의 발생되지 않으나, 극저온 환경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매우 적은 양의 수축이 발생하더라도 영향은 매우 크다며 개발 단계에서의 어려웠던 점을 밝혔다.

“개발 초기에 극저온 환경에 대한 자료들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여러 번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점검하고 시험을 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로 노하우가 축적되어 왔다고 봅니다.”

현재 하이록코리아는 석유, 화학플랜트, LNG선박, CNG차량, 원자력 및 복합발전소, 반도체공정 라인 등 여러 산업분야에 유체용 밸브와 피팅을 생산, 공급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이라는 송기춘 소장은 최근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고순도가스의 반도체 공정용 피팅과 밸브를 공급하고 있고, LNG운반선에 극저온밸브를 공급하는 등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5년 10월부터 하이록코리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송기춘 소장은 그동안 하이록 튜브피팅, 반도체용 피팅 및 패크리스(packless) 밸브, 압력 및 유량제어용 레귤레이터, 역류방지밸브, 안전밸브, 천연가스차량의 연료공급밸브 및 필터, 수소연료 전지차의 연료공급 라인 밸브 및 피팅, 리셉터클, 초저온 볼밸브 및 글로브 밸브, 석유시추선의 유체제어 시스템용 DBB 밸브 개발 등 수많은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민간기업의 발사체 사업 참여도 예상되는 만큼 경쟁이 심해질 것입니다. 하이록코리아는 많은 기술력이 쌓여 있지만 자만하지 않고 더 노력해야죠. 누리호의 후속형 발사체 사업 또한 계획되어 있는 만큼 이전 발사체의 성능보다 더 개선된 발사체 개발을 위해 더 많은 밸브와 피팅을 개발, 보급하겠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확실하게 해보자’라는 생활철학을 갖고 실천하고 있는 송기춘 소장은 틈나는 대로 달리기와 주말 산행으로 체력을 다짐으로써 자신과 회사의 발전에 기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