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탄캔 제조업체에서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안전기술 경쟁이 시작됐다. 사진은 대형마트 부탄캔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의 모습.
국내 부탄캔 제조업체에서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안전기술 경쟁이 시작됐다. 사진은 대형마트 부탄캔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의 모습.

[가스신문 = 이경인 기자]  대한민국 부탄캔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파열방지기능 부착 의무화를 통해 품질은 물론, 안전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부탄캔 상단부에 홈을 내, 폭발시 화염을 분출하는 방식인 RVR(Rim Vent Release)이 도입된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부탄캔은 이보다 선진화된 파열방지기능을 부착, 생산하고 있다. 또한, 올해 시범도입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국내 유통제품의 경우, 파열방지기능 부착이 의무화되면서 관련제품에 대한 인지도와 보급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전세계 시장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부탄캔의 파열방지기능 도입 계기와 기술을 살펴보았다.

부탄캔 파열사고 늘면서 안전장치 필요성 제기

제조업체별로 다양한 파열방지기능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 전문기관의 연구결과 이들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은 일반캔 대비 최대 75%의 사고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제조업체별로 다양한 파열방지기능을 개발, 선보이고 있다. 전문기관의 연구결과 이들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은 일반캔 대비 최대 75%의 사고감소 효과가 기대된다.

부탄캔은 사용의 편리성 덕분에 국내에서는 일찍부터 국민연료로 자리잡게 됐다.

전세계 시장에서 소비되는 부탄캔은 연간 7억3천만개에 이르며 우리나라는 2억1천만개로 최대 소비국가이며 일본이 1억3천만개, 중국 1억개, 미국 6천만개, 호주 2천만개 순이다. 또한,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부탄캔의 최대 90%를 대한민국 부탄캔이 점유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스용품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부탄캔의 품질은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이동식부탄연소기(접합용기 포함) 관련 사고를 살펴보면 2017년 15건을 시작으로 2018년 24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2019년 18건으로 감소한데 이어, 2020년 22건, 2021년 17건을 기록 중이다.

전체 가스사고가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동식부탄연소기 관련사고의 점유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제품결함 보다는 잘못된 사용이나 보관이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최근 5년간 이동식부탄연소기 관련 사고를 분석한 결과 총 96건의 사고 중 57건(59.4%)은 보관이나 가열, 폐기 중 발생했으며 사용 중 발생한 사고는 39건(40.6%)이었다. 또한, 사용 중 사고의 원인도 연소기 점화미숙, 과대불판 등 잘못된 사용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에, 정부는 부탄캔 외면에 경고표시를 확대하고 관련 그림을 게시하는 방법을 도입했으나 사고예방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결국, 사용 오류에도 안전한 부탄캔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파열방지기능이 등장하게 된다.

내년부터 파열방지기능 부탄캔 의무 생산

부탄캔 사고예방을 위한 노력은 제조업체에서 먼저 시작됐다.

대륙제관(대표 박봉준)은 지난 2008년 기존의 RVR (Rim Vent Release)기술을 대폭 개선한 ‘맥스 CRV(Countersink Release Vent)’ 출시를 시작으로 2011년에는 CRV기법에 ‘Triple Seamed’(3중 시밍구조) 적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가장 먼저 기술상용화에 뛰어 들었다.

CRV기법은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용기 상단에 설치된 12개의 구멍을 통해 가스를 분출시켜 폭발을 방지하는 구조로 지난 2006년 개발을 완료한 뒤 200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이어, 오제이씨(대표 송성근)도 지난 2016년 RVR기능을 탑재한 부탄캔(제품명 좋은부탄)을 국내에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안전밸브를 추가로 장착한 이중안전장치를 도입, 사고위험을 크게 낮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태양(대표 현창수)도 RVR기능과 ABS(Automaitic Block System), TSR(Triple Seaming RVR) 등 삼중안심장치를 적용한 부탄캔(프리미엄 썬파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부탄캔이 과열되면 밸브가 온도를 감지해 가스를 차단하며, 이후에도 과열이 지속되면 가스를 분출, 폭발을 방지하게 된다. 또한, 제품의 밀봉구조를 강화해 안전성을 높였다.

국내 주요 부탄캔 제조업체에서 파열방지기능 부착 부탄캔을 출시함에 따라, 본격적인 안전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때마침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파열방지기능 부탄캔 생산이 의무화되면서 안전기술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파열방지기능 부탄캔 의무화를 통해 안전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진다면 대한민국 부탄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아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부탄캔 대비 피해저감 효과 확인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을 사용하면, 기존 부탄캔보다 얼마나 안전할까?

관련 제품이 의무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갖게 되는 의문 중 하나이다.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지난 2014년에 실시한 부탄캔 안전강화방안 연구에 따르면 파열방지기능을 적용할 경우, 부탄캔 파열사고의 75% 감축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021년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실시한 부탄캔 가열 실증시험에서도 일반캔 대비 파열방지기능 부탄캔의 피해 저감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제조업체별로 다양한 파열방지기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모든 제품에서 기존 부탄캔 대비 피해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실증시험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체와의 논의를 거쳐, 파열방지기능 장착 제조 의무화를 위한 고법 시행규칙을 개정, 내년부터 의무생산토록 법제화하는 등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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