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충전소에서 수소·전기 충전을 병행하는 복합충전소가 늘어나고 있다.
LPG충전소에서 수소·전기 충전을 병행하는 복합충전소가 늘어나고 있다.

[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해를 거듭할수록 LPG자동차가 감소하다 보니 과거 월 500톤 판매하던 물량이 10년 사이에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LPG는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효과적인 연료로 평가받는 만큼 하루속히 LPG자동차를 확대하는 정책이 강구돼야 합니다.”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LPG충전사업자들도 변화를 꾀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궁극의 에너지인 수소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 것을 대비 기존 LPG충전소를 잘 활용해 수소충전소와 전기차충전소 등으로 융복합 형태로 진화해야 합니다.”

LPG충전시장 하향 국면

한때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갔던 LPG자동차 충전사업자이 큰 위기감에 빠져 있다. 먼일이라고 느꼈던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한때 24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해마다 줄어 192만 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우려스러운 것은 너무 오랜 기간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등의 포인트를 마련하기 위해 충전사업자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LPG충전사업자들은 수송용 부탄시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들이 선택가능한 차종의 확대가 절실하다. 기아차에서 출시한 스포티지 LPG모델의 사례를 보면 LPG자동차에 대한 잠재시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스포티지 판매량 중 LPG모델은 28%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LPG충전소를 유지할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수소충전소 병행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PG충전사업자들은 정부의 수소정책을 예의 주시하며 수소충전소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119곳이며 이 중에서 LPG와 병행하는 곳은 34곳(8월 말 기준)이다. 전체 수소충전소 중에서 LPG와 복합으로 운영하는 비율은 무려 28%에 달한다.

LPG+수소충전소 발전방향

수소와 LPG는 저장, 유통 등을 비롯해 안전관리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LPG수입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안전관리 역량과 전국 충전소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 시대를 열어갈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도심지역에 위치한 LPG충전소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융·복합형 충전소로 전환을 꾀해야 한다. 게다가 LPG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한 복합형 수소충전소 형대로 전환 후 향후 융합형(LNG/LPG 개질기반) 수소충전소로 진화할 수 있다.

LPG충전소 인프라를 활용한 에너지슈퍼스테이션 등 에너지신산업 혁신모델로도 활용할 수 있다. 수소 충전소의 설치, 운영, 안전 관리 등은 LPG충전소와 대동소이하며, 수소충전소 운영에 필요한 넓은 면적도 확보 가능하여 수소 모빌리티 관점에서 최적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수소 공급 시 기존의 LNG/LPG 인프라를 활용하여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LPG자동차는 찾는 주된 이유는 경제성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LPG수입사를 비롯한 충전사업자들이 가격안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수소충전소 판매가격의 경우 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사실상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높은 운송비 등으로 수소구입가격은 비싼 구조이다. 때문에 수소충전소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가동률을 높여도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수소 관련 기술을 하루속히 확보해야 한다.

과천 LPG충전소를 방문한 수소차가 연료를 충전 중이다.
과천 LPG충전소를 방문한 수소차가 연료를 충전 중이다.

차종 확대는 시급한 과제

LPG자동차와 더불어 수소차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선택차종의 다양화가 선결과제이다. 앞서 언급한 스포티지 LPG모델의 인기를 보면 LPG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LPG자동차의 가짓수는 9개종에 불과한데 이중에서도 몇몇 모델은 그냥 현상유지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자동차사에서는 경유차를 단종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는데 대체 모델로 LPG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국내 승용 수소차는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넥쏘 1개 모델뿐이다. 소비자들은 수소차를 구매하려면 선택권 자체가 없는 데다 이제는 몇 년된 모델이기 때문에 신선함도 약해졌다. 이는 수소차 구매를 꺼려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시장을 열어 나가기 위해 LPG자동차와 수소차의 다양한 모델 출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인터뷰] ‘LPG+수소+전기’복합충전소인 과천 LPG충전소 김종기 소장
새롭고 깨끗한 에너지 공급에 자부심

LPG차 충성고객 사라져 위기감 고조

기존 인력 활용 가능, 서비스 강화에 최선

“잘 아시다시피 수송용 LPG소비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LPG충전소에서 일하는 근로자도 불필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소와 병행하면 인력 재배치가 가능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몸담고 일해온 과천 LPG충전소도 예전과 비교하면 판매물량이 많이 줄었지만 이번 수소충전소 진출을 기점으로 활기가 생기고 있습니다.”

과천 LPG충전소 김종기 소장(56)은 수소충전소를 운영한다고 해서 당장 수익이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다. LPG충전소들은 침체의 늪이 워낙 깊어져 수소충전소와 같은 새로운 대안에 희망을 느끼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수소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저를 비롯해 직원들도 심리적 안정감이 생깁니다. 게다가 가장 깨끗한 연료를 공급한다는 사명감도 큽니다. 지난 7월 18일 본격적으로 수소충전소를 오픈했는데 하루에 40여 대의 수소차를 충전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자리를 잡는 것 같지만 인근에 위치한 수소충전소가 리뉴얼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김종기 소장은 30여 년 간 LPG업계에서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는 초창기 프로판 영업을 시작으로 자동차충전으로 보직을 바꿨다. 과천 LPG충전소에서는 근무한 지 어느덧 16년이 흘렀다. 한때 충전소를 자주 방문하던 LPG엔진개조차량과 LPG차를 상징했던 장애인 차량이 최근 들어 크게 줄었단다. 틈새시장으로 유지됐던 LPG차량의 감소와 더불어 최근에는 개인택시까지도 전기차로 바뀌고 있다고 그는 위기감을 호소했다.

“소비자들이 수소충전소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과천 LPG충전소는 별도의 예약 없이 소비자들이 방문하면 곧바로 충전해 줍니다. 대당 5분 여 충전시간이 소요되며 3대까지는 연속으로 고속 충전이 가능합니다. 수소차를 연속으로 충전하다 보면 저장탱크의 압력이 낮아져서 압력을 높이는데 5분 정도 걸립니다. 다행히 소비자분들이 시스템을 너무 잘 이해하고 계셔서 별다른 마찰은 없습니다.”

김 소장은 충전소를 운영하면서 수소자동차 운전자들은 진짜 매너가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일반 자동차와 달리 가끔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짜증 내지 않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질서를 잘 지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도 일이 조금 더 바빠졌음에도 불구하고 큰 불만 없이 일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만약 수소충전소를 신규로 운영한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기존 LPG충전소에서 일하는 고정인력을 활용하고 추가로 1명만 채용했습니다. 특히 수소충전소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기존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하는 게 수소충전소 보급을 앞당기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그는 수소충전소를 몇 달간 운영하면서 큰 고장은 없었지만 냉동기 고장 등 사소한 이상은 발생했다. 설치회사를 통해 원격지원으로 해결한 적도 있고 응급조치를 받은 적도 있지만 큰 고장 없이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종기 소장은 “배터리전기차 운전자들은 겨울철 운행시간이 크게 줄어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반면에 수소차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고 LPG자동차는 수십 년 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지요. 앞으로 LPG+수소 복합충전소가 고객들에게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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