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15일 ‘국민 메신저’라는 ‘카카오’사의 각종 서비스가 몇일이나 중지되는 초유의 통신장애를 보였다. 임대 사용한 SK C&C사의 데이터센터 화재 때문이란다.

민간기업인 ‘카카오’가 통신·금융 등 국가 기간망을 줄곧 운용해온 사실이 놀랍다. 동사는 지난해 매출 6조1000억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좋은 경영 여건에서 서비스 안전성과 완결성 제고를 위한 투자와 보완보다 관련회사 분할 등 문어발식 확장에만 열중해온 후과라는 ‘뒤늦은’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출근길에 “민간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기간 통신망과 다름없다”고 했다.

지당한 지적이지만 격앙된 국민감정을 달래기에는 모자란 것 같다. 그래서 독점체재 보완 등이 뒤따를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대표적인 기간네트워크인 에너지부문 여건은 어떠한가? 특히 ‘우크라’사태 이후 글로벌 관심사인 우리 천연가스산업 여건은 어떠한가? 민간기업 중심이지만 걱정 없다고 하기엔 이번 카카오사태가 너무 위중하다. 특히 가스물량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는 세계시장변화에 동질화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에 대한 규제실시 이후 그 효과의 변질과 새로운 시장변동요인 대두가 늘고 있다.

예컨대 올해 러시아의 경제 여건은 점차 개선되는 ‘아이너리’가 발생하고 있다. 최신 IMF(국제통화가금)예측에 의하면 올해 러시아 GDP는 3.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초 예상 8.5% 감소에 비해 단기간 내 대폭 개선된 것이다. 더욱이 ‘골드만 삭스’ 월별 경제활동지수(current-activity indicator)기준 러시아의 개선 폭은 서구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리고 미국산 LNG의 유럽진출 확대는 또 다른 여건 변화를 상징한다. 유럽은 러시아 가스수출규제에 대응하여 노르웨이, 알제리 등에서 새로운 천연가스공급원을 확대하지만, 미국산 LNG수입 확대에 더욱 노력하고 있다. 2022년 들어 8개월 간 LNG수입을 전년 대비 65%나 증대하였다.

이에 IEA는 올해 유럽의 LNG수입 증가량은 전 세계 LNG공급능력의 2배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당연히 내년도 세계 LNG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할 것 같다. 이에 전통적 미국 LNG수입 아시아-태평양국가들은 같은 기간 7% 수입 감소를 시현하였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가스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복잡한 에너지-환경 글로벌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필자는 우리 가스산업의 적정 대응책이 궁금하다. 도시가스산업은 민간이지만 지역독점을 허용받아왔다. LNG도입부문에는 가스공사가 오랫동안 영역독점을 누려왔다. 최근 민간의 LNG직도입이 허용되지만 아직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가스부문 산업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공기업이거나 거의 공기업적 운용행태를 가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 사태 이후 국가기간 네트워크(망)의 독점체제에 대한 재검토과정에서 가스부문 공공성 강화와 사고 대응체계 보강이 뒤따를 수 있다. 적어도 민-관 합동 규제조직 신설은 가능할 것 같다.

전력부문은 규제 완화, 시장경제원칙 확대 도입이 이미 시작되었다. 가스부문은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줄곧 시장기능을 강조하면서도 독점-준(準) 공공화를 통한 이윤 창출에 몰두해온 과거 행태의 업보가 걱정된다. 억울하다는 마음은 일단 접고 진솔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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