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경유, 등유 등의 경쟁 연료에 치이던 LPG의 소비량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하니 LPG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올해 3분기까지의 LPG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8.5%나 증가한 것은 LPG 국제가격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무려 6개월 연속 내린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서 LPG 국제가격이 소폭 오르긴 했으나 당분간 가격경쟁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정용 LPG의 경우 사용의 편리성 측면에서 기름보일러보다 훨씬 뛰어나 LPG보일러를 선호하는 것도 LPG소비량을 견인해줬다는 분석이다.

시골 마을에 들어선 전원주택의 경우 그동안에는 난방용으로 주로 등유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LPG저장탱크를 놓고 보일러까지 설치하는 등 난방용 연료도 LPG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지방에서 연료의 고급화가 이뤄지는 경향이 뚜렷해진 점도 LPG소비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LPG의 가격경쟁력 확보에 따라 가정·상업용, 산업용 등 프로판의 소비량은 증가했으나 수송용으로 사용하는 부탄은 오히려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수송용 부탄이 휘발유, 경유 등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누구나 LPG차를 선호하며 타고 싶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019년 LPG차 사용제한과 관련한 규제가 모두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LPG차가 증가하지 않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한때 정부와 완성차업계가 ‘클린디젤’을 내세워 경유차를 밀어주는 등 정책 실패를 가져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기차에 올인한다고 비판을 받는 정부가 앞으로는 연료 간 균형 있는 지원을 통해 ‘환경’과 ‘에너지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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