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젊은 기술인들이 보일러·난방·가스시공업에 더 많이 참여하게 하려면 시장 전체가 변해야 합니다.”

한국열관리시공협회 도봉·강북구회의 김정수 구회장은 20년 넘게 도봉, 강북구 지역에서 보일러 및 가스시공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개인 시공업뿐 아니라, 지역 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오늘도 오전에 지역 내 경로당에 직접 찾아가 온수가 안 나온다는 민원을 처리하고 왔습니다. 나이든 분들은 온수와 난방이 특히 중요합니다.”

김 구회장은 지금처럼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는 동절기가 특히 사고가 많이 일어나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일러시공은 오래 해도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어떤 가정에 찾아갔는데, 인테리어업자가 내부 공사를 하면서 연통의 급기구를 아래쪽으로 돌려놓은 일도 있어 다시 고쳤습니다. 급기구가 아래로 가면 응축수가 보일러 안쪽으로 흘러들어와 보일러 고장을 유발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간과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그는 건축 현장에서 관행처럼 지속되고 있는 하청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난방시공을 하면 준공서류가 나와야 하는데 그 서류도 없이 준공허가가 나오는 경우가 있고, 현장 감리가 확인하면 이런 상황도 위법이 아니라고 합니다. 게다가 신축 현장에서 A가 계약했는데 정작 시공은 B가 하고 있는데, 이같은 위반사항을 법령으로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사고가 날 경우 피해는 온전히 소비자가 떠안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수 구회장은 해마다 여름철과 가을철 등 지역 내 저소득층 가구를 방문해 재능 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10월 경에도 지역 회원들과 도봉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관내 취약가구를 방문해 보일러 가동 전 안전점검을 했다. 그는 기술인들의 봉사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너무 부족하다고 평했다.

“예를 들어 도봉구에서 연탄보일러를 무상으로 설치해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같은 개인 시공인들은 보통 일당만 20만원 이상 받는데, 제품은 구청에서 마련해줘도 하루에 2, 3가구에 봉사를 하면 그만큼 경제적인 손실이 커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류비나 기타 자재비에 대한 지원도 없이 봉사만 부탁하면, 한국열관리시공협회 회원이라도 생업이 우선이라 힘듭니다.”

김 구회장은 가스시공 분야 기술인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대부분 노령화된 상황이라 앞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와 점검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저와 함께 일하고 있는 협회 회원들도 대부분 60~70대이며, 그나마 젊은 시공인이 50대 정도입니다. 전기 공사 쪽은 그나마 젊은이들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지만, 보일러·가스시공업계는 꺼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가스안전공사와 정부 등이 뭔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는 면허 대여와 같은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무허가 시공자들을 계도하고, 이들이 허가를 받도록 유인하는 정책이 확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처럼 혼자 시공을 하는 개인사업자들 가운데 무허가로 일하다가 고발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허가 시공업자들이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지자체 지도 하에 확실하게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김 구회장은 한국열관리시공협회가 향후 더 많은 젊은 기술인들을 양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협회는 건설업윤리교육, 난방시공업 법정교육, 난방시공업 기술인력 양성교육, 누수탐사 교육 등을 하고 있는데, 향후 더 다양한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육성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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