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눈앞인 2023년 에너지·가스시장의 전망이 쉽지 않다. 정확히는 망설여진다. 그래서 내년 시장 전망보다 여건 분석만이 필자의 능력으로 가능한 것 같다. 이는 올 한해 너무 많은 경제사회·지정학적 여건의 급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스시장은 더욱 그러하다. 단기적 불확실 요인이 중첩되고 있다. 이들이 다시 중장기 불확실성으로 이연된다. 이 모두가 금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 이후의 일이다.

2022년 세계 경제 여건은 우크라이나사태 직후에는 총체적 경제혼란(퍼팩드 스톰: Perfect Storm)으로 발전될 조짐마저 있었다. 3년 전 유발한 코로나 대유행이 유발한 경제순환 둔화와 국제무역 위기가 더욱 증폭된 것이었다. 그 후 각국은 금리 인상 등을 통한 긴축정책을 강화하였다. 금융정책이 실물부문을 앞서 위기 해소에 나선 것 같았다.

다행히 지금은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꺾여서 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 가능성이 보인다. 이는 근본적으로 에너지가격, 특히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하락에서 시작된 면이 많다. 미국이 세계 경제 주도권을 가지고 있으나 위기의 유럽 상황과 중국 등 아시아 경제권 영향력도 커져만 간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문제 역시 지금은 그 영향력이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내년 세계 천연가스 가격의 안정은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물론 세계 경제 상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세계 천연가스가격은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그리고 미국의 지정학적 힘 간의 복잡한 관계에서 형성된다. 특히 유럽가스시장 변화는 불확실성이 많다. 우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미래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확실 요인의 으뜸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압도적 승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난방과 수도를 마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혹독한 겨울이 고통을 주는 가운데 전세 역전을 꾀하는 것이다. 여기다 에너지 대란을 부추겨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약화하는 것도 푸틴의 전략도 걱정이다. 이에 대해 EU는 5일 사상 초유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에 착수한다. 러시아 원유 가격 상한제(배럴당 60달러) 시행을 합의했다. 여기다 러시아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 시행과 공동구매제도 시행도 임박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이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차단이 목적이지만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가스수출의 국제 규제와 세계 천연가스 수요의 증대 지속에 따라 천연가스 수급균형은, 특히 유럽에서, 많은 부분 미국산 LNG에 달려 있다. 올해 세계 1위 가스수출국이 된 미국은 이미 3,000만 톤 LNG 신규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 주로 유럽시장이다. 기존 미국 LNG 주요시장 아시아 수요도 지속되고 있으나 그 비중조절이 예상된다.

이에 중동 카타르, 호주 등지에서 신규 LNG공급이 확대될 것 같다. 그런데 LNG 생산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지난 몇 년간 매우 부족하였다. 이에 향후 2~3년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점이 내년도 세계 가스여건에서 가장 핵심 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을 관련 전문가들은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결국 푸틴의 무모한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의 해결방안, 그리고 EU의 공동 대응전략의 효율성, 그리고 LNG시장의 안정 여부가 내년도 세계 가스시장을 결정할 것 같다. 어느 때보다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정치적 고려가 심할 것이다. 이 모두를 잘 이해하고. 학습하여 효율적 우리나라 천연가스 전략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가스 산업의 발전하는 계기가 충만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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