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H2 MEET’ 전시관에서 선보인 SKE&S의 수소지게차
지난해 9월 ‘H2 MEET’ 전시관에서 선보인 SKE&S의 수소지게차

[가스신문 = 한상원 기자]  수소 지게차, 활성화로 극복 가능

지게차는 무거운 화물을 운반하는 특수 자동차로 유통·물류에 있어 꼭 필요한 기계이다. 세계산업차량통계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33만 3790대에 불과했던 지게차 시장 규모(출하 대수 기준)는 2018년 148만 9523대, 2019년 149만 3271대, 2020년 158만 2605대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세계 각국의 창고 공간이 확대되며 적재된 상품 이동을 위한 지게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지게차 시장의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디젤 지게차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매연을 배출해 작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소음이 다른 지게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 운행에 어려움을 준다. 또한 전기 지게차는 배터리 관리가 까다롭고 주변 기온에 따라 최대 50% 성능 저하의 가능성이 있으며 힘도 약하다.

그에 반해 수소 지게차의 특장점은 먼저 비용 효율성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 배터리 대비 생산성을 15% 이상 높일 수 있다. 전기 배터리의 충전시간이 4~6시간이 소요되는 데 반해, 수소 연료전지는 3~5분 정도의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또, 1회 충전으로 8시간을 운행한다. 연료 충전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필요 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건비 절약이 가능해진다.

또한 전기 배터리에 비해 필요한 충전기 거치 대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예비 배터리 및 증류수 보관 공간 확보가 불필요하므로 물류센터의 공간 활용도 극대화할 수 있다. 배터리 잔여 용량 감소에 따른 출력 저하가 없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또, 친환경성이다. 전기배터리에서 ‘그린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 연료전지로 교체 시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최대 80%에 달한다. 그린 수소는 생산 과정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발전 과정에서도 연소가 아닌 전기 화학적 전환을 통해 구동되므로 ‘물’ 외에는 배출물이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외에도 수소 연료전지는 납산을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관리가 쉽고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납산 배터리 활용 시, 유독 물질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 인력의 교육·훈련 및 물류센터 내 환기에 더욱 힘써야 하지만, 수소 연료전지는 유독 물질에 의한 위험 상황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 1위 유통업체 아마존은 2022년 기준 약 70개 물류센터에서 1만5천 대의 수소 지게차를 사용하고 있다. 2025년에는 수소 지게차를 2만 대까지 확대하여 100개의 물류센터에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를 제외한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나 건설기계는 수소법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용품검사를 받고 있다. 고정형·이동형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추출설비, 수전해설비가 수소법에 따른 수소용품으로 분류돼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용품검사를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런 규제로 지게차도 해외에 비해 도입이 늦어진 상태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수소 지게차 상용화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검토하기 위해 약 140억 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현재 5톤급 이하 수소 지게차의 신뢰성 확보 및 보급 기반 마련을 위한 시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에는 SK E&S와 두산밥캣이 수소지게차 개발을 협력하기로 약속했고, 6월에는 글로벌 수소 기업 플러그의 합작 법인 SK 플러그 하이버스가 쿠팡, ESR켄달스퀘어와 ‘친환경 수소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한, 12월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개발한 이동형 연료전지 파워팩을 장착한 수소지게차가 중소벤처기업부와 울산광역시가 주관하는 수소모빌리티 실증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입됐다.

올해부터 수소 지게차의 시범 도입과 점진적인 수소 인프라 확충도 동시에 기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빈센의 대표적인 수소선박인 ‘하이드로제니아’
빈센의 대표적인 수소선박인 ‘하이드로제니아’

수소선박, 조선산업 힘입어 성장

수소연료전지 선박은 연료전지에 수소 또는 화석연료를 공급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생산되는 전기를 모터로 구동하여 추진하는 선박 또는 연료전지가 보조전원으로 사용되는 선박을 말한다. 크게 연료저장 및 공급 시스템, 연료전지 시스템, 에너지 저장장치 및 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또한, 수소를 선박에 저장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압축수소, 액체수소, 메탄, 메탄올, 암모니아 등이 있다. 각 연료들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선종별 특성에 따라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수소 선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조선업에서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13년 선박대기오염방지협약 개정을 통해 에너지효율 기준의 달성을 요구하는 에너지효율설계지수 및 운항 선박의 에너지효율 관리를 위한 관리계획서를 강제화했다. 또한 전 세계 조선시장과 해운시장의 온실가스 규제 강화는 기존의 유류선박에서 친환경선박인 수소선박으로의 전환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8년 12월 ‘환경친화적 선박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20년 12월에 ‘제1차 친환경선박 개발·보급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온실가스 70% 감축기술 개발 △한국형 실증 프로젝트 그린쉽-K 추진 △친환경선박 보급 촉진 △연료공급 인프라 및 운영체계 구축이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약 40만 톤을 감소시키고, 환경개선 효과를 1.3조 원 상승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친환경선박 기본계획은 해수부장관과 산업부장관이 5년마다 공동으로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며, 계획의 기간을 10년으로 하며 5년 경과 시 평가·점검을 통해 1차 계획 수정·보완한다.

해수부는 2022년 공공부문과 민간에 친환경선박 신규 건조를 지원했고, 운영 중인 선박에 친환경설비 장착을 지원하는 등 총 475척을 친환경선박으로 전환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예산 3838억 원을 투입했다.

또한, 친환경선박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신기술 사업화와 국제표준화도 지원했다. 그 결과 특허청에 따르면 세계 특허분야 5대 주요국인 중국, 미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 중 수소선박 관련 특허출원을 연평균 100건씩 했으며, 우리나라가 560건으로 가장 많이 출원했다. (2022년 11월 기준) 특히 선박용 수소에너지는 크게 수소생산, 수소운반, 수소엔진, 연료전지로 나뉘는데 대부분 특허출원은 연료전지이다. 관련 다출원 순위는 국내 대형 조선 3사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점도 존재한다. 현재 수소선박과 수소선박충전소 안전기준이 없기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수소선박 발전에 맞추어 안전기준 마련을 위한 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수소 수송 및 추진선박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수소 선내 수급, 저장ㆍ공급 및 안전제어시스템의 설계 및 운용을 위한 안전기준 및 평가·검증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소의 생산, 물류(수입, 저장, 공급), 소비 및 활용 등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갖춘 항만인 수소항만구축을 위한 수소항만구축사업도 추진 중이다. 상용화까지는 필요한 여러 기술과 연료값의 경제성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주목받고 있는 수소선박 제작 전문기업이 있다. 바로 2017년에 설립된 빈센이다. 빈센은 배터리 및 수소를 연료로 하는 선박 및 추진시스템을 개발 제작한다. 회사 설립 후 5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국내외로부터 많은 상을 수상하고, 주요 해외 선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 추진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는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선박 하이드로제니아는 2021 부산국제보트쇼에서 올해의 보트상을 수상하며 국내 친환경 소형 선박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빈센 관계자는 해양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면며, 친환경 선박 및 추진시스템 개발을 통해 해양 모빌리티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 모빌리티 산업은 수소차, 수소충전소, 지게차, 선박뿐만 아니라 드론, 트램 등 다양한 산업들이 존재한다. 앞에서 소개한 모빌리티의 현황과 미래를 보듯, 아직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하지만 차근차근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투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방안이 마련된다면 2023년 수소모빌리티 시장의 환한 빛이 비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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