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시설을 LPG로 전환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LNG시설을 LPG로 전환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

[가스신문 = 김재형 기자] LPG산업은 도시가스(LNG)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다 보니 경쟁력에서 밀렸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LPG가 다시 한번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시장확대에 나설 수 있는 시기였다. 국제유가와 국제 LNG가격은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상대적으로 LPG수입가격이 안정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LPG가격경쟁력이 생기자 일부 LPG벌크사업자들은 LNG시설의 LPG연료전환에 나섰다. 새로운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는 LPG벌크사업의 현주소와 앞으로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가격 역전으로 생긴 기회

지난해 국내 LPG가격이 도시가스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수년 전에 이뤄졌던 LNG의 LPG연료 전환이 다시 한번 시도되고 있다. LPG시설이 도시가스로 전환되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많이 발생하지만 도시가스를 LPG로 바꾼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소형LPG저장탱크 설치를 통해 물류시스템의 혁신을 이루면서 이 같은 변화가 가능해졌다.

다만 수년 전 반짝했던 LNG의 LPG연료 전환 시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역전이 발생한 경험이 있기에 다양한 안전장치를 강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스소비처에서 소형저장탱크를 보유하고 가스공급가격을 더 인하해 주기도 한다. 소비처 입장에서는 LNG와 LPG저장탱크를 모두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벌크사업자들은 가스소비량이 많고 신용이 확실한 소비처에는 가스시설비로 약 1억 원 넘게 투자하는 사례도 있다.

LPG가격 경쟁력 확보

국제시장에서 LPG의 가격경쟁력이 돋보이고 있다. LNG의 경우 기준이 되는 가격을 특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석유공사 오피넷을 근거로 두바이유와 비교해봤다. 두바이유의 열량은 1만750Kcal/kg, 프로판 열량은 1만2040Kcal/kg, 부탄 열량은 1만1820을 적용했다. ‘원유 1배럴=0.136톤’의 환산계수로 계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판의 가격경쟁력을 국제유가와 비교해 보면 지난해 상반기 LPG수입가격은 상당히 열세에 놓여 있었다.[표1]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프로판 수입가격은 톤당 940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102.8달러를 기록했다. 동일열량 기준 가격비율은 두바이유를 100%로 보면 프로판은 113.1%로 두바이유보다 프로판은 13.1%p 가격경쟁력이 뒤졌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LPG수입가격은 연속으로 인하되면서 급기야 10월의 경우 두바이유는 배럴 당 91.1달러, 프로판은 톤당 590달러를 기록하면서 두바이유를 100%로 봤을 때 프로판은 80.1%로 약 20%p 가격경쟁력에서 앞섰다. 다만 11월과 12월에 LPG수입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12월의 경우 두바이유와 LPG수입가격은 엇비슷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LPG벌크공급가격은 가스공급업체의 시설투자비와 가스사용량 등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또한 대형 벌크사업자의 경우 구매력를 앞세워 LPG수입·정유사로부터 가격할인을 받는다. 대형 거래처를 둔 A벌크사업소에서 작성한 연료별 사용금액표를 보면 LPG의 경쟁력이 돋보인다.[표2]

LPG의 단가(E1 공급단가) 1345.8원/kg, 도시가스 1612.5원/㎥을 기준으로 소비처에서 LPG는 53,231kg, 도시가스는 62,017㎥를 사용했을 때 LPG의 경쟁력이 상당하다. LPG는 월 7163만8627원, 도시가스는 1억137원이 각각 연료비로 소요된다. LPG를 사용 시 한 달에 2836만1510원(28%) 저렴하다. 물론 이 자료는 개별 벌크사업소에서 작성한 가격표인 만큼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LPG의 경쟁력이 앞서는 게 정설이다.

대형 가스소비처에서는 LPG시설에 1~2억원의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5~6개월만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고 에너지원별 가격변화에 따라 LPG와 LNG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장점이 있다.

다만 LPG용기는 가격경쟁력에서 도시가스에 너무 밀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프로판용기는 kg당 2449.65원, 프로판집단공급은 3482.84원/㎥, 도시가스는 21.66원/MJ를 각각 기록했다.

1000kcal당 가격은 프로판용기:프로판집단공급:도시가스가 204.14:147.45:90.63으로 집계됐다. 프로판용기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집단공급은 72%, 도시가스는 44% 수준에 그쳤다.

LPG연료전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LPG수입사부터 벌크사업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사진은 LPG시설로 전환한 소비처의 가스배관)
LPG연료전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LPG수입사부터 벌크사업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사진은 LPG시설로 전환한 소비처의 가스배관)

해결과제와 전망

LPG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신규 시장 개척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다. 따라서 지금의 분위기를 적극 살릴 필요성이 있다. 벌크사업자들은 LPG가격이 매월 조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LNG와 LPG의 가격 역전이 오는 시기를 우려하고 있다. 향후 1~2년 정도는 현재와 비슷한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지만 에너지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벌크사업자 혼자 신규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 아니라 LPG수입사 등과 상생의 자세로 합심해야 한다. LPG벌크시스템은 LPG수입사로부터 가스를 공급받아 벌크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직접 가스를 제공한다. 물류시스템을 효율화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SK가스와 E1 등은 국내 LPG가격이 타 연료와 비교해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한다.

아직까지 대용량의 저장탱크 위주로 연료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2.9톤 이하의 소형LPG저장탱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소형저장탱크의 이격거리로 인해 시장을 확대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한 LPG벌크사업자는 “소형저장탱크를 통해 가스 소비처에서 월 50톤만 사용하더라도 도시가스와 비교 시 LPG가 20~30% 저렴하다"며 "이 정도 사용량을 가진 가스소비처의 경우 한 달에 3000만 원 가량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편익을 늘리기 위해 정부 정책도 뒤따라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업자 단체 등에서 공신력 있는 에너지원 별 가격경쟁력 현황을 회원사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교적 소규모 벌크사업자들의 영업능력을 배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기별로 LPG의 경쟁력을 확인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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