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개발 중

무탄소 연료는 미래 주력 에너지원

최영 실장
최영 실장

환경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환경문제로 인식하면서 지구 대기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법 제도의 마련과 동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 전문가들에 의하면 전 세계의 에너지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50년에는 2020년 대비 약 3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비OECD 국가에서는 화석연료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성장형 에너지 소비 패턴을 나타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은 환경적 필요성과 에너지 수요가 접점에 도달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전 지구적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무탄소 연료를 생산, 저장 및 활용하는 기술개발이 필수적이기에 본 기고문에서는 무탄소 연료 활용기술의 핵심인 무탄소 가스엔진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5kW급 수소엔진 및 고속발전기 모듈 시작품(출처 : 한국기계연구원)
5kW급 수소엔진 및 고속발전기 모듈 시작품(출처 : 한국기계연구원)

선진국들 수소엔진 잇달아 개발

먼저 무탄소 가스엔진의 대표 주자인 수소엔진의 경우 독일의 BMW, 미국의 Ford, 일본의 Mazda에서 개발하여 일부 상용화되었지만, 강화된 배기규제로 인해 현재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생에너지와 연계된 수소에너지 이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육상 차량용, 발전용과 선박용 시장에 수소엔진이 다시 등장하였다. 벨기에 CMB사는 볼보 펜타 엔진을 개조하여 1,000마력의 수소엔진을 개발하였으며 ABC사와 협업하여 선박용으로 중속 수소엔진을 선보이고 있는데 출력 범위는 0.8~3MW 범위이고 배기 수준은 국제해사기구(IMO) Tier III 질소산화물 기준의 10분의 1 이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CMB사는 또한 50kW 불꽃점화방식 수소엔진을 이용하여 하루 500kg의 이산화탄소를 저감시킬 수 있는 실증연구도 진행하였다. 독일의 KEYOU사는 7.8리터 6기통 엔진을 개발 중인데 출력 180kW를 보이면서 희박연소, 배기재 순환과 H2 SCR 후처리 시스템을 이용하여 배기규제를 만족시키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사는 2021년 1.6리터 3기통 터보 인터쿨러 장착 수소엔진을 장착한 레이싱 차량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슈퍼 후지 내구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하여 1,634km를 완주하였다. 또한 토요타사는 야마하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연 흡기 5리터 V8 수소엔진을 공개하였는데 가솔린엔진을 기반으로 수소연료 분사시스템과 새롭게 설계한 실린더헤드 및 배기 후처리 장치를 적용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2리터급 포트분사방식 수소엔진 선행연구를 진행하였으며 드론이나 로봇과 같은 소형 모빌리티 구동을 목표로 5kW급 공랭식 2행정 수소엔진 개발을 수행하였다.

또한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한국기계연구원 협업을 통해 2리터 4기통 직접분사식 수소엔진 선행연구 및 대상 평가를 진행 중인데 초희박 연소를 적용하여 수소엔진의 가장 큰 문제점인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대폭 줄이고 또한 열효율을 향상시키는 고무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정부 과제를 통해 직접분사식 수소엔진 원천기술 연구과제가 시작되었으며, 한국자동차연구원,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중심 컨소시엄을 통해 관련 부품의 수소엔진 적용성 파악과 직접분사식 수소엔진 성능 구현 및 유해배출물 저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벨기에 CMB사 수소엔진 탑재 연락선 (출처 : www.cmb.be)
벨기에 CMB사 수소엔진 탑재 연락선 (출처 : www.cmb.be)

암모니아 엔진도 본격 연구

다음으로 무탄소 동력의 또 하나의 축으로 거론되고 있는 암모니아 엔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암모니아를 내연기관에 사용하기 위한 시도는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구체화 되었다. 하지만 일부 선박엔진 제조사를 제외하고는 기본 성능 및 원천기술 확보 수준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는 암모니아-디젤 혼소 실험을 통해 혼소 비율에 따른 암모니아 공급량과 분사시기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였고 암모니아-가솔린 혼소 및 가솔린 개질 수소 혼입 효과 규명 연구를 수행하였다. 마찬가지로 미시건 대학과, 피사 대학, 올린스 대학에서는 개질에 의한 수소 혼입에 따라 연소 효율 향상, 질소산화물과 일산화탄소 배출 감소 및 미연 암모니아 슬립량 대폭 감소와 같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1리터 현대자동차 카파 LPG-가솔린 이중연료 엔진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암모니아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젝터와 펌프, 탱크 등 연료시스템 등의 씰링 재료들을 교체하거나 부품을 개조하여 실험을 진행하였고 내장펌프 사용불가에 따라 외장펌프를 사용하여 연료를 공급하였다.

점화시기 진각을 통해 가솔린과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였고 암모니아를 부피비로 70%까지 혼소하였으며 실도로 시범운행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해양수산부 연구과제를 수주받아 2,100마력급 LNG-암모니아 혼소 엔진 개발 과제를 수행 중이며, 대형 엔진 적용에 앞서 11리터 엔진에서 LNG-암모니아 혼소 효과를 규명하는 파라미터 연구를 수행하였다.

MAN 에너지솔루션에서는 ME-LGIP 엔진을 활용하여 2025년 실용화를 목표로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상용화를 완료한 LPG 엔진과 매우 유사한 개념으로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으며, 주요 구성 요소로는 고압 분사 밸브, 밸브 제어 유닛, 암모니아 공급 및 재순환라인 등이 있다.

암모니아 분사는 초고압 액상분사방식을 적용하였으며 씰링오일을 적용하여 암모니아가 유압유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구성하였고, SCR 후처리시스템을 적용하여 질소산화물과 미연 암모니아를 저감시킬 수 있도록 하였다. 또 다른 선박엔진 제조사인 바질라사에서도 유사한 컨셉의 대형 선박용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여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필요성과 개발 당위성 증가

이와 같은 대형 선박용 암모니아 엔진 개발은 국제해사기구에서 2050년까지 선박용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수준 대비 50% 이상 저감시키는 것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필요성과 개발 당위성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질량에너지밀도와 체적에너지밀도의 차이가 수소에 비해 크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무게보다는 부피에 더 영향을 받는 선박용에서의 운반성과 저장성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암모니아의 액화 용이성과 그에 따른 저장성이 벙커링이라는 선박용 특수성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선박 추진시스템에서 수소 보다는 암모니아 연료가 비교우위를 점유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암모니아는 인체에 해로운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누설에 철저히 대비하여야 하며 누설 없이 안정적으로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연료공급시스템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수소 및 암모니아 연료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은 생성된 수소 및 암모니아의 기원이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태양광 및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성된 수소와 암모니아는 각각 그린 수소와 그린 암모니아로 정의되며 이러한 청정 가스연료가 바로 탄소중립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탄소중립 구현을 위해서는 탄소가 포함되지 않은 연료인 수소와 암모니아를 미래의 주력 에너지원으로서 우리나라 에너지 포트폴리오에 높은 비중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기로의 탄소배출을 제로화시키기 위한 무탄소 연료의 수송용, 발전용 이용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탄소 동력 기술이다. 미래 에너지의 주역인 수소와 암모니아로 구동되는 무탄소 가스동력은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있는 동력시스템의 첨병이자 우리나라 새로운 에너지 동력산업 성장 기회의 중심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최영 실장 프로필
・ (현) 한국기계연구원 모빌리티동력연구실 실장
 ・ (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융합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친환경에너지기계 세부전공)
・ (현) 한국자동차공학회 재무이사, 국문논문집 편집위원, 대전세종충청지회 부회장
・ (현)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철도분야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 위원
・ (현) 관세청 기계분야 품목분류협의회 위원
・ UC 버클리 기계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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