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과학시험연구원의 수평형 입자이송장치
공기과학시험연구원의 수평형 입자이송장치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에어컨·냉장고·환기시스템 등을 총칭하는 냉동공조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세계적으로 222조원이 넘는 규모로 추정된다. 지구온난화와 대기오염,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의 창궐로 인해 이러한 시장은 2030년 경에는 최대 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가스업계에서도 냉동공조 시장은 작은 시장이 아니다. GHP(가스히트펌프)와 흡수식 냉온수기 등을 포함해 고압으로 압축하는 냉매가스를 사용해야 하기에, 향후 냉매 및 냉매를 이용한 기기 개발은 국내에서도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는 지금까지 냉동공조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시험하는 기관이 없었다. 이에 지난해 10월 18일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회장 강성희)는 ‘한국공기과학시험연구원(이하 연구원)’을 정식으로 개원했다.

인천 청라 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 내에 자리잡은 연구원은 실내 초미세 먼지 대응 공조냉동(HVAC)시스템 성능평가가 가능한 글로벌 수준의 시험설비를 갖췄다.

본지는 이번 신년특집에서 연구원의 역할과 주요 업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제 등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수직형 입자이송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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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냉매 적용 시스템 개발

공기과학시험연구원은 중대형 건물용 초미세먼지 대응 공조시스템 성능 고도화 및 냉동·공조 분야 시험·인증체계 수립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그 외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지원, 신제품 개발 및 성능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도 수행한다.

연구원은 현재 여러 가지 사업과 R&D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냉매 분야에서는 차세대 대체냉매 콜드체인시스템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과 대체냉매를 적용한 고효율 냉난방 기기 핵심 기술과 통합 운영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콜드체인은 저온유통체계를 뜻하는데, 농산물 등의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수확한 뒤 최종 소비자까지 저장 및 운송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저온으로 유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식량 보존과 운송 등에 대한 이슈가 커짐에 따라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콜드체인 시장에 필요한 냉동·냉장설비에 들어갈 친환경 냉매는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10 이하여야 한다. 연구원은 이를 위한 전문가 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연구한다. 또, GWP 750 이하의 대체냉매를 적용한 최적화된 건물용 히트펌프(VRF)시스템 기술도 개발 중이다.

연구원이 참여기관으로 연구하고 있는 사업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Curtailment)을 이용한 P2H(Power to Heat) 기술개발’, ‘스마트 HVAC 실증지원’, ‘가스냉방기기 수출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표준 개발’ 등이 있다.

P2H는 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로, 전력이 과잉 생산되었을 때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전기보일러·히트펌프 등으로 열에너지로 전환해 사용자에게 공급하거나 축열조에 저장하는 기술을 뜻한다. 연구원은 제주에너지공사와 이 사업을 수행하고, 여기에 DR(Disaster Platform) 구축도 연구한다.

가스냉방기기 연구 사업은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와 함께 진행하는데, ‘KS B 8207’을 작성 및 개정하고, 가스히트펌프 및 흡수식냉온수기에 대한 시험방법을 연구한다. 더불어 WG 등 활동과 국내 회람·자료 번역, 가스히트펌프 국제표준(안) 제안 및 직화흡수식 냉온수기 KS 개정도 함께 수행한다.

업계 효율관리시스템 도입 추진

연구원의 주 목적은 국내 냉동공조산업의 제품 및 설비에 대한 시험·인증 및 표준화, 수요기업에 대한 기술지원, 전문가 육성, 국내 에너지 소비량 감축, 탄소절감, 기술 고도화 등이다.

특히 연구원의 가장 큰 장점은 미국 AHRI의 한국시험소 지정을 받게 되어, 그간 국내 업계가 해외에서 시험인증을 진행하던 것을 한국에서 그대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AHRI 인증은 미주 지역뿐만 아니라 아시아, 중동 등에서도 통용되는데, 과거에는 해외에서 인증하는데 평균 6개월, 매년 300억원 가량 소요되던 상황을 국내에서 수행하며 2주로 단축하고 비용도 상당히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HRI 인증 시험소 지정은 중국 GMPI(General Machinery Product Inspection Institue)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이다.

연구원이 AHRI 인정 시험소로서 갖춘 설비는 180㎡ 규모 대형공기청정기, 3,000㎡/h 규모 열회수형 환기장치 시험설비부터 환기 시 실내공기 상태를 감지해, 외부 유입 공기의 온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Dedicated Outdoor Air System 등이 있다.

연구원은 공기필터와 전기집진기 효율시험장치, 필터장착 AHU Casing 시험장치, 필터장착 열회수형 환기장치 효율 시험장치, 필터장착 PTHP&DX-DOAS 성능평가시스템-중소형 및 대용량 평가장비, 대형 공기청정기 시험장치 등의 구축이 완료되었다. 여기에 소음측정실, 콜드체인 시스템 평가설비 3종 등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국내 냉동공조산업은 국제적 냉매환경규제(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따라 지정된 HFC냉매에서 Low-GWP 친환경 대체냉매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Low-GWP 냉매의 특성상 가연성 또는 약가연성의 성질을 갖고 있어 제조업계에서는 전환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친환경 대체냉매를 적용하기 위한 지원제도, 안전기준 수립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콜드체인 시스템에 대해 국제적으로 중국과 유럽은 쇼케이스 및 상업용 냉동·냉장 제품에 에너지 등급제를 강제사항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에서도 에너지 효율관리제도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업용 냉동·냉장 설비와 관련해 어떠한 효율 규제도 적용되고 있지 않아 시험·인증체계 구축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공기과학시험연구원 전경
한국공기과학시험연구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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