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유재준 기자] “국민들이 불편해한다고 해서 장기간 조정해야 할 가격을 시장에 맞서 조정하지 않고 억누르는 정책은, 추후 국민들께 더 큰 부담을 드리고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포퓰리즘 정책에 다름 아니다.”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이다.
한파와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쳐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에 마음이 무겁다며, 지난 몇 년간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미뤄 온 문재인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1월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받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난방비 폭탄’이라며 여론이 악화되고, 여야 간 정쟁으로까지 치닫게 되면서 나온 정부 측 인사의 발언이다.
이번 도시가스요금 급등 원인은 요금인상분을 제때 반영하지 않아 미수금 누적이 커진데다가 설상가상 러시아 우크라니아 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며 벌어진 결과이다.
야당 측은 “지금의 난방비 폭탄은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한 현 정부의 무능과 실책”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여당 측은 “지난 정부가 수 년간 제 때 요금을 올리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이라며 날 선 대치국면을 보이고 있다.
본지와 같은 전문언론이 이미 목 아프게 강조하며 보도했던 ‘요금제 정상화’, ‘가스공사 미수금 9조원’이라는 팩트는 최근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종일 쏟아지는 난방비 관련 보도로 이제는 전 국민도 알게 된 상식 수준이 되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 년간 미수금 문제로 끙끙 앓기만 하던 가스공사의 애로점을 전 국민이 단 번에 인식하게 된 사례”라며 “상당기간 진통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원료비연동제도의 취지에 맞게 정상적인 요금시스템이 작동해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지난 1월 시작된 ‘난방비 폭탄’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워낙 누적된 미수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요금체계의 바람직한 정상화를 위해서 ‘조삼모사식 요금 폭탄돌리기’의 반복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