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PG SUV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QM6 LPe가 선점해온 LPG SUV 시장에 기아가 스포티지를 출시한 데 이어, 쌍용차가 토레스 바이퓨얼 모델을 내놓으며 3파전 구도가 만들어졌다.

지난 2019년 출시돼 대표적인 LPG SUV로 자리잡은 QM6 LPe는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서 누적 9만여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허 받은 LPG 도넛용기 마운팅 시스템이 특징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패밀리카로 활용성이 높다. 르노코리아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을 타깃으로 QM6의 화물형 밴 모델인 QM6 퀘스트도 출시하여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아가 지난해 7월 내놓은 스포티지 LPG 모델 역시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LPG 모델 계약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40%가 선택 이유로 경제성을 꼽았으며 19%는 LPG차 특유의 정숙성 때문에 선택했다고 답변했다.

올초 시장에 합류한 쌍용차의 토레스는 LPG와 가솔린 바이퓨얼 방식을 채택한 것이 눈길을 끈다. LPG(58리터)와 가솔린(50리터)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최대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LPG차 시장이 재조명되는 이유는 LPG가 내연기관 차량 중 환경 부하가 가장 적은 저공해차인데다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올 연말에는 4세대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LPG 1톤트럭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신형 직분사 엔진은 기존 디젤차량 이상의 출력을 발휘하면서도 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소형 화물차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LPG는 해외에서도 기존 석유에너지와 수급 불안을 겪고 있는 천연가스를 보완할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세계LPG협회(WLPG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전세계 LPG차량 운행대수는 모두 2835만대로 전년 대비 3.9% 늘어났으며, 수송용 소비량도 차량대수 증가에 따라 3.1%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위축에도 불구하고 LPG차가 친환경 대체연료로 부각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는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량을 0~6등급으로 구분하는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전기·수소차는 0등급(class 0), LPG·CNG 등 가스 차량은 1등급으로 분류돼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주차, 자동차 보유세(TVS) 면제 등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 또한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Environmental Label System)을 통해 LPG차를 에코(ECO) 등급으로 분류하여 보조금 및 세금 감면, 차량 2부제 제외 혜택을 주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LPG 등 대체연료차 판매량은 전년(’21년) 대비 13.7% 늘어났다. 전체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4.6% 줄어든 가운데 얻어낸 성과다. 이는 유럽 각국이 LPG차를 친환경차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위원회(EC)는 연료 채굴부터 소비까지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수송용 연료별 라이프 사이클(Well to Wheel)을 분석한 결과,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나 경유차보다 20% 적다고 발표한 바 있다.

LPG는 국가에너지 안보와 함께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다. 그동안 노후 경유차를 대체하며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해 온 LPG차가 내연기관과 무공해차 시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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