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면서 유행 따라 가는게 어디 복장뿐이겠는가. 노랫말처럼 유행 따라 사는 것이 제멋이라 하지만 할 수 없이 트렌드(Trend)에 따라야 하는 게 에너지 사용이다. 산업화 전에는 산에서 나무를 가져다가 땔감이나 취사용 연료로 사용했던 것이 석탄의 등장으로 사라졌고, 1960~70년대 석탄과 석유의 사용으로 산록이 우거지고, 광산개발로 탄광촌이 형성되어 먹고 사는 일자리가 되었고 산업화의 초석이 되었지만, 결국 천연가스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다시 1980년대에 한국가스공사가 설립되어 수입한 LNG를 전국 배관망을 통해 각 가정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산업으로 탈바꿈되어 전국에 34개 도시가스 회사가 설립되어 중·소도시까지 청정연료가 보급되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제 할 일을 다 한 것 마냥, 새로이 수소가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원이 변천해 가는 데는 다름 아닌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편리성, 전쟁 등의 국제 이해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저렴했던 나무 연료는 환경보호와 편리한 연탄과 석유에 무너졌고, 연탄은 자다가도 새벽녘 일어나 갈아야 하는 불편함과 연탄재 처리 또 심화 되어감에 따른 광산재해, 환경문제 때문에 석유, 가스에 무너졌고, 이젠 메탄가스(CH₄)마저도 탄소가 없는 수소에 점차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신세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탄소 제로화, 즉 RE100을 지키지 않을 수 없는 트렌드인 것이다.

무연탄 외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같은 에너지 빈곤 국가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가 간의 전쟁에도 휘청거리고 있다. 실컷 반도체 등을 만들어 수출로 돈을 벌어도 에너지 수입에 비싼 돈을 다 지불해 버리니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가게 되고 그렇다고 트렌드에 역행하는 에너지로 되돌아 갈수도 없는 형국이다. 필자는 8년 동안 광부들과 함께 지하 300m 막장에서 석탄을 캐기도 하였고, 18년 동안 도시가스 회사에서 배관망을 구축, 가정에까지 천연가스를 도시가스로 보급도 하였으며, 석탄을 이용한 열병합발전과 천연가스를 이용한 가스터빈 발전으로 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사업에서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자칭 에너지 전문가에 속한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이렇게 변해가는 에너지 사용 트렌드 변화에 순응해 가는 것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본다.

요즘 천연가스 가격 인상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비난을 모르는 바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편리성, 전쟁으로 인한 국제 이해관계 등 그 안에 이유가 있어서이지, 갑자기 어느 누가 폭리를 취 하는 것도 아니고 매점매석(買占賣惜)하여 가격을 왜곡하는 것도 아니다. 다른 하나의 이유라면 시장에 의하여 형성되어야 할 가격이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얽혀 왜곡 되어진 부분도 없지는 않다.

이 어려운 난관을 헤쳐 나갈 유일한 방법은 사용자인 우리들의 에너지 절약이고, 위기를 대비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에너지원 간의 믹싱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와 헤푼 낭비는 여기에 언급 안해도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현실에 원전, 석탄, 석유, 가스, 신재생 등 간에 적절한 배합을 통해서 한쪽에 트러블이 생기면 다른 한쪽을 이용하는 재간도 부려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앞으로 인류생존을 위해 지구 공존을 위해 탄소 제로인 청정에너지로 넘어가는 것은 꺾을 수 없는 대세이다. 그러기 위해선 가스인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이젠 탄소가 없는 수소 사용을 위해 블루수소, 그린수소 제조, 운반, 이용 등의 기술개발에 앞장서야 되겠고, 한 쪽만 고집하는 우도 범하지 말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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