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ESG 경영

산업화와 인간활동에 의한 온실가스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발생함에 따라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이 유엔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유엔의 당사국총회(COP)에서 매년 총회를 개최하여 논의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2005년 유엔 제3차 당사국총회(COP3)에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였다. 2015년 제21차 당사국총회(COP21)에서 신기후체제인 파리협정을 채택하여 본격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포괄적 대응을 하게 되었다. 제19차 당사국총회에서 국가별 기여공약(NDC) 형태로 탄소감축 제출을 합의하였다. 우리나라도 제3차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18년의 35% 이상 감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는 급속도로 가속화되어 지구온난화, 극한 기상 현상, 생태계 파괴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기업의 재정적 측면뿐만 아니라 기업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및 기회 요인이므로 기업들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기후변화 관련 기업 대응이 ESG 평가 대상의 하나라는 점에서 이를 기업 지속가능경영의 기준으로도 볼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ESG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UN에 의해 처음 등장한 ESG는 Environment(E), Social(S), Governance(G)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써 환경 사회적 지배구조를 말한다. 우리는 이제 산업발전의 시대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ESG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ESG는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각 부문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촉구하는 개념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척도이자 필수적인 생존전략으로까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가스산업뿐만 아니라 전 산업계에 걸쳐 ESG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을 위한 핵심요소와 대응방안을 살펴 보고자 한다.

ESG의 핵심요소

ESG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활동을 위해 준수해야 하는 비재무적 요소들이다.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3가지 핵심요소를 말한다.

첫째로 환경에서는 저탄소 발전이나 녹색 경영과 같은 친환경 발전 및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 기업 생산 활동에서의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관리와 자원고갈 문제, 폐기물 처리 문제 등 환경피해 영향을 감소하기 위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점차 ESG의 중요성이 확대되어감에 따라 생물 다양성 문제, 에너지효율 문제, 물 부족 문제 등 전 범위 적인 환경 영향관리 항목들이 편입되며 확대되고 있다.

둘째로 사회에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봉사, 산업안전 그리고 공정거래, 다양성, 노동자 인권, 소비자 만족, 정보 안전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기업의 다양성을 준수하기 위해 여성과 장애인 근로자들의 고용 비율과 노동자 인권 등의 항목들이 있으며 단순히 기부 차원에서의 자선 봉사가 아니라 사업적 필요와 기대 가치를 고려한 ‘전략적인 사회공헌’을 하도록 하여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지속적인 공헌이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셋째로 지배구조에는 이사회의 구성과 이사회 활동, 주주 권리 보호 및 권익 증진, 윤리경영 등이 구성되어 있다. 윤리 규범과 준법 경영이 주로 다루어지게 될 것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와 공정한 이사회 운영 등이 수반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SG 핵심요소의 각 분야별 검토항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 그림 참고>

가스산업에서의 ESG 대응 방안

기업의 대표는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을 위해 말로만 ESG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할 것이 아니라 ESG 경영체계로 재설계를 해야 한다. 기업의 목표와 비전을 ESG 평가와 기준에 맞추어 재정립하고 기업의 재무성과와 비재무성과를 통합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가스산업을 위주로 ESG 대응 방안을 간략히 제시하고자 한다.

Environmental(환경) : 탄소배출 감소 및 친환경 경영으로의 전환

주요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LPG와 LNG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수소가스의 사업모델 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가스 생산단계에서의 환경피해 영향을 줄이고, 가스 에너지 사용단계에서의 탄소배출 감소를 통하여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는 ‘환경적 책임 실천’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석탄, 원유 등의 화석연료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청정가스로 대체하기 위한 가스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연료 효율을 높이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소기술 개발과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친환경 경영을 위한 기업이 노력으로써 ESG 평가에 대응할 수 있다.

Social(사회) : 사회공급망 관리와 안전성 향상

사회 전체를 고려할 때 가스는 전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에너지원이자 국민 개개인을 위한 필수 소비재에 해당한다. 그래서 산업계의 사업적 필요성과 사회 기여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전략적 사회공헌’의 관점에서, 가스업계는 수도권과 지방 도시 모두에게 원활한 가스공급망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 천연가스의 수소혼입 등으로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신규 가스공급망의 신설과 함께 지방 도시로의 안전하고 충분한 공급망 설비가 필요하다. 이것은 비용효율만을 따지지 않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자, 지방 도시에서도 신규 에너지원을 사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스업계의 ‘전략적 사회공헌’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또한, 가스산업은 생산과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큰 업종 중 하나이다. 특히, 가스산업현장에서의 사고는 심각한 중대 산업재해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가스업계의 사회적 책임 중 큰 부분은 현장에서의 산업재해 예방과 관리 노력이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관리와 함께 산업재해 예방과 대응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지역난방공사나 발전사와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주민참여 확대 등 안전 문화 확산을 주도하려는 노력이 가스업계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적 공헌일 것이다.

Governance(지배구조) : ESG를 실천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지배구조

환경피해 영향 절감, 사회적 책임 등 ESG를 실천하는 주체는 결국 기업이다. 따라서 ESG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합리적인 지배구조라 해서 기업조직의 수직구조를 전부 바꿔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체계 자체가 엄격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특히, 가스업계처럼 사고위험이 크고 신속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조직의 특성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기존 사업모델에서 발전하여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표출과 창의적인 시도들도 분명히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특성에 맞추어 환경영향 감소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ESG 맞춤 전략’을 수립하고, 이것을 경영의 우선 목표로 삼는 경영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영의 윤리·준법 적인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견제하는 차원에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경영내용을 공개하고 재무적 성과와 ESG 성과를 함께 비교하는 등의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ESG 전략과 향후 실천 과제

기업에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이해관계를 가지는 사람이나 집단이다. 즉, 기업에 이익이나 손해라는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 내부에서는 임직원이고 외부에서는 주주나 투자자라 할 수 있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소비자 그리고 지역사회와 공급자가 될 것이다. 이들의 각각의 이해관계자는 독립적인 주체이기보다는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ESG 전략은 이들 이해관계자와 어떻게 협업하고 참여시킬지, 이들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절차와 보상 인센티브 구조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ESG 경영을 잘 추진하고 실행하여 이해관계자의 가치 창출을 최적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ESG 경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영속성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임에는 분명하다. 현재 명확한 ESG 기준이 모호하고 기업에 대한 ESG 평가 내용도 극히 폐쇄적이다. 그러나 ESG를 단순히 ‘평가 결과’를 잘 받기 위한 수단으로 대응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각 기업의 특성에 맞는 최선의 ESG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올바른 ESG 대응이다. 현재의 ESG가 모든 기업의 실정을 전부 반영할 수 없는 것처럼, ESG 대응 전략도 각각 기업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가스산업계는 자사들의 특성을 반영한 최적의 ESG 전략을 수립하고, ESG를 발전시켜 나갈 때, ESG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보다 성숙하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 이근원 교수 프로필 >
(자격) 공학박사, 화공안전기술사, KOLAS선임평가사
(현) 아주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현) 한국가스학회 수석부회장
(현) 한국연구실안전전문가협의회 부회장 
(현) 과기정통부 연구실사고조사 및 우수연구실 인증심사 위원
(현)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위원회 위원
(전) 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안전보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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