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터미널 전경 모습이며, 현재 추가 증설을 통해 향후 국내 민간사 최대 규모인 133만kl 저장설비를 갖추게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터미널 전경 모습이며, 현재 추가 증설을 통해 향후 국내 민간사 최대 규모인 133만kl 저장설비를 갖추게 된다.

[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2023년 새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가 하나가 되는 통합법인 출범식이 거행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이번 합병은 ‘종합상사’라는 기존 타이틀에 ‘에너지 전문기업’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더하며, ‘글로벌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통합법인은 연간 매출 40조, 영업이익 1조를 상회하는 규모를 갖추게 된다. 이는 2022년 국내 상장사 매출액 기준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로, 그룹 내에서 포스코와 함께 핵심 계열사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합병을 통한 기대되는 효과는 크게 △사업구조 강건화를 통한 경영 안정성 증대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 △신성장 사업 추진 가속화로 요약된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동안 종합상사를 넘어 에너지, 식량, 부품소재 등 종합사업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해왔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에너지부문의 견고함은 트레이딩 분야의 고도화뿐 아니라 식량, 신성장 분야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위상도 한층 강화된다. 합병을 통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탐사부터 생산, 저장, 발전에 이르기까지 LNG 전 밸류체인을 연결하게 된다. 여기서 창출되는 수익을 활용하여 친환경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성장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커진 외형과 향상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사업 확장, 친환경 바이오사업 진출, 수소를 이용한 저탄소 생산/발전체계 구축 등 유망기업 투자와 기술 개발에도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특히 에너지사업은 양적, 질적 성장을 통해 그룹의 제3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신규 가스전을 지속 개발하고 국내외 발전사업과 연계한 터미널 증설을 추진한다. 또한 에너지 대전환시대에 그룹 탄소 중립을 주도하기 위해 육/해상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철강사업은 글로벌 톱 클래스로 도약하기 위해 전문 트레이더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성장산업의 신수요를 적극 개발하면서,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그룹의 조달 창구 역할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식량 사업은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조달 능력 증대와 수요 자산 투자를 통해 사업기반을 강건화함과 동시에 팜 정제사업, 대두 착유사업 등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수익성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모빌리티사업은 구동계 전문 부품사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중국, 멕시코 등 해외 생산거점의 조기 안정화를 꾀한다. 아울러 화학과 바이오 분야에서는 회사 차원의 방향성을 정립하여 그룹내 친환경사업의 토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가 미얀마에서 자원개발 중인 가스전.
포스코인터내셔널가 미얀마에서 자원개발 중인 가스전.

광양 제2LNG터미널 착공, 133만kl 저장설비 갖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월 31일 ‘광양 제2 LNG터미널 착공식’을 개최했다. 총 9300억 원을 투자해 LNG탱크 20만㎘급 2기를 추가 증설하는 사업으로 완공시점은 2025년이다.

이번 증설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LNG 전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미드스트림(LNG 저장)의 인프라 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탐사부터 생산, 저장, 발전에 이르기까지 LNG 밸류체인을 갖고 있는 국내 에너지 전문회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터미널 착공의 의미는 △LNG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통한 양적 성장 △LNG 저장용량 확보를 통한 국가 에너지 안보 기여 △수익성 기반 신재생 사업 추진에 따른 질적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현재 광양 LNG터미널에 73만㎘ 규모의 1~5호기 LNG 탱크를 운영하고 있고,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20만㎘의 6호기도 추가로 건설 중이다. 이번에 착공하는 20만㎘급 2기의 LNG저장탱크가 더해지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광양 LNG터미널에 총 133만㎘의 저장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전 국민이 40일 동안 사용 가능한 난방용 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증설이 완성되면 광양 LNG터미널은 국내 민간 1위이자 전 세계 11위 터미널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LNG 저장용량 확보는 국가 에너지 안보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 석탄발전의 축소와 이에 따른 LNG 수요 증가로 각 국가들은 에너지 수요처와 국내 저장 인프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LNG밸류체인 완성을 통한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수소인프라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도 함께 추진된다.

LNG밸류체인 중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LNG 발전분야에 수소 혼소발전(Hydrogen Co-Firing) 기술을 적용해 ‘탈탄소 시대’를 위한 에너지사업 전환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기존 신재생에너지 발전 역량도 높여 나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수한 풍황 (風況·바람의 현황) 자원을 보유한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일대에 62.7MW의 육상풍력단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 신안군 자은도 서쪽 25km 해상에 300M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하는 신규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신성장동력 CCS사업 육성으로 탄소중립 실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CCS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에너지부문 산하에 CCS사업화추진반을 신설, 사업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포스코인터내셔널이 CCS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은 2050년 탄소중립이 국가과제로 설정되고,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에 관한 법률안 제정이 추진되면서 사업여건이 확보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이 당면한 핵심과제인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사업적으로도 천연가스 개발과 함께 CCS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CCS는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하여 대기로부터 영구 격리시키는 기술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지하에 저장되는데, 적합한 지층 구조를 찾기 위해 인공지진파 탐사, 탐사 시추, 이산화탄소 주입 등의 과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지하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자원개발의 역방향과 유사하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1990년대부터 해상 가스전 개발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탐사 개발에 성공하고,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서 가스전 탐사권을 확보하는 등 E&P*분야에서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E&P: Exploration and production(석유·가스개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밸류체인 전 단계를 연결한 기업으로, 천연가스 부존지역 탐사, 가스 운송, 가스전 및 터미널 운영 등 CCS사업에도 적용 가능한 노하우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CCS사업화를 위해 호주에서 2022년부터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함께 고갈된 해상 가스전을 활용해 CCS사업의 경제성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인수한 호주 세넥스 에너지(Senex Energy)와도 CCS사업화를 위한 기술평가 및 경제성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 페트로스(Petros), 포스코홀딩스 등과 함께 국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염대수층과 해상 고갈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탄소 지중 저장소를 찾기 위해 글로벌 회사와 공동 조사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CCS 지원을 확대함에 미국 내 CCS사업을 위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선정된 후보 사업에 대한 투자 검토도 진행할 예정이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ESG경영을 표방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종합상사가 아닌 친환경 토털에너지기업으로 세계 무대에서 또 한 번 도약을 꾀하는 만큼 앞으로 활양상을 기대해 본다.

정탁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정탁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과감한 투자 통해 경쟁력 강화

포스코인터내셔널호를 지휘할 정탁 신임 부회장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새 수장을 맡은 정탁 신임 부회장은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영업,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대우에 입사하여 대우인터내셔널 쿠알라룸푸르지사장, 포스코 철강사업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대표이사 사장을 두루 거쳤다.

정 부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익힌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과 포스코 대표로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합병에 따른 조직을 조기 안정시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제2의 도약을 이룰 최적임자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취임사에서 “핵심사업인 에너지, 철강, 식량, 친환경 미래사업에 트레이딩 역량을 가미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공고히 해나가겠다”며,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종합상사에서 ‘글로벌 친환경 종합사업회사’로 진화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CCS : Carbon Capture and Storage(탄소 포집 및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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