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파크 레스토랑에 설치된 경동나비엔 보일러.
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파크 레스토랑에 설치된 경동나비엔 보일러.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보일러는 라디에이터, 베이스보드 히터 또는 기타 복사열 시스템을 통해 뜨거운 물이나 증기를 보내 집을 따뜻하게 한다. 보일러는 가스, 기름, 전기, 나무 등을 연료로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정용보일러를 사용하는 국가는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등 북위 40도 이상의 냉온대 기후에서 주로 사용한다. 중국에서도 보일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미국 가정에서는 좋은 보일러의 기준을 사용기간 15년에서 20년 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가정용보일러 사용 국가 가운데 최대 시장인 미국의 보일러 설치 및 교체 비용을 분석해 국내와의 차이점을 알아봤다.

지역별 연료 요인달라 다양한 가격대 형성

미국 건설정보 전문 사이트에서는 올해 미국의 가정용 보일러 교체 비용을 평균 8,300달러로 책정한다. 다만 가격은 다음과 같은 요인에 따라 3,100달러에서 13,500달러까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미국 가정들은 1, 2층 규모의 단독주택들을 기본으로 하기에 보일러 시스템에 따라 물을 저장하고 가열하는 방식이 다르며, 설치 방식이 복잡한 제품은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또 보일러는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프로판 또는 가열용 기름으로 작동하지만, 일부는 전기나 나무로 작동하기에 모두 비용이 다르다. 여기에 집의 면적이 넓을수록 보일러도 커지게 된다.

미국은 각 지역별로 가스이용 상황이 다를 수 있기에, 가스배관이 없는 경우 가스배관 설비 설치 등 추가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천연가스 보일러는 약 4,000에서 10,000달러인 반면 프로판 보일러는 2,800~7,500달러로 약간 저렴하다.

일반적인 보일러는 두 개의 별도 탱크에 물을 저장한다. 하나는 온수용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가열되지 않은 냉수용이다. 이들은 크고 설치하기가 복잡하지만, 많은 물을 저장하고 가열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집에 좋다. 기존 보일러는 라디에이터는 물을 데우지만 수도꼭지는 데우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온수기가 필요하다. 기존 보일러의 가격은 보통 2,200달러에서 7,000달러 정도이다.

콤비네이션 혹은 콤비 보일러는 보일러와 온수기의 기능을 결합한 것이다. 이 보일러들은 저장 탱크에 뜨거운 물을 넣는 대신 장치를 통해 들어오는 물을 가열한다. 즉, 콤비 보일러는 더 작고 에너지 효율이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은 한 번에 전통적인 단위만큼 많은 물을 데울 수도 없고, 그렇게 빨리 물을 생산할 수도 없다. 이것은 작은 집과 아파트에 가장 적합하게 만든다. 한국의 가정용보일러와 비슷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콤비 보일러는 2,000~1만 달러로 일반 보일러보다 비싸지만, 일반 보일러와 온수기를 모두 별도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저렴하다.

시스템 보일러는 기존 보일러와 콤비 보일러의 중간 형태이다. 시스템 보일러는 보일러 장치에 들어갈 때 물을 가열해 단일 탱크에 저장하여 난방 및 급수에 모두 사용한다. 기존 보일러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지만 콤비 보일러보다 높은 물 출력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가격은 기존 보일러와 콤비 보일러의 중간점을 나타내며, 일반적으로 3,000달러에서 5,500달러 사이이다.

온수 보일러는 물을 60℃에서 93℃ 사이의 온도로 가열한 다음 가정의 라디에이터 시스템을 통해 파이프로 연결한다. 이러한 보일러는 다른 유형보다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고 난방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수도 제공할 수 있다. 온수 보일러의 가격은 1,200달러에서 8,000달러이다.

증기 보일러는 물이 증기가 될 때까지 100℃를 지나 물을 데우고, 증기를 가정의 라디에이터 시스템 전체로 보낸다. 증기 보일러는 온수 보일러보다 크기 때문에 더 큰 집과 다른 건물에 적합하다. 이것은 온수 보일러보다 더 많은 열을 생산할 수 있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고 비용이 더 많이 든다. 보통 2,500달러에서 9,000달러이다.

비콘덴싱 보일러의 가격은 1,500에서 5,000달러인 반면, 콘덴싱 보일러의 가격은 1,900달러에서 7,000달러이다.

보일러 설치 시 인건비도 따로 받아

보일러 크기는 난방이 필요한 공간의 평방 피트에 따라 결정된다. 미국 시장의 보일러 크기는 BTU(영국 열 단위)로 측정된다. 소비자가 사는 지역의 기후에 따라 1평방피트당 30~45 BTU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보일러 가격은 유닛의 크기와 출력에 따라 상승한다.

미국은 지역을 크게 4개 지역으로 분류해 25~70의 BTU 변수를 계산한다. 남동부를 포함한 덥고 따뜻한 기후는 25~40, 대서양 중부와 중서부 하부를 포함 온화한 기후 40~50, 중서부 북부와 태평양 북서부 및 산악 지역 같은 추운 기후 50~60, 북동부와 알래스카의 추운 기후 60~70이다.

예를 들면 중서부 북부의 1,200ft2(33평형)주택에 살면, 1200×60 = 72,000BTU의 용량을 가진 보일러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포브스홈에서는 1,500ft2(42평형) 가정의 신규보일러 비용을 인건비 제외 평균 5,700$로 책정한다. 2,000ft2(56평형)는 6,500$, 2,500ft2(70평형)은 7,100$로 제시한다. 다만, 이 비용은 변동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 쓰이는 가정용보일러는 한국 보일러보다 용량이 큰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인건비도 따로 받는다. 보일러 정보사이트에서는 보일러 설치를 직접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인건비는 약 500~1,200달러가 나올 수 있다. 만약, 가스배관과 연통 등 모든 부대설비를 새로 설치할 경우 2,500달러까지 나올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 보일러 수리 비용은 일반적으로 문제에 따라 200에서 600달러 사이이다. 수리 작업이 필요하지만 신뢰성이 높다면 HVAC 기술자를 고용하여 수리하는 것이 더 비용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보일러 교체 시작 가격($3,100)보다 높은 수리 견적을 받으면 수리를 건너뛰고 새 보일러를 구입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국 가정용보일러는 미국 가격 대비 1/7 수준

가정용 가스보일러의 국내 판매 비용은 대개 설치비를 포함해서 계산한다. 현재 국내에서 주로 판매되는 일반적인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는 설치비와 배송비, 인건비를 모두 포함해 평균 90~95만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 10만원을 제하면 소비자 부담은 80만원 선이 된다. 40평 이상의 넓은 평수를 기준으로 해도 일반 대리점 판매 가격은 최대 100만원 제품이 대부분이다.

이 가격을 미국 시장과 비교해보면 국내 보일러 판매 및 설치비용이 굉장히 저렴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의 1인당 명목 GDP는 75,179$이고 한국은 33,591$이다. 약 2.2배 차이가 나는데, 42평형 가정에 새로 설치하는 보일러 비용을 비교하면, 한국은 보조금 제외하고 설치비까지 100만원 대인데, 미국은 평균 740만원(5,700$)이다.

물론, 이 금액은 단순 비교가 힘든데 한국은 전국 대부분의 가정에 도시가스가 공급되는 반면 미국은 지역마다 가스공급이 안되는 곳이 여전히 많으며, 미국의 보일러들은 국내 제품 대비 크기나 용량이 큰 제품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공급 인프라까지 고려해도 미국 시장이 국내 시장 대비 훨씬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보일러 판매가격이 1990년대 초반에 50만원이었는데, 현재도 2배가 넘지 않는다는 점은 이 기간 1인당 국민소득이 6,600$에서 5배 가까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한다.

국내 보일러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가정용 가스보일러 판매가 30년 넘게 이뤄졌는데 가격은 2배도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며 “게다가 국내 시장은 인건비도 매우 저렴한 상황이라 시공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보일러 제조사의 한 관계자도 “국내 시장에서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수출만 신경쓰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보일러는 한번 설치하면 10년 가까이 쓰는 필수 기기이므로 컴퓨터·TV·냉장고·에어컨 등의 가전제품과 비슷한 인상률을 가져가야 적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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