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산소를 가득 싣고 달리는 고압가스운반차량.
가스가격이 인상된 가운데 산소를 가득 싣고 달리는 고압가스운반차량.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국내 고압가스 충전 및 판매소들이 판매하는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의 산업용가스가격이 여름휴가 시즌 직후인 8월 중순부터 대폭 오른다.

이는 올해 1월과 5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인상된 전기요금을 고압가스메이커들이 제품 출하가에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충전소나 판매소에 보내면서 연쇄적인 가격 인상의 측면으로 보인다.

한 고압가스메이커는 지난 5월 인상된 전기요금을 각종 액화가스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고압가스충전소들을 대상으로 보내는 공문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된 산업용 전력비의 인상으로 액화산소, 액화질소, 액화아르곤 등 고압가스제품의 공급단가(공장도 및 배달도 기준)를 기존의 가격 대비 각각 10%, 10%, 5%씩 올린다고 했다.

이 메이커는 전기요금이 지난해 4월 6.9원/kWh, 7월 5.0원/kWh, 10월 16.6원/kWh씩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지난 1월 13.1원/kWh 인상됐으나 제조원가 상승분을 고객사 공급단가 인상 조정 및 당사의 경영 최적화를 통해 상당한 부분을 감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메이커는 지난 2021년부터 한전이 기후환경요금 분리 부과 및 연료비 조정요금을 신설함에 따라 분기마다 연료비 변동액을 반영한 원가 연계형 전기요금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안내하는 등 가스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전력비 인상으로 인해 제조원가 상승이 누적돼 경영수지 악화가 지속된다고 했다.

이 회사는 가스가격의 인상 요인으로 △설비투자, 유지보수비용 등의 고정비 상승 △공기분리장치(ASU)의 노후화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의 원인으로 액화가스시장의 장기적인 수급 불안정 △분기별로 인상되는 전기요금 때문에 지속적인 원가 상승과 수익성 악화 등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액체산소 등의 kg당 가격을 10% 안팎의 선에서 인상하기로 했으며, 인상 시점은 5월, 7월 등 메이커마다 달랐다. 이 같은 이유로 고압가스충전소들도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원료비 인상분과 인건비 상승 등을 반영해 액화가스가격을 10% 이상 올리기로 했다.

더욱이 수도권에 비해 고압가스 소매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부산 및 경남지역의 인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경남지역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액화가스가 오른 탓도 있지만 심각한 인력난의 영향으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커 가스가격을 인상 조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동안 고압가스 수요처 등의 여건을 고려해 가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동안 고압가스충전업계에서는 경쟁업체를 의식해 고압가스제품의 가격을 현실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건비, 원자재비, 시설투자비 등의 급등으로 인해 각 업체의 여건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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