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짧은 일정으로 일본 큐슈, 후쿠오카의 가스업계를 방문했다. 일본의 유통구조와 안전관리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제도와 방식으로 이뤄지고 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일본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우리와의 차이점으로 일본은 판매업계 자율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벌크로리 운용에 대해서 국내 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언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벌크로리 운영현황을 먼저 살펴보자. 지난 1960년대 미군들에 의해 용기로 가스를 들여와 사용하다가 1990년대 말에 소형LPG저장탱크를 공급하기 시작하여 지금은 많은 사업자가 벌크로리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한국LP가스판매협회중앙회는 지난 2016년부터 전국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벌크로리 순회점검을 실시 중이다. 올해는 경기 북부, 경기 서부, 경기 동남부, 경기 동부, 강원 영월·강릉, 충북 청주, 대전 등 8개 지역의 순회 점검을 마쳤다. 전반기 점검을 해보니 우리나라의 벌크로리가 조금씩 노후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사업자와 운전자들이 벌크로리를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문제점으로 벌크로리 구동계통은 차량과 차량 위에 가스공급 시설인 벌크공급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는데 차량은 정비소에서 정비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벌크로리 구동시설은 가스전문가라고 칭할 수 있는 사업자가 직접해야 한다. 그럼에도 아직 구조와 기능 등을 잘 몰라서 자가 점검은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올해부터 벌크로리 순회점검의 포인트는 누설과 조치였다. 이를 위해서 벌크사업자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벌크로리 점검 후 누설이 확인돼 가스액이 누출되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차량은 운행을 중지하고 수리가 완벽하게 될 때까지 운행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서 이 같은 기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 벌크로리는 가스공급 중 많은 진동과 충격으로 금속과 금속 플렉시블호스에 피로가 누적된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피로골절과 나사의 풀림으로 자칫하면 가스가 누설된다. 이에 대한 수리는 각종 시트와 실링, 저온 그리스 등으로 사업자가 간단하게 자체 조치 가능한 것이 약 80% 정도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잘 실행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 같은 현장을 보고 안전관리 개선을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벌크로리는 5년에 1회 탱크 내부검사만 진행한다. 그리고 주요 부위에 대해 다른 검사는 없다. 이에 중앙회는 LPG벌크사업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벌크로리 순회점검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년의 노력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닌 벌크로리를 연구하고 만드는 최고의 기술자들이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점검표를 사업자에게 보내며 설명했듯이 안전은 우리의 생명처럼 여기고 실천해 주길 다시 한번 당부하고 싶다.

벌크로리 순회점검 일정을 중앙회 또는 가스신문을 통해 확인하고 반드시 자율점검에 나서야 한다. 현장에서 차량 점검을 위한 기술을 습득해야 보다 안전하게 벌크로리를 운용할 수 있다.

이번 순회점검 시 벌로리에서 가스가 누설되는 사례를 몇 차례 목격했다. 더구나 새 차에서도 가스누설이 종종 있었다. 우리나라 가스사고를 줄이는 일에 우리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대처해 주길 바란다. 산업부는 가스사업자 자율에 의한 안전관리를 발표한 바 있다. 안전관리에 대한 목표의식을 갖고 가스사업자 스스로 움직이는게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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