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합동취재반 = 한상열 기자·유재준 기자·이경인 기자·양인범 기자·한상원 기자] 연료전지는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에 의해 큰 발전을 이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밸류체인을 완성시키고 있다.

연료전지는 1990년대의 G7과제 추진에 의한 인산형 연료전지 기술개발 및 실증을 시작으로, 2004년에 추진된 가스공사 5kW급 실증사업(55억), 2006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추진된 가정용 연료전지 모니터링사업 등을 통해 건물용 연료전지는 현재 세계 1위의 기술력과 상업화 보급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국내 보급을 기반으로 세계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연료전지가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고효율·친환경성의 장점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타 에너지원 대비 약 31%의 1차 에너지소비량과 약 45%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가진다.

또, 도심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 가능한 유일한 분산전원이며, 앞으로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될 것으로 전망돼 대도시나 수도권의 전력수요가 급증한다면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 수소연료전지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전해질과 작동 온도에 따라 연료전지는 다양한 종류로 분류되며, 가정용·발전용·수송용·이동용 등 각 목적에 따라 나눠져 있다. 그 중 건물용 연료전지는 PEMFC와 SOFC가 쓰이고 있으며, 발전용 연료전지는 PAFC와 MCFC, SOFC가 쓰인다.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우리나라 연료전지에 대한 현황과 주요 이슈, 개선점 등에 대해 살펴본다.

건물용 연료전지

을지 트윈타워에 설치된 48kW 건물용 연료전지(왼쪽)과 진주 농업기술원에 설치된 10kW 건물용 연료전지
을지 트윈타워에 설치된 48kW 건물용 연료전지(왼쪽)과 진주 농업기술원에 설치된 10kW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 확대 불구 지원제도는 줄어

건물용 연료전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스템을 개발해 제품화 및 시장진출을 진행했다. PEMFC 보급을 시작으로, 현재는 SOFC까지 보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물용 연료전지의 보급실적은 1,253개소에 설비용량 29.1Mw(2022년 말 기준)로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발표한 2022년도 목표치인 50MW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3년간 건물용 연료전지의 보급현황을 살펴보면 총 수요가수, 설치용량, 공급량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건물용 연료전지 기술을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과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수소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한 만큼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를 통한 다양한 에너지원의 성장을 위해 에너지원별 보정계수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신기술로 시장진입 초기에 있는 고효율의 신재생에너지원에 대해 보급 확대 및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연료전지도 보정계수를 지난해 8월 기준 에너지공단이 SOFC는 8.71, PEMFC는 2.2로 산정했다.

또,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해 정부는 보급 확대의 목적으로 수년간 kW당 지원 단가를 산정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지원단가를 살펴보면, 2019년의 1800만원에서 올해 1100만원까지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건물용 연료전지 업체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어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는 낮은 가동률을 지적한다. 연료전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이 오히려 일반 주택용 가스요금보다 높아 연료전지에 대한 인식 및 사용률이 떨어지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연료전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를 통한 수요자들의 니즈가 충족될 필요가 있어 연료전지용 도시가스 요금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및 지원책이 필요하다.

전력대체기여금 지원해야

건물용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가격은 비싸고, 자체 생산한 전기 단가는 한전으로부터 받는 전기요금보다 비싸다 보니, 설치 후 운전에 따른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대체로 설치한 건물용 연료전지가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써 가동률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부의 정책자금이 투입되고 있는만큼 업계와 정부의 정책과 지원제도에 대한 부분은 보강해야 한다.

최근 건물용 연료전지는 활용도가 점점 향상되고 있으며, 기술적인 요소와 효율성 부분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국내 에너지 시장에서 대규모 발전설비를 대체할 분산 전원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세심한 지원정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특히 에너지 시장에서 건물용 연료전지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책요금제 등도 도입해야 한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서 건물용 연료전지가 대용량 발전소로부터 전력수급을 대체할 수 있는 기저 발전 역할이 가능한 만큼 전력대체기여금 또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이미 정부는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가스냉난방시스템에 대해, 2021년부터 전력대체기여금(GHP:8300원/RT, 흡수식 3800원/RT)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kW로 환산시 2,324원(GHP)/kw, 1,064원(흡수식)/kw 수준이다.

따라서 가스냉방시스템보다 분산전원 역할이 더 큰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해서도 합당한 전력대체기여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은 건물용 연료전지에 걸맞는 정책요금 적용이다. 정부는 건물용 연료전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 향후 수소경제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실제 책정된 연료전지용 도매요금은 정책적 요금이라고 하기엔 비싸다.

보급 초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가스냉방공조용 도매요금(하절기: 20.5075원/MJ) 수준까지는 낮춰야 하나, 현실은 이보다 높은 21.3686원/MJ이다. 심지어 동일한 기능과 역할을 하면서도 설비용량에 따라 가스공사가 직공급하는 발전용(집단에너지용, 순수발전용)보다 건물용 연료전지가 더 높다.

분산전원으로서 자가소비 역할에 걸맞는 저렴한 정책적 요금을 새롭게 만들어 건물용 연료전지가 제대로 운전하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결국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연료전지가 보급, 확대되기 위해서는 한전의 전기요금과 건물용 연료전지의 전력생산단가를 해소할 수 있는 정부의 세심한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연료전지 업체들도 보급 확대를 위해 정책지원과 함께 병행돼야 할 과제로는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한 기술향상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신뢰성 확보와 A/S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더불어 제조사는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증대가 구현되도록 맞춤형 수요개발에 나서야 하며, 이를 위해 상호 협업체계와 수요개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 측에 다양한 지원정책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수요처에는 건물용 연료전지의 장점과 효율성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열공급형 연료전지발전설비(왼쪽)과 코네티컷주 베넷 메디컬센터 캠퍼스의 스탬포드 병원에 설치된 2MW 연료전지 모습
열공급형 연료전지발전설비(왼쪽)과 코네티컷주 베넷 메디컬센터 캠퍼스의 스탬포드 병원에 설치된 2MW 연료전지 모습

NOx 배출량 LNG 발전소의 1/20 수준

2019년 우리나라는 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 보급 세계 1위라는 큰 성과를 이루며 빠르게 성장했다. 산업부와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 용량은 2018년 333MW, 2019년 405MW, 2020년 610MW, 2021년 749MW, 2022년 859MW, 올해는(7월 기준) 949MW이다.

특히 2005년 국비 보조금 지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정부가 작년까지 연료전지 설비에 대한 누적 지원한 금액은 1,120억원으로, 최근 3년간 700억원 가량이 집중적으로 지원될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발전하는 연료전지 시장 속 ‘제1차 수소경제 이행계획’에서 총 3가지 유형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2030년까지 안정적인 수소 수요를 창출하여 수소경제 활성화 및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생태계 기반 구축, 열과 전기를 동시에 활용해 송전선로 건설 최소화해 분산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요지 인근으로 유도, 출력 증감 기능을 통해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유연성을 보유토록 할 게획이다.

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의 장점은 타 발전원에 비해 고온 연소과정이 없어 NOx 배출량이 LNG발전소의 1/20 수준이며, SOx와 분진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고, 이산화탄소는 일반 화력발전보다 약 40% 가까이 적게 배출되며 오히려 미세필터를 통해 초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대표적인 친환경 발전방식으로 주목받는다.

다른 장점으로는 타 발전원에 비해 소음이 매우 적고, 작은 부지로도 설치가 가능해 도심에서의 경쟁력도 가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10m 이상부터 소음환경기준치 65dB보다 낮은 60dB을 기록하고 있으며, 35m에서는 55dB을 기록하며 소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제로 다른 발전소에 비해 필요 면적량이 작아 도심 속에서도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

두산퓨얼셀·한화에너지 등 참여 활발

두산퓨얼셀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440kW 수소연료전지 114대(총 용량 50MW)를 공급한 발전소인 대산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는 지난 2020년 7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세계 최초, 최대 부생수소 연료전지발전설비이다.

지난 2018년 1월 한화에너지(49%)와 한국동서발전(35%), 두산(10%)이 공동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서 대산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 건설을 추진했다. 동서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매입을, 한화에너지는 전력생산에 필요한 수소 공급과 발전설비 운영을,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두산퓨얼셀과는 향후 20년간 장비공급과 설비 유지보수를 보증하는 LTSA(장기서비스계약)를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매년 145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부지 규모는 충남 대산산업단지 내 2만㎡이고 발전형식은 PAFC이다. 현재 98%의 평균가동률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40만㎿h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 발전설비는 충남지역 약 16만가구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서산시 전력소비량의 5%에 해당한다.

특히 연료인 수소를 인근에 위치한 한화토탈로부터 공급받게 된다. 석유화학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가 지하 배관을 타고 공급되는 방식이며, 산소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고, 부산물로는 순수한 물만 발생된다. LNG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보다 순도가 높아 연료전지를 더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으며 부생수소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대산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 관계자는 “사업 당시 LNG를 개질하는 방식의 수소연료전지발전설비는 국내와 해외에도 많이 있었지만 수소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은 이 발전설비가 처음이다”라며 발전설비에 대한 자긍심을 보였다.

북평레포츠센터, 세계 최초 열공급형 발전소

강원 동해시 북평레포츠센터 인근에 위치한 이 발전설비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는 세계 최초의 열공급형 발전소로, SK에코플랜트가 자체 개발한 열 회수 모듈이 탑재돼 전력과 열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4.2㎿ 규모의 ‘북평레포츠센터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작년 6월 준공했다.

이 연료전지발전설비는 연간 약 3만6800㎿h의 전력을 생산하며, 1만4000여 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은 북평레포츠센터 수영장의 난방과 온수 공급에 사용된다. 동해시는 연간 약 4204Gcal의 열을 공급받게 돼 연간 2억여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게 될 전망이며, 화석연료 대신 연료전지 배열로 온수를 공급해 소나무 658만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 약 770톤의 탄소 저감효과를 일으킨다.

그동안은 전력생산 후 버려졌던 열을, 이번 열 회수 모듈 개발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존 전력생산 효율은 유지하면서 추가로 열 공급까지 가능하게 됐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59.4㎿ 규모의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포함해 국내에서 작년에만 5건, 총 117.3㎿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또, 연료전지 발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2017년부터 현재까지 6년간 누적 381㎿ 수주 실적과 195.2㎿ 준공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진출도 눈에 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부터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 데이터센터 전문운영 기업인 에퀴닉스사의 데이터센터 내 연료전지발전설비를 시공 중이며, 지난 3월 코네티컷주 베넷 메디컬센터 캠퍼스의 스탬포드 병원에 2MW급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와 인근 툴리 헬스센터에 700kW급 연료전지를 각각 설치했다.


연료전지시장의 핵심 수소발전 경쟁입찰제 도입

올해 상·하반기 1회씩 진행

지난해 6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 청정수소 인증제 등 청정수소 관련 제도 기틀을 마련한 수소법 개정안이 공포되며 수소 전주기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존 RPS 제도 하에서 수소를 사용하는 발전기의 확대 한계 및 안정적인 수소 수요 창출을 위해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도입했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전 세계에서 처음 개설됐으며 향후 글로벌 수소 시장의 표준이 될 수 있다. 청정수소의 대규모 수요창출이 가능한 발전부문을 통해 수소산업을 육성시키고 수소경제 기반을 마련하며, 장기 고정가격 계약을 통해 시장참여자의 안정적 투자와 비용회수 보장을 목표로 한다. 또한, 높은 가격경쟁을 통해 발전원가 절감을 유도하는데 지난 8월 첫 일반수소발전 경쟁입찰로 발전단가 인하와 분산 전원으로의 설치 유도 효과를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입찰시장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환경성, 기술성, 경제성, 전력계통 영향, 산업 생태계의 5가지 기본원칙을 준수하며, 무분별한 허위 입찰 방지를 위하여 입찰참가 최소요건도 운영한다.

수소발전 보급의 정책적인 목표에 따라 일반수소시장과 청정수소시장으로 구분하여 개설했으며, 입찰시장은 연도별 수소발전 구매량이 고시됨에 따라 매년 1회 개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제도 초기임을 감안해 상반기 및 하반기 각 1회씩 총 2회 시장을 개설한다. 청정수소 발전시장은 청정수소 인증제 및 관련 법령이 마련되는 내년 초에 개설할 예정이다.

수소발전입찰시장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및 분산형 발전 등 수소발전이 가진 장점이 발휘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 9일 ‘2023년 상반기 일반수소발전 경쟁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월부터 입찰공고를 진행했으며, 73개 발전소(43개사)가 3,878GWh(518MW) 규모로 입찰에 참여했다. 경쟁률은 5.97:1로 나타났으며, 전력거래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 및 수소발전입찰시장위원회 의결을 거쳐 715GWh, 5개 발전소를 최종 낙찰자로 결정하였다. 이번 입찰에 이어 8월 말에 하반기 입찰시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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