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신문 = 한상원 기자] 올해 하반기에 액화수소플랜트가 추가로 준공돼 본격 가동 시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약 4만톤 가량의 액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경남 창원에 구축된 두산에너빌리티의 액화수소플랜트와 오는 11월 인천에 구축 완료 예정인 SK E&S의 액화수소플랜트, 내년 상반기 울산에 구축 완료 예정인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플랜트가 차례대로 가동돼 액화수소의 첫 발을 뗀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극저온상태인 영하 253℃로 냉각해 액화한 수소로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1/800, 1회 운송량은 약 10배 수준으로 대용량 저장·운송에 유리해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충전 속도가 빨라 같은 시간에 기체수소 대비 약 4배 이상의 차량에 충전이 가능하며, 고압 압축이 필요한 기체수소와 달리 대기압 수준에서 저장할 수 있어 폭발과 화재 위험이 낮아 높은 안정성도 자랑한다.

이러한 장점도 있지만 아직 제정되지 않은 관련 제도와 법, 가격 등은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생산되는 액화수소를 사용하기 위해서 유통인프라 확보와 수요처 발굴 등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수요창출, 기반조성, 기술개발 등 액화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액화수소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됐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5월 환경부와 Sk E&S, 현대자동차, 전국전세버스조합이 통근용으로 사용되는 경유, CNG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 5월 환경부와 Sk E&S, 현대자동차, 전국전세버스조합이 통근용으로 사용되는 경유, CNG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주요 플랜트 생산 목표 뚜렷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 수소액화플랜트는 창원에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2020년 11월 최초로 건설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1년 7월 착공에 들어가 상반기부터 시운전을 진행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부지에 건설된 이 플랜트는 하루 5톤, 연간 1800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창원 수소버스충전소 등에 공급한다. 지난 7월 창원을 방문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칼리파 경제지구 관계자들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소액화플랜트 사업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시설을 둘러보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오는 11월 말 상업 운전을 시작하게 될 SK인천석유화학 용지에 조성한 SK E&S의 액화수소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 3만 톤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액화수소는 액화수소충전소를 통해 수소 모빌리티용 연료로 공급된다. SK E&S는 글로벌 수소기업 플러그파워와 손잡고 SK 플러그 하이버스를 설립해 전국 주요 지역에 25곳의 액화수소 충전소도 구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년 상반기 울산 용연공장에서 상업 운전 예정인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플랜트는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한다. 향후 액화수소 생산량을 3만 9000톤 규모로 확대하고 충전소 사업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독일의 린데그룹과 손잡고 수소충전소도 운영하는 동시에 효성화학에서 부생수소를 생산·공급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연 3만 9,000톤 수준의 수소를 만드는 게 목표다.

수소버스·액화수소충전소 구축 속도 ‘긍정적’

액화수소플랜트 구축에 따른 수소를 수요하기 위해 정부는 수소버스를 선택했다. 수소버스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운행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며, 배기가스 대신 연료전지에서 수소와 산소가 전기를 만들 때 발생하는 순수한 물만 배출한다. 또한, 수소차와 동일하게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산소를 외부에서 흡입하고 필터를 통해 정화해 공기를 다시 외부로 내보낸다.

8월 기준 수소버스는 총 416대가 있으며, 정부는 수소버스에 대한 보조금 신설 등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통근·셔틀버스 및 경찰버스의 단계적 수소버스 전환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4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구매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6개 지자체(서울, 인천, 부산, 세종, 전북, 경남)를 선정하고, 총 280억원(수소버스 400대)의 수소버스 취득세 및 통행료 감면, 광역버스 차고지 내 액화인프라 구축, 연료전지시스템 교체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에는 환경부와 SK E&S, 현대자동차, 전국전세버스조합이 기업의 통근용으로 사용되는 경유·CNG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는 사업을 하기로 협약했다.

동시에 액화수소 수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액화수소충전소는 구축 속도가 점차 빨라져 올해 말이면 준공이 완료된다. 액화수소충전소는 초저온 펌프를 이용해 빠른 충전이 가능하고, 수소버스 1회 충전으로 약 550km 주행이 가능해 장거리 노선 운행에 적합해 환경부는 충전소의 보급목표를 2025년 40개소, 2030년 70개소로 정했다.

이외에도 이격거리 합리화, 수소활용 산업군 액화시설 안전기준 마련, 규제개선을 통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액화기술의 내실화를 위한 단계별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액화부품의 검사·인증기반 구축 통한 기업지원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625억원을 투입해 액화수소 핵심부품(저장탱크, 밸브, 압축기)에 대한 R&D를 진행하고, 2025년까지 액화수소 검사지원센터(충북 음성)와 액화수소 신뢰성평가센터(강원 삼척) 등도 구축한다.

2024년 일반 안전기준 제도화 예정

기체수소와 마찬가지로 액화수소의 주요 이슈는 ‘안전성’이다. 정부는 기준을 준수하면 누구나 액화수소를 생산․활용할 수 있도록 2024년까지 액화수소 전주기에 대한 안전기준을 제도화한다.

현재 국내는 액화수소 관련 제도화된 안전기준이 없어 기업들이 액화수소 사업을 추진하려면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산업부는 ‘수소 안전관리 로드맵 2.0’에 따라, 인천 SK E&S 액화수소 생산시설 등 현재 규제샌드박스 실증사업에 적용 중인 액화수소 관련 임시 안전기준(27종)을 실증사업 결과를 반영해 2024년까지 일반 안전기준으로 제도화한다. 제도화 후에 기업들은 규제샌드박스 승인 없이도 액화수소 사업을 할 수 있다.

한편, 가스안전공사에서는 액화수소 산업의 중장기적 안전기반 마련하기 위해 액화수소충전소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추진 중에 있다. 액화수소충전소 모니터링 시스템은 액화수소충전소의 긴급상황에 대한 예방 및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액화수소충전소 운영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활용하여 위험분석 및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또한, 부설 연구기관인 가스안전연구원에서는 액화수소 안전관리 기반 강화를 위해 액화수소 저장탱크, 탱크로리, 안전밸브 등 액화수소 핵심설비에 대한 안전기술 및 제조기준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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