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안전공사의 E/F융착기에 대한 성능 확인 모습
한국가스안전공사의 E/F융착기에 대한 성능 확인 모습

[가스신문 = 박귀철 기자]  PE가스배관의 완벽한 시공과 가스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PE융착기 성능확인이 올해로 만 20년째를 맞고 있다. 초창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PE융착기는 매년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성능확인을 받음으로써 가스배관 시공현장에서 신뢰성이 정착되었다. 본지는 이번 가을 특집호에서 PE융착기의 중요성과 성능확인제도의 성과 등에 대해 보도한다.<편집자 주>

PE융착기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사용하던 장비로 우리나라는 PE관이 가스배관에 본격 사용하기 시작한 1980년 중반부터 수입제품인 자동 및 반자동 융착기, 전기식 E/F융착기를 사용했다. 1990년 들어서면서 일부 업체들에 의해 국산화가 추진되어 완벽한 수입 대체화를 이루었다.

PE융착기는 현재 열(BUTT)융착기와 전기(E/F)융착기가 있다. 버트융착기는 PE관 양쪽 단면을 열판으로 가열한 후 압력으로 밀어붙이는 맞대기 방식으로 가장 신뢰성 있는 융착 방식이다. 또한 E/F융착기는 양쪽 PE관 사이에 소켓 등의 부속품을 삽입하고 소켓 내면에 있는 열선에 양질의 전기를 공급하여 PE관과 소켓이 접합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버트융착이 쉽지 않은 현장에서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융착기 취급자들의 인식 부족 및 주인의식 결여 등으로 현장에서 험하게 취급함으로써 융착기 하자에 따른 융착 성능에서 문제점이 자주 발생하자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융착기 업체 및 PE관 업체들과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융착기 성능확인을 추진하게 되었다.

성능확인 도입

E/F융착기의 전류 측정 모습.
E/F융착기의 전류 측정 모습.

한국가스안전공사는 PE배관의 보급 증가와 더불어 융착기에 대한 성능확인이 어려워 자칫 가스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련 업계의 지적에 따라 여러 차례의 간담회를 갖고 시험기준과 방법 등을 마련했다. 주요 내용은 융착기의 구조는 작업자가 임의로 융착조건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하고, 정전이나 클램프 제거 등 융착조건이 부적합할 경우 불량처리 후 그 결과의 출력이 가능한 구조, 면취기는 융착작업 시 배관 간격을 0.3mm 이하로 규정하고 배관 어긋남은 배관 두께의 1/10 이하로 최대 1mm 이하, 가열유지압력과 냉각압력, 융착 결과 출력물에는 작업일시와 배관 관경, 융착 번호, 현장번호, 가열유지시간 등의 융착 결과를 표시하는 등의 여러 기준을 마련했다.

그리고 2002년 3월 도법통합고시 개정으로 법제화되어 그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가 1999년 3월 31일 이전에 제작된 융착기는 2003년 3월 말까지, 1999년 3월 31일 이후에 제작된 융착기는 2003년 8월 말까지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성능확인을 받도록 했다.

융착기 성능확인은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에서 실시하다가 2003년 5월부터 서울광역본부와 충북광역본부로 이관해 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다. 지금은 E/F융착기만 가스안전공사에서 실시하고 버트융착기는 융착기 제작사로 출장을 가서 실시한다.

융착기의 성능확인 시험기준과 방법은 가스기술기준(KGS FS551) 부록E와 부록F에 따라 버트융착기의 경우 열판의 외관검사, 전원차단시험, 클램프 이상 여부 확인, 소구경과 대구경 융착상태 확인, 전체적인 작동상태 등을 확인해 각인과 필증을 부착하고 있다. E/F융착기도 공정완료, 냉각시간 이상 여부, 융착 이상 여부, 숏트 현상, 융착 이상 등 세밀하게 확인 후 검사필증을 부착한다. 현재 성능확인 수수료는 버트가 7만1000원(부가세 별도), E/F는 5만8000원이다.

성능확인제 도입 긍정적 결과

이러한 PE융착기에 대한 성능확인제도가 시행된 지 20년이 된 가운데 융착기 제작사나 유통업체, 가스시공업체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가스안전과 직결된 가스배관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에 모두가 공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융착기 제작사들은 고가의 융착기에 대한 성능확인으로 고객들에게 신뢰성을 제공하고 융착기를 시공업체에 대여하는 유통업체들은 장비의 훼손을 예방할 수 있고 시공사는 완벽한 가스시공이 가능해졌다.

결국 이러한 성능확인제의 긍정적인 결과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융착기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개선점

하지만 성능확인을 시행하면서 일부 개선할 부분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자소켓에서 대기온도 변화에 따라 융착 시간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기 온도가 5도일 때나 30도일 때 동일한 융착 시간으로 작업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버트융착기 검사 완료 시 융착기에 각인을 하는데 정밀장비에 망치로 때려 각인하는 방법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러한 몇 가지만 개선한다면 융착기 성능확인제도는 더 발전하면서 고객들에게 융착기에 대한 신뢰는 물론 가스안전 시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PE가스관 업계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도시가스사들의 30년 이상 장기 노후배관 교체를 앞두고 호황기를 맞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고밀도 배관의 원료인 PE100 사용과 중압 도입에 대한 검토가 본격화됨에 따라 앞으로 PE융착기의 수요증가와 더불어 역할도 강화될 것이므로 융착기의 성능확인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결국 융착기의 성능확인 못지않게 제작업체들의 양질의 제품 생산과 사용자들의 안정적인 장비사용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지속될 때 PE 관련 전체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PE융착기는 세민전자산업(대표 이남훈)과 세전WMS(대표 이기원) 등 2개사가 제작에 참여하면서 내수시장에 보급하고 있고, 해외시장에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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