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설비를 통해 검사하는 부경용기검사.
최신설비를 통해 검사하는 부경용기검사.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그동안 LPG용기 및 특정설비 전문검사기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고압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들이 최근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매우 분주한 상황이다.

급격하게 팽창한 반도체용 특수가스시장과 함께 최근 활발하게 추진되는 수소경제에 힘입어 튜브트레일러를 비롯해 Y톤용기 등 초대형 고압용기 재검 물량이 급증하면서 고압용기 전문검사기관들의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또 고순도 특수가스용기의 전처리를 위한 바렐연마나 잔가스처리 등 고압용기의 재검사와 연계된 사업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 스쿠버용 용기와 소방서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공기호흡기용 용기 등 몇몇 특수한 용도의 고압용기를 재검사하는 전문검사기관도 늘어나 한국가스전문검사기관협회에 잇따라 가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그동안에는 이음매 없는 고압가스용기는 타입Ⅰ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알루미늄 재질의 용기와 함께 타입Ⅳ 복합재료용기를 별도로 재검사하는 전문검사기관까지 생겨나고 있다.

본지는 최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고압가스 전문검사기관들을 소개하면서 재검사분야에서 주목받는 용기를 살펴보는 등 향후 국내의 재검사분야의 트렌드까지 알아본다.

국내 고압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은 내용적 125ℓ 이하의 이음매 없는 강재용기(타입Ⅰ)가 대표적이며, 검사하는 곳도 가장 많다. 또 정수장 등에 사용하는 염소(Cl2) 용접용기를 검사하는 독성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을 비롯해 △Y톤실린더, 튜브트레일러 등 초대형 용기 △공기호흡기용 용기와 같은 복합재료용기(타입Ⅳ) △스쿠버용 알루미늄재질의 용기 등 매우 다양한 용기를 대상으로 검사하고 있다.

고압용기 전문검사기관들은 저마다 검사하고자 하는 설비를 갖췄기 때문에 검사할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서만 검사하고 있다. 물론 이 가운데 엔케이텍, 대진산업 등은 강재 고압용기와 함께 복합재료용기도 검사하고 있으며, 부성테크니컬은 강재 고압용기와 튜브트레일러를 검사하고 있다.

전문검사기관의 특색에 맞춰 각각 검사하는 만큼 LPG나 특정설비 검사기관과 달리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양상이다.

전문검사기관 가운데에는 고압가스충전업계가 운영하는 곳도 많다. 검사능력으로 볼 때 충북 청주의 대진산업(대표 김창묵·김병묵·황정현)이 으뜸이다. 최신 검사설비를 갖춘 부경용기검사(대표 김재수)도 이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다.

고압가스충전업체가 운영하거나 관련이 있는 전문검사기관은 경기도 안양의 국제산업가스(대표 안성봉), 경기도 화성의 부성테크니칼(대표 박석용), 부산광역시의 아이피티(대표 이상봉) 등이 있다. 특히 국제산업가스는 최근 프레스방식으로 된 고가의 자동 타각기를 도입해 용기에 각인하는 작업자의 안전성을 도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광주의 신일가스와 전북 익산의 한국특수가스가 있으며 이들 전문검사기관은 한국가스전문검사기관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주로 복합재료용기를 검사하는 2곳이 최근 협회에 새롭게 진입했다. 경기도 오산의 에스지티(대표 신옥철)와 경기도 용인의 한컴라이프케어(대표 오병진)가 협회에 신규 가입하는 등 고압용기 전문검사기관이 검사하는 용기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한때 가장 많은 수의 용기를 검사했던 엔케이텍(대표 천영수)의 경우 내압검사를 수압검사 외에 초음파탐상검사(UT) 장비를 들여놓고 내용적 2ℓ부터 150ℓ까지의 용기에 대해 UT방식으로 검사하기도 한다.

엔케이텍 천영수 대표는 “우리 회사는 이제 많은 양의 용기를 검사하는 것보다 법령에 따라 수압으로 이뤄지는 내압검사를 전수검사하고 있다”면서 “반도체용 특수가스용기의 UT검사는 다이어프램식 용기용 밸브를 탈착하지 않고 검사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며, 또 다이어프램식 용기용 밸브의 경우 재검사를 통해 재사용하는 등 설비 및 인력부문의 투자를 통해 합리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Y톤실린더를 바렐연마하고 있는 모습.
Y톤실린더를 바렐연마하고 있는 모습.

잔가스처리까지 일괄서비스

전문검사기관 중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화인실텍(대표 김천균)을 빼놓을 수 없다. 주로 특수가스용 용기를 검사하는 이 회사는 고압용기의 검사뿐만 아니라 바렐연마까지 이어지는 용기 전처리까지 맡아 초고순도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반도체용 특수가스제조사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들어 반도체용 특수가스제조사의 요구가 더욱 다양해지면서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연내에 충북지역에 부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공장 준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이 회사는 더욱 특수하고 규격이 큰 고압용기의 바렐연마와 재검사, 그리고 독성가스의 잔가스처리까지 토털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화인실텍의 김천균 대표는 “반도체용 특수가스용기의 경우 사용하고 남은 잔가스처리까지 한 곳에서 할 수 있다면 용기의 전처리업무와 관련해 빠른 납기가 가능하다”면서 “새롭게 마련하는 신공장 부지 내에 잔가스처리업체를 별도로 유치, 아웃소싱을 통해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또 세계 최고의 내면 조도를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사용하던 DI워터를 통한 세척 외에도 자체 개발한 초음파 세척장비를 설치, 내면 조도의 품질을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압용기의 검사는 물론 기타 전처리와 같은 분야에서 실력의 중요함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튜브트레일러 1∼2주 내 검사

고압용기 전문검사기관으로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고압가스충전업체인 밀성산업가스도 가세했다. 튜브트레일러를 전문적으로 검사한다는 계획을 밝힌 이 회사는 별도 법인으로 밀성TTS(대표 김의중)를 설립하고 충남 태안에 마련한 부지에 벌써 기초공사를 마무리하고 공장을 건축하기 시작했다.

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운반하는 튜브트레일러도 늘어났지만 수소경제에 발맞춰 수소충전소가 늘어 수소운반용 튜브트레일러가 급증, 머지않아 재검주기가 도래한다고 판단한 이 회사는 대규모 공장을 건립해 늘어나는 검사물량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밀성TTS의 김의중 대표는 “현재 튜브트레일러를 검사하려면 최소 20일, 최대 한 달 이상 소요되고 있어 수소공급업체들의 불편이 매우 크다”면서 “우리 회사는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1만4876㎡의 부지 위에 가로 140m, 세로 25m 규모의 공장에서 최소 1주일, 최대 2주일이면 검사를 마칠 수 있으므로 이미 몇몇 고객사들과 검사와 관련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월 30여대의 튜브트레일러를 검사할 수 있다고 계획을 세운 회사는 기존 전문검사기관의 검사방식과 달리 쇼트블라스트, 도장, 수리 등의 공정에 자동화 및 반자동화 설비를 들여놓기로 했으며, 특히 분체도장을 통해 타 검사기관과의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수소를 충전해 운반하는 튜브트레일러.
수소를 충전해 운반하는 튜브트레일러.

제조사가 검사까지 ‘시너지 기대’

부산에 있는 초대형 고압용기제조업체인 에테르씨티(대표 위호선)도 고압용기전문검사분야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전북도, 완주군 등과 투자협약을 하고 전북 완주군 테크노밸리 제2산업단지에 초대형 용기 및 타입Ⅳ 용기 제조시설과 함께 용기를 재검사할 수 있는 전문검사기관까지 설립하기로 했다.

에테르씨티 위호선 대표는 “완주에 신설되는 공장에는 특화기술을 활용,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를 적용한 운송용 초대형 고압용기 생산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수소정책에 따라 우리 회사가 제조한 튜브트레일러도 직접 검사해 수소의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완주테크노밸리 제2산단 내 7만321㎡ 부지에 무려 597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이 회사는 복합소재용기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에스첨단소재와 합병을 이뤄냈고, 용기의 검사까지 직접 수행하는 등 향후 사업다각화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한편 현재 튜브트레일러 검사는 부성테크니컬 외에 부산의 이엔케이(대표 이진명)과 울산의 퍼펙트플러스(대표 조성철)가 있으며, 전북 군산의 백광산업(대표 장영수)은 특수가스용기를 주로 검사하고 있다. 이밖에 독성가스용기의 검사는 전북 김제의 백광IST(대표 최태호)가 유일하다.

하지만 전문검사기관들의 고민도 많다. 최근 심각한 인력난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용기검사업계 일각에서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자동 타각기 등에 대한 투자와 함께 UT, AE(음향방출검사) 등 새로운 방식의 검사기법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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