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소충전소 성능 평가장치 시제품에 대한 현장적용시험이 시행되는 모습.
한국형 수소충전소 성능 평가장치 시제품에 대한 현장적용시험이 시행되는 모습.

[가스신문 = 이경인 기자]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수소충전소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충전유량에 대한 불신 해소를 위해 관련 장비에 대한 실증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연내 성능평가장치 도입을 위한 제도화가 시행되며 충전유량 계량교정장비는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가스안전공사를 비롯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힘을 모으고 있다. 관련 장비의 개발 현황과 함께, 운영 효과 등을 살펴보았다.

수소충전소는 현재 운영 중인 충전소 중 가장 높은 압력으로 운영되는 만큼, 안전성 확보가 중요한 요구사항으로 꼽힌다. 또한, 여름과 겨울의 높은 기온차와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 등 우리나라 날씨를 감안하면 외국에서 마련된 수소충전소 안전관리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수소충전소의 발빠른 보급을 위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한국형 안전 및 운영 기준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올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실증시험이 진행 중인 수소충전소 안전운영 기준 및 기술로는 한국형 수소충전소 성능평가장치와 계량교정장비를 들 수 있다.

한국형 수소충전소 성능평가장치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 R&D 사업 정부 예산 36억원을 지원 받아서 2019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평가장치를 개발 제작했으며 권역별로 6개 수소충전소를 대상으로 실증시험을 완료했다. 또한, 국내 수소충전소에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수소충전소 공급 성능 및 안전기능 성능 평가장치를 추가로 검증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시제품의 성능검증 및 현장적용 시험 중인 한국형 수소충전소 성능 평가 장치(Hy-PAS : Hydrogen station – Performance Assessment System)가 바로 그것으로 지난 7월 경남 창원의 한 수소충전소에서 연구개발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능검증시연도 무사히 마무리했다.

당시 성능검증시연을 계기로 향후 수소충전소의 공급성능 및 안전기능에 대한 20종의 평가항목을 설정한데 이어, 수소충전소 성능검증 안전기준을 마련해 제도화를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정량충전 교정장비 개발 완료

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수소충전 법정계량 교정장비 초기모델.
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수소충전 법정계량 교정장비 초기모델.

수소는 700기압 이상의 초고압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기존의 유량측정방식으로는 계량에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외국에서도 다양한 기법을 도입·연구 중이지만, 초고압인 수소의 특성을 감안해 오차범위를 다른 연료유보다 넓게 해석하는게 주류이다.

더욱이 수소공급업체에서 출발한 수소는 충전소를 거쳐 차량에 충전되는데, 수소 측정방식이 서로 다른 탓에 손실량을 놓고 의견차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수소충전소의 충전기를 통해 차량에 가스상태의 수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는 초고압과 과도한 온도변화가 발생하는 만큼, 기존 유량측정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도 제1차 수소경제 이행기본 계획에 따라 2025년 수소차 충전기 법정계량제도 기반구축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법정계량 교정장비에 대한 기술력이 높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통해 수소 유량 교정시스템 개발이 시작됐다. 하지만, 700bar 이상인 수소기체를 대상으로 유량계 교정이 가능한 설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무한 탓에 시작부터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이에 따라, 표준과학원은 50bar 수준의 고압기체유량 국가표준시스템을 구축한 가운데, 수소충전소의 현장 수소주입조건에서 중량식 교정방법을 도입했다. 또한, 관련법규에 의거 반드시 갖춰야 하는 방폭설비를 개선하고 기준 유량계법과 중량계량법의 복합계량이 가능하도록 장비를 구축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았다.

현행법상 수소충전소에서 수소전지차에 탑재된 용기에 한해 충전이 가능한 만큼, 해당 연구장비에 대한 실증연구가 불가했다. 이에, 수소충전 성능평가장치 운영에 관한 특례기준 제정을 통해 연구장비에 대한 충전이 가능해졌으며 이후, 실증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우여곡절 끝에 해당 장비는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에서 초고압 수소 충전으로 인한 안전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 10월 실제, 수소충전소에서 실증시험이 진행됐다.

표준과학연구원 강웅 책임연구원은 “향후 수소차 충전기 법정계량제도 구축을 위해서는 관련 장비의 개발이 최우선 과제”라며 “개발장비에 대해 올해에도 지역별로 실증시험을 실시, 현장데이터에 기반한 검정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럽과 일본 등 해외표준기관과의 수소유량측정기술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한국형 기준마련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표준과학연구원은 민간(피디케이)에 기술을 이전, 본격적인 상용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도 관련 장비 활용방법에 보태

표준과학연구원 강웅 박사가 개발이 완료된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표준과학연구원 강웅 박사가 개발이 완료된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수소자동차 충전소의 안전성능 및 계량성능 평가장치(이하 평가장치) 운영자 기준이 삭제돼 누구나 활용이 가능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수소자동차 충전소의 안전성능 및 계량성능 평가장치 운영에 관한 특례기준 일부를 개정 고시했다.

개정내용을 살펴보면 수소충전소 평가장치의 운영자 조항을 삭제, 사실상 누구나 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용범위를 확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평가장치의 운영자 범위를 확대해 평가장치의 운용을 활성화하고 수소충전소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자 범위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한국가스안전공사 검사에 합격한 수소충전소 안전성능 및 계량 성능 실험 평가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운영자 제한없이 실험이나 평가가 가능해졌다.

저작권자 | 가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