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아스와 각종 용도
드라이아스와 각종 용도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산업현장 곳곳에서 다양한 가스를 쓰는 것을 보면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듯하다. 각종 경제 지표에서 나타난 수치는 물론 문화 수준의 향상에 따라 탄산, 아산화질소 등 식품첨가물용 고압가스를 비롯해 드라이아이스의 사용량만 보더라도 이미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이차전지, 의료, 농업, 식품, 포장 등의 분야에서 매우 다양한 고압가스를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질소, 산소, 탄산 등 일반고압가스는 물론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종류나 사용량 측면에서 어느 것 하나 선진국에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사용한다.

드라이아이스(D/I)의 경우 가스는 아니나 식음료용 액화탄산을 원료로 제조하기 때문에 가스산업이 발달하지 않으면 시장이 클 수 없다. D/I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는데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새벽배송, 신선택배 등 유통산업의 급팽창과 함께 D/I가 우리 가정까지 깊숙이 들어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신선택배, 새벽배송 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으나 대형 온라인쇼핑몰, 이커머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택배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자리 잡게 됨으로써 D/I의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양상이다.

본지는 최근 급신장하는 D/I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몇몇 D/I제조설비업체를 소개한다.

드라이아이스(D/I)는 보냉 및 식품 보존에 뛰어난 효과를 지니고 있어 냉동식품 보관에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급속냉각, 특수세척, 연구실, 무대연출 등에 매우 폭넓게 사용한다.

지난 3~4년간 국내 D/I시장은 그야말로 수직으로 상승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D/I가 남아돌아 일본에 대량으로 수출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D/I 수요가 폭증하자 액화탄산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져 산업현장에서 조업이 중단되는 등 해마다 심각한 홍역을 치렀다.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의 다양한 제조공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은 D/I 수요가 많은 여름철에 석유화학플랜트의 정비 일정까지 몰리면 여지없이 수급 대란으로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액화탄산의 부족으로 인해 비교적 가격이 낮은 용접용 탄산의 공급이 끊겨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올해는 D/I업체에도 액화탄산을 공급하지 못해 식품 포장 등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D/I 시장 3~4년 전부터 급팽창

D/I시장이 크지 않았던 5년 전까지만 해도 D/I는 대부분 액화탄산메이커들이 제조했다. 유통은 D/I 전문대리점을 통해 이뤄졌다. D/I는 순전히 탄산메이커들의 시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10년 전 에프엠에스, 에코보보스 등 몇몇 D/I전문대리점이 너겟 형태로도 제조, 판매하기 위해 별도로 D/I제조설비를 갖춰 생산하기도 했으나 탄산메이커들의 D/I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더욱 빠르게 늘어난 신선택배, 새벽배송 등 온라인유통산업의 급신장으로 인해 D/I제조업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났다.

전국 곳곳의 고압가스충전업체를 비롯해 냉동식품포장업체, 대형 온라인유통업체 등이 너나 할 것 없이 D/I제조설비를 들여놓았다.

고압가스충전업체들이 가동하고 있는 D/I제조설비는 경기도 시흥을 비롯해 충북 진천, 울산, 창원, 김해 등 무수히 많다. D/I전문제조업체도 윤익스디티에스(용인), 바인컴퍼니(음성), 에프엠에스(화성), 한국콜드체인(성남드라이아이스·이천), 무한상사(음성), 미종월드(장흥), 씨아이스(부산), 제주콜드체인(제주) 등 많이 늘었다.

외산 점유한 설비시장 국산 가세

그동안 D/I제조설비는 중국산이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해왔다. 국내의 액화탄산메이커들도 화서덕, 호레코, 시다, 용제 등 중국의 D/I제조설비를 설치, D/I를 생산해왔다. 국내의 무한상사, 태경케미컬 등은 직접 중국의 D/I제조설비를 들여와 국내에 공급함으로써 D/I시장이 확대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 테크린, 빅텍스 등 국내 D/I제조설비업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D/I세척기로 D/I제조설비시장에 발을 담근 국내 업체들은 D/I시장이 커지면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태경케미컬이 보급하고 있는 중국 화서덕 드라이아이스제조설비.
태경케미컬이 보급하고 있는 중국 화서덕 드라이아이스제조설비.

태경케미컬-연속가동 가능시간 무려 3주

국내 대표적인 탄산메이커인 태경케미컬(대표 박기환)은 지난 6월 중국 우시(Wuxi)에 있는 화서덕자동화기계(유)와 D/I제조설비에 대한 대리점 총판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본격 공급하고 있다.

태경케미컬이 공급하는 설비의 특장점은 연속가동 가능시간이 하루 24시간 가동기준으로 무려 3주다. 타사 설비의 경우 연속가동 가능시간이 2~3일에 불과하므로 성능의 측면에서 매우 차별화돼 있다는 것이다.

또 캐비티(D/I제조실린더)와 관련해 특허받은 플러그 타입의 소결장치를 사용함으로써 막힘이나 깨짐 현상도 방지한다. 캐비티에서 기체 CO₂를 빼줘야 하는데 화서덕이 개발한 소결판을 통해 연속가동 가능시간을 혁신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한다.

유압설비도 이중조합 펌프를 사용하는 등 한층 특화된 D/I제조설비를 통해 시간당 1000kg 이상의 펠릿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소결판과 이중조합 펌프 등을 채용함으로써 기존의 D/I제조설비보다 안정성 및 내구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 4헤드 독립제어방식을 도입한 테크린의 드라이아이스제조설비
세계 최초 4헤드 독립제어방식을 도입한 테크린의 드라이아이스제조설비

테크린-4헤드 타입…생산 차질 없어

충남 천안의 D/I제조설비업체인 테크린(대표 김훈)은 국내 시장에 차별화된 품질과 기능을 갖춘 설비를 공급해 D/I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013년 D/I세척기를 개발하면서 D/I시장에 뛰어든 이 회사는 국내 실정에 맞는 D/I제조설비를 개발, 보급해 호평받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D/I제조설비는 완전히 독립된 4헤드 타입이며, 부하 압력을 최소화해 연속운전이 가능하고 각각 독립된 제어를 통해 1개의 헤드에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3개의 헤드가 안정적 운전하므로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게 큰 장점이다.

특히 이 회사의 D/I제조설비는 100% 국산이므로 긴급 상황 발생 시 24시간 내에 A/S를 할 수 있다. 또 고밀도 D/I를 제조함으로써 승화율이 낮아 타사에서 생산한 D/I 대비 매우 오랜 시간 지속되는 등 고품질을 자랑한다.

빅텍스-대형 유통사에 D/I설비 납품

지난 2000년 설립된 빅텍스(대표 최진흥)도 D/I세척기를 개발하면서 기술을 축적해왔다. 특히 세계 최초로 D/I세척기 로봇까지 개발, 한전기공 컨소시엄에 납품한 이 회사는 국내 유수의 가전회사와 쉐프컬렉션 냉장고 메탈도어 자동화 세척장비 생산라인에 대한 계약을 했다.

이 회사는 2019년 D/I 너겟제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마트몰인 쓱의 새벽배송 콜드체인 드라이아이스 자동화장비 및 유지관리에 대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국내 유수의 가전회사와 CO₂ 초임계 초정밀 세정장비를 개발, 납품하기도 했다.

액화탄산을 분사해 만든 D/I 스노우를 직접 가압해 D/I 너겟을 제조하는 방식을 적용한 이 회사는 D/I 너겟의 생산부터 부직포 포장까지 완전 자동화시스템을 갖췄다. 또 D/I 리커버리시스템과 연계할 경우 세계 최고의 생산효율을 나타낸다.

또 쿠팡의 D/I공급업체인 CPLB에 D/I생산 자동화설비의 설계 및 시공한 데 이어 마켓컬리 D/I생산 자동화설비에 대한 설계·시공을 비롯해 위탁운영서비스를 하기로 하는 등 D/I제조설비와 관련한 기술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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