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에서 발간한 가스 사고 연감(2013~2022년)에 의하면, 사고원인 사례에서 특징적 유형을 찾아볼 수 있다. 가스 사고에서 늘 높게 나타나는 사용자 부주의(10년간 평균 32.8%)라는 안전 불감증 대책의 하나는 안전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규제의 벽을 높인 것이 그동안의 관례이다.

지난 10년간의 가스 사고원인을 가스기기 사용 및 관리 부주의와, 가스시설 미비 및 가스제품 노후화라는 두 가지로 통합하면, 전자의 소프트웨어적 서비스 사고율 46.3%와, 후자의 하드웨어적 시설과 기기 사고율 40.9%를 묶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서비스 분야의 높은 사고율은 가스기기 및 가스시설에 IOT·ICT기술을 접목한 안전기기로 줄일 수 있지만, 비용과 관례 때문에 점검을 강화하는 서비스 안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적 사고율을 대폭 줄이기 위한 대책의 하나는 누출가스를 차단하기 위한 첨단밀봉기술과 자동화, AI기술을 적용한 신제품 개발을 포함한 사용연한제 도입으로 사고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서비스 점검에서 하드웨어적 안전기술로 전환한다면, 감소한 사고 발생으로 사회적 비용과 불안감은 줄어들게 된다.

‘설마’라는 안전 불감증과 사회적 안타까움으로 얼룩진 대형 참사의 첫 사례는 2018년 12월 강릉 펜션에서 가스보일러에 관련된 고3 학생 3명의 사망과 7명의 의식불명 사고였다. 원인은 보일러의 배기관과 연통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단순 사고였지만. 누출된 일산화탄소(CO)에 의한 피해는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대형 사고였다. 결국 보일러의 시공, 관리·감독, 가스공급자 과실, 사용자의 관리 소홀이라는 총체적 부실은 간단한 점검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임에도 막지 못했다.

두 번째 사례는 2020년 11월 경기 수원의 한 빌라에서 보일러 폐가스가 창문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면서 2명을 숨지게 한 가스보일러 참사였다. 가스안전공사에서 집계한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사고의 70% 이상은 배기통 이탈에 기인한다는 단순 점검사항을 또다시 간과한 것이다.

세 번째 사례는 2022년 10월에 발생한 전북 무주군의 일가족 5명 사망과 1명 중태라는 대형 사고도 CO에 의한 가스중독 사고였다. 사고원인도 보일러 연통의 끝부분이 막혀 CO가 집안으로 유입된 안전 불감증 사례였다.

이들 대형 참사의 공통점은 정상적으로 배출되어야 하는 CO가 실내로 유입되면서 잠자는 사람들을 질식시킨 점이다. 결국 배기구와 연통이 완벽하게 연결되어 가스누출이 없었다면, 평상시에 누출가스 점검을 잘했다면, 가스누출을 알려줄 수 있는 가스경보기가 설치되었다면 등과 같은 안전 불감증이 반복된 것이다. 가스 제품에 대한 단순 점검과 유지보수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을 간과한 결과로는 너무 큰 희생이었다.

그동안 가스누출 인명피해에서 얻은 교훈은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나 방안은 다양하게 마련되었지만, 결국에는 비용과 관행 때문에 안전 불감증 다람쥐 쳇바퀴만 돌아간 것이다.

연소기기에서 생산된 배기가스 중 가스 사고에 직접 관련된 일산화탄소는 LPG나 도시가스를 태울 때 필요한 산소가 부족해 발생하는 기술적 한계이기 때문에 환기구와 가스경보기와 같은 안전장치의 설치와 운영하는 것이 차선책이다.

실제로 CO는 CO₂에 비해 발열량이 낮아 산소를 더 공급하여 재연소하는 애프터 버너 설치로 열효율은 높이고 CO는 감축하는 기술을 적용한 항공기나 자동차, 산업용 보일러가 있다. 다만, 가정용 가스보일러에서는 비용 문제로 2개 이상 연결한 역류형 연소실을 설치하여 배기가스가 연소실 내부에 오랫동안 체류하다 방출하는 설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배기가스는 배기구와 연통을 타고 실외로 배출되는 과정에 실란트로 연결부를 완벽한 밀봉하지 못하면 틈새를 통해 다량의 CO가 누출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따라서 보일러나 난로를 설치하고 검사하는 전문가와 관리자는 특히 배출구와 연통, 연통과 연통 사이의 연결부가 잘 밀봉되어 누출가스가 발생하는지 그 여부를 점검해야 겨울철 가스 사고는 예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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