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이름 소            속
1 가스·화공플랜트의 안전관리 핵심요소 김욱주 (사)한국가스기술사회 교육홍보이사
2 도시가스 배관망 수소 혼입에 따른 압력손실 등 변화 이주호 ㈜해양에너지 안전기술팀장
3 위상배열초음파검사 도입 필요성 이주민 ㈜그린에너지 대표
4 독성가스용 실린더캐비닛 제조기준 및 주요기능 고찰(NH3 중심으로) 신동현 극동대학교 친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5 학교 내 고압가스시설 안전관리 방안 이정권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서울강원지부장
6 특정고압가스 신고대상 판단 제언 김충기 ㈜큐베스트 상무
7 수소산업 밸류 체인별 주안점 및 관련기업 박선필 코오롱생명과학㈜ 책임연구원
8 누리호 엔진 개발을 위한 고압가스 공급 시스템  강동혁 한국항공우구연구원 책임연구원 
9 전기방폭기술 관련 제언 이중희 ㈜바텍 SEC 대표
10 가스설계업의 필요성에 대한 고찰 이욱범 스마트안전기술 고문
11 LNG터미널 설계시 주안점 박철진 ㈜포스코이앤씨 엔지니어
12 가스안전과 휴먼에러 최인환 (사)한국가스기술사회 영남지회장

 

최인환 가스기술사
최인환 가스기술사

최근 3년간 발생한 가스사고의 주요 원인은 사용자 및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가 전체 사고의 34%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고 원인의 많은 부분이 휴먼에러에 기인하고 있다. 따라서 휴먼에러 예방은 가스안전의 Key Point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먼에러는 ‘인간이 지정된 행위를 하지 못하여 파손, 사고 혹은 예정된 작업의 중단을 초래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쉽게 말해 심리상태나 주위 환경에 영향을 받아 행하는 착오(mistake)나 실수(slip)를 뜻한다.

필자는 38년간 가스현장 일선에서 아차사고뿐만 아니라 인적·물적사고를 다수 경험했다. 그 결과, 사고 원인이 시설이나 기술적 결함보다는 대부분 작업자의 휴먼에러임을 확인했다. 필자의 체험 사례를 통해 휴먼에러 관리의 중요성과 예방대책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과거 00사업장에서 근무할 때 작업자가 밸브를 잘못 열어 LPG 누출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 가스 치환을 위해 1층과 2층에서 2명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때 2층의 책임자가 1층 작업자를 내려다보며 “오른쪽 밸브 열어”라고 지시하였고, 1층 작업자는 지시에 따라 오른쪽 밸브를 열었다. 이 순간 2층에 있는 배관에서 액체상태의 LPG가 대량으로 누출된 것이다. 질소 배관의 밸브를 연다는 것이 그만 LPG 배관의 밸브를 열어 버린 것이다.

2층 작업자가 밸브 위치를 알려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밸브를 오인한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1층 작업자는 2층에서 “오른쪽 밸브 열어”라는 말만 듣고 무심결에 자기 기준에서의 오른쪽 밸브를 연 것이다. 2층 작업자가 자기의 위치에서 바라본 밸브는 오른쪽이었지만, 1층 작업자에게는 왼쪽에 있는 밸브였던 것이다. 이런 사고의 경우, 밸브 조작 에러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판단하기가 참 애매하다. 두 명 모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2층 책임자의 과실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2층 책임자가 “너 기준에서 왼쪽 밸브 열어”라고 좀 더 명확히 지시했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휴먼에러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업장별로 약간씩 다르겠지만, 필자가 현장 경험을 통해 느낀 바로는 아래와 같이 4가지 정도의 예방대책이 있다.

첫 번째로, 심리상태의 안정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심리상태가 안정되어야 주위 환경과 잠재 위험요인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상태의 불안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가정불화, 금전, 도박, 약물중독 등 주로 외부적인 요인이 많다. 따라서 평소 심리상태가 불안한 작업자들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소통해야 한다.

두 번째로, 신체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유지하여 피로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체가 정신을 지배하기 쉽다는 말도 있듯이 과도한 음주나 운동, 수면 부족으로 피로하게 되면 오감 능력이 떨어진다. 몸이 피곤하면 작업을 빨리 끝내고자 하는 유혹이 일어나기 때문에 심각한 휴먼에러를 일으킬 수 있다.

세 번째로, 현장 각종 설비에 위험/금지/지시/안내표지뿐만 아니라 설비의 고유번호나 명칭을 반드시 부착해야 한다. 예상외로 현장의 시설정보 부재로 인한 휴먼에러가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되며 원격이나 비대면으로 작업 지시하는 경우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네 번째로, 조바심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업일정 단축이나 과도한 목표 달성은 조바심을 키울 수 있다. 작업자의 조바심은 대형사고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이므로, 작업일정과 목표량은 달성 가능한 범위이어야 한다.

안전관리자들은 대부분의 사고가 휴먼에러에 기인한다는 점을 유념하고, 관련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여 휴먼에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해야 한다. 참고로 필자가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휴먼에러 예방 관련 2개의 교훈이 있다.

먼저 '켜기 전에 끄는 것부터 확인하자'인데, 이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우선 설비운전이나 작업을 중지하자는 의미이다. 두 번째로 '안전 행동은 현장 피드백에 의해 좌우 된다'인데, 정기적인 안전교육보다 현장의 불안전한 행동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가스산업에 종사하는 경영자, 관리자, 작업자들 모두가 위의 교훈을 참고 삼아 휴먼에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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