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으로 국내 도시가스 산업용 요금이 불안정하여 대용량 수요처의 연료전환이 가속화됐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으로 국내 도시가스 산업용 요금이 불안정하여 대용량 수요처의 연료전환이 가속화됐다.

[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올해 도시가스 시장은 내수경기 악화와 도매요금 변동성 탓에 34개 도시가스사들의 판매실적은 급감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권 도시가스사 모두가 분기별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평균 5~10% 이상 감소하고 있어 또 한 차례 역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내수경기 활성화로 253억㎥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던 2022년도와는 달리 올해는 2월부터 판매감소가 두드려져 34개 도시가스사들의 3분기 누계 판매실적이 169억㎥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12월 한 달간 극강의 한파가 오지 않는 한 공급사들의 올해 예상 누적 판매량은 235억㎥를 상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도시가스사들의 판매실적이 감소한 최대 원인은 내수경기 악화와 함께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체들의 가동률이 저하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산업경기가 최악인 상태에서 도시가스 가격마저 도매요금 불안정 탓에 경쟁연료(LPG, B-C유, 전기)와 가격경쟁에서 뒤쳐진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올해 민수용 동결을 제외하면 산업용, 수송용, 영업용 등 모든 용도별 요금이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보다 크게 올랐다. 다만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도매요금은 올들어 3차례 인상과 8차례 인하를 겪으면서 하반기부터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나, 여전히 환율과 유가가 불안한 상황이다.

산업용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 상실은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전년동기 대비 15%이상 급감했다. 여기에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그동안 도시가스사의 든든한 수요처였던 수송용(천연가스 버스)도 전기와 수소버스로 빠르게 전환해 이 부문의 판매실적 역시 3년째 두 자리 이상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부터 국내 전력시장에서 CHPS 시장이 새롭게 오픈되면서 발전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발전용 연료전지가 활성 돼 도시가스사들의 신규 수요처로 떠올랐다. 공급사들의 판매량 감소분을 그나마 발전용 연료전지가 채웠고, 내년에도 이 분야의 국내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가스 수요가수는 올해도 1.5~2% 늘어난 2,089만개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중 가정용이 2,023만 세대로 전체 수요가수 중 96%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나, 세대별 도시가스 소비량은 매년 감소해 수요증가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처럼 올해 국내 도시가스 산업은 외형적으로는 판매실적 역성장을 했고, 신규 수요개발을 위한 실적은 거두지 못했다.

그래도 올해 도시가스업계에서는 제도개선 부문에 큰 성과를 올렸다. 무엇보다 40년 이상 이어온 국내 도시가스 산업의 아킬레스근인 ‘지하매설 노후배관’에 대한 교체사업과 투자재원 확보 문제를 제도개선으로 해결했다. 이에 내년부터 도시가스사들은 권역 내 노후배관 교체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른 국민의 안전 확보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도시가스 계량기 선진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가스AMI 시범사업이 지난 7월 말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보급 확대에 물꼬를 텄다. 전국 8개 지자체가 참여해 84,272대의 선전형 계량기가 보급됐다. 다만 정부의 예산 부족과 보급확대에 필요한 제반적 기술 및 제도개선이 남았다.

또 올해 안전 부문에서도 공동주택 내 가스사용자시설에 대한 기밀시험 주기가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완화되어, 사용자의 불편 해소와 도시가스사들의 업무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여전히 공동주택 관련 제도개선은 ‘산넘어 산’이다. 또 도시가스 고객센터와 관련한 여성점검원 임금 문제와 가정용 세대의 안전관리 체계 개선은 이뤄지지 못한 채 또 한해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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