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채널에서 보일러 제조사를 검색할 경우 나오는 채널들
카카오채널에서 보일러 제조사를 검색할 경우 나오는 채널들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최근 카카오톡 내 사칭(피싱)채널을 통해 보일러 제조사로 위장하고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사기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제조사들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제조사의 공식 로고 등을 도용한 카카오톡 사칭 채팅방 사기가 계속되고 있어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장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기 수법은 △보일러 서비스·A/S 등 사칭 채널 개설 △AS 불가 제품이라며 신제품 무상교환 제안 △피싱사이트 유도 후 구매·회수 가격(전액 환불)조건으로 수십만원 상당을 입금 요구 △입금시 수수료를 포함하지 않아 결제 오류가 났다며 재입금 요구 △재입금시 피싱사이트에 업데이트 창을 띄운 후 잠적하는 방식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매일 피싱 채널을 체크하고 발견 즉시 카카오 측에 신고하고 있다”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소비자 대상으로 공지문을 내고 경찰 신고도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이런 사기 행각을 벌인 업체들은 채널이 삭제되면 즉각 다시 생성하는 방식이고, 공식 로고를 사용하고 채널에 추가된 친구 숫자를 늘려 소비자가 진위 여부를 착각하도록 만들고 있다.

제조사들은 카카오채널을 만들기 쉽다는 점이 이런 사기 행위가 지속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카카오채널에서 ‘A’를 검색하면 A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채널이 검색이 된다. 이 가운데 A 본사의 공식 채널은 친구가 86,000명이 넘는 채널 하나다.

문제는 제조사 이름을 달고, 그 제조사의 공식 로고를 쓴 채 영업을 하는 채널이 수십, 수백 개이기 때문에 보일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제조사 이름만 검색하면 혼동이 올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카카오채널 프로필 사진에 기업의 공식 로고 등을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톡 채널 사칭 사기에 대해 카카오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소비자가 기업 명을 검색할 경우 인증 절차를 통해 본사의 운영 공식 채널만 노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에 들어갈 때 나오는 경고메세지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에 들어갈 때 나오는 경고메세지

이에 대해 카카오 입장에서는 채팅방 입장 즉시 경고 메시지를 통해 해당 사기수법과 관련해 충분히 주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채널이 아닌 경우 1:1 채팅방에 들어가면, ‘사업자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채널입니다. 기관, 금융, 유명인 사칭에 주의해주세요’라는 경고 메시지가 나오기에, 소비자가 구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보일러 뿐만 아니라 유통·소비재 기업을 사칭해 가짜 사이트로 유도하는 수법은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청소기, 안마기, 가구 등을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은 최근 6개월간 소비자가 사칭 카카오채널에 사기를 당한 뒤 회사로 항의를 한 피해 신고가 20건 가량 접수됐다. 중소기업 사칭 채널 가운데에는 공식 채널보다 ‘친구’ 수가 더 많은 채널도 있다.

카카오는 이러한 피해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의심채널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과 일대일 채팅 관리자에 대한 신원 확인을 강화하고 권리침해 신고 과정 간소화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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