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힘든데 각자도생의 싸움판

‘토끼야 토끼야 어디로 가느냐’고 묻고 싶었던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있다. 3년 동안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면서 연초에는 희망에 부풀었는데, 3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와 더불어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율은 1% 초반대에 그칠 전망이다. 기업도 서민 가계도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팍팍한 2023년을 보내는 것 같다.

교수들은 ‘2023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 :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는 뜻)’를 뽑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의 현상이 난무해서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는 이유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바르게 이끌어야 하는데,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풍토를 비판한 것이다.

연합뉴스가 선정한 「2023년 국내 10대 뉴스」를 봐도 대부분 어두운 뉴스 일색이고, 아슬아슬한 난세 같아서 더욱 가슴이 먹먹해진다.

△극단으로 흐르는 진영정치…민생보다 이념투쟁 매몰 △이재명 사법 리스크…체포동의안 가결·구속영장 기각 △강제징용 해법으로 한일관계 급속 개선 △북, 핵고도화·위성발사·통신선차단…남북 단절·대치 심화 △납치살해·흉기 난동…잇단 흉악범죄에 시민 불안 △무너진 교권…교직사회 분노 폭발 △새만금 잼버리 파행…’네 탓’ 공방, 정쟁으로 비화 △2030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누리호 3차 발사 성공…뉴 스페이스 시대 열어 △치솟는 식품 물가에 서민 부담 가중…’빵 서기관’ 부활 등의 뉴스가 지난 1년의 우리 자화상(自畵像)이다.

그래도 가스시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성숙기에 들어선 우리 가스시장은 역동적인 큰 이슈 없이 올해도 평탄한 한해였다. 그러나 기업들의 개별환경은 도시가스와 LPG를 막론하고 대부분 녹록지 않았다. 특히 13조를 넘어선 가스공사의 미수금 사태는 가스업계의 성장동력을 극도로 위축시키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다만 수소시장은 초기 단계인 만큼 지난 한 해도 다각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가스신문 지면과 인터넷 가스신문, 인터넷 수소뉴스에 더 많이 조명되고 부각되었다. 그리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큰 가스사고가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 다행이라 하겠다.

가스신문이 기자들이 선정한 「2023년 가스업계 10대 뉴스」 역시 큰 사건·사고가 없이 비교적 차분한 편이다.

△눈덩이처럼 커진 미수금 사태와 가스요금 폭등 △수소생산설비 고장으로 수소대란 운전자 불만 폭증 △도시가스 노후배관 교체사업 투자환경 조성 △LPG 평가전담제와 안전관리대행 도입 논쟁 △고압가스저장탱크 저장능력 논란 일단락 △온라인 기술검토 검사신청·접수 시스템 도입 △수소·가스안전 체험하는 ‘수소안전뮤지엄’ 개소 △공동주택 내 가스사용자 공급관 기밀시험주기 완화 △세계 최초 수소발전 입찰시장 개설 △수소20% 혼소 앞두고 산업용보일러 개발 활기 등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계묘년을 마감하면서 정신없이 헤쳐 나온 지난 한 해를 되새김해 보고, 살아남은 자신을 위로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올해 비록 실패와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부터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희망찬 출발을 위하여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간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스신문과 수소뉴스에 변함없는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신 애독자 여러분과 전국의 가스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면서 계묘년을 마감하고자 한다.

가스신문·수소뉴스 발행인 양영근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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