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소. 사진의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충전소. 사진의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수도권 고압가스충전시장은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탄산, 질소, 헬륨 등 주요 고압가스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해마다 이어지면서 시장에 물량이 모자라는 등 과당경쟁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 안정화를 이루고 있는 수도권 고압가스시장에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불온한 세력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경인고압가스조합은 타 지역에 사업적 기반을 둔 A충전소의 수도권 진입으로 인해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이를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열린 서울경인고압가스조합 송년회에서는 급기야 잠재돼 있던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합에 이름만 걸어놓고 오히려 말썽을 일으키는 몇몇 비조합원들에게 가스를 공급하는 등 그 행태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에서 월회비를 내는 것만으로 조합원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면서 월례회 등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해 조합과 뜻을 함께할 때 진정 조합원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인지역의 한 고압가스충전사업자는 이에 대해 “우리 지역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소모적인 경쟁을 자제하고 있으나 A충전소가 수도권을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그 틈바구니에서 전리품을 챙기고 있다”면서 “모든 피해는 수도권 고압가스충전소들이 입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A충전소는 수급 대란으로 인해 몸값이 한층 높아진 탄산을 무기로 삼아 각종 고압가스를 끼워파는 등 수도권 시장을 떡 주무르듯 했다는 것이 대다수 수도권 충전사업자들의 견해다.

이에 대해 한 조합원은 “A충전소의 경우 탄산이 부족할 때도 조합원사보다 물의를 일으켰던 비조합원사에게 차질 없이 공급하지 않았냐”면서 “A충전소는 조합에 가입해 조합원들로 하여금 경계를 허물어트리게 하여 안심시킨 후 오히려 비조합원들과 호형호제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수도권의 사업자들이나 조합에서는 A충전소를 대상으로 시장 안정화를 강조해왔으나 이 같은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것 또한 시장 질서를 흩트리는 행위이므로 삼가야 한다는 말을 건네기도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더욱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실제 A충전소의 영업은 경인지역 비조합원사를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크며, 조합원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함으로써 이 비조합원사가 조합원사의 가스수요처를 공략해 빼앗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의 한 고압가스영업담당자는 “그동안 조합이 A충전소에 대해 관망해오는 수준이었으나 이번에 제대로 판단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같다”면서 “앞으로도 시장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가스사업자가 있을 때 상도덕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시장 질서의 기본과 원칙을 적용,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경인지역 고압가스업계 일각에서는 자율경쟁을 하는 시장에서 분쟁이 생기지 않을 수 없으나 탱크로리를 통해 원료액체가스를 공급하는 등 규모가 제법 큰 충전소들은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스를 공급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거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분위기다. 고압가스시장에서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을 것이니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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