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넥의 서브가스켓 생산장비
가드넥의 서브가스켓 생산장비

[가스신문 = 한상원 기자] 올해 12월 기준 수소전문기업은 총 67개사이다. 수소전문기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30개사 이상을 자랑하는 연료전지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수소산업에 있어서 연료전지는 빼놓을 수 없으며, 발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국산화 기술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외에서 가져온 완성된 제품이 우리나라 시장에 즐비하다. 물론 과거에 비해 연료전지 업계에서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성과도 내고 있다.

결국 연료전지의 국산화를 위해서는 소부장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 수소전문기업 67개사 중 현재 연료전지 소재부품기업은 3곳이 전부다. 숫자로만 알 수 있듯 글로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본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 중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연료전지를 통해 뽐내고 있는 기업이 있다. 첨단 소재의 핵심기술을 보유하기 위하여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으로 다수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소재전문기업이자 수소전문기업 가드넥(주)을 탐방했다.

파일럿 R&D 테스트 장비
파일럿 R&D 테스트 장비

다년간 쌓아온 기술 통해 전문기업 거듭나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가드넥은 2010년 디스플레이 방열소재 전문기업으로 출범하여 미래를 열 수 있는 열쇠가 되는 소재를 개발하자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 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본사를 방문하자마자 보인 제1공장과 제2공장은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 제1공장에서는 코팅과 슬리팅을, 2공장에서는 기체확산층과 전기방사 등을 제조한다. 설비 또한 각각의 제조 품목에 따라 체계적으로 나뉘어 위치했다.

가드넥은 2014년 고온소결처리 기술을 획득해 2017년 170억 원의 시설투자로 세계최초 Roll to Roll 인조그라파이트 대면적 생산기술을 확보했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초고온의 열처리 소재들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연료전지의 핵심 소재인 기체확산층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러한 기술들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또한 다년간 쌓아온 초정밀 박막코팅기술, 나노섬유전기방사기술, 열처리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친환경 소재까지도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열처리장비(인조그라파이트 및 GDL, 탄화섬유 전용라인)
열처리장비(인조그라파이트 및 GDL, 탄화섬유 전용라인)

공정 간소화로 단순제작·원가경쟁력 갖춰

가드넥의 주요 제품은 전해질막고정용필름과 기체확산층인데, 전해질막고정용필름은 MEA의 연질 특성을 보완하여 형상유지를 돕고 가스가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품이다. 상시 고온에 노출되는 환경이기에 내열성이 강하고 접착력이 전이되지 않는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필름이다. 가드넥은 기존 초정밀박막코팅기술의 노하우로 고객사별 요구 물성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수소차 넥쏘 1세대를 시작으로 중국 업체까지 확장해 독점공급을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레퍼런스를 통해 국내외 MEA 제조사로 공급을 확장하고 있다.

다른 제품인 기체확산층은 스택 안에서 수소와 산소가 잘 결합될 수 있도록 반응 면적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MEA 바깥에 위치해 기계적으로 지지하면서 반응 기체인 △산소나 수소가 분리판의 유로에서 촉매층으로 넘어가는 통로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생성된 수분이 촉매층에서 유로로 빠지는 통로 △촉매층과 분리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해 전자가 흐르는 통로 △전기화학 반응으로 발생한 열을 분리판으로 전도하는 역할을 한다.

기체확산층 또한 독자적 제조공법으로 초박막에서 후막(50㎛~1000㎛)까지 제조가 용이하며 연료전지 및 수전해 시스템에 접목이 가능하다. 경쟁사는 탄소종이를 활용하여 기체확산층을 생산하면서 3번의 과정(16개의 공정)을 거치는 반면 가드넥은 나노섬유를 방사한 후 고온 열처리 기술을 활용해 5개의 공정만으로 간소화해 제작 공정이 단순함과 동시에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의 향후 개발 방향은 경량화, 박막화, 고성능이다. 가드넥의 박막기체확산층의 경우 선행 개발이 완료된 제품으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고효율, 경량화, 고출력에 최적화됐다. 현재 국내외 MEA 제조사 및 수전해시스템 업체들을 통해 후막기체확산층(150㎛~800㎛)에 대한 레퍼런스를 진행하고 있고, 국내 수전해 업체에 올해 첫 양산 매출도 발생했다. 또, 수전해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앞서 있는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유럽 업체에 샘플 대응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독일 전시회에도 출품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가드넥 전경
가드넥 전경
[인터뷰] 가드넥(주) 박기호 대표이사
“외산 100% 대체·최적의 제품 공급 할 터”

완제품업체 글로벌 소재 선호, 국내 첨단제조업 뒷받침 역할

의무비율 지정·표준화 의무화, 글로벌 진출 위한 인증기관 필요

“전 세계적으로 그린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어, 가드넥은 소재기업으로서 수소생산, 운송 분야에서 필요한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전기차가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고, 수소연료전지는 원활한 수소공급과 단가인하, 인프라 구축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나라 산업 구조상 소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완제품 생산업체에서는 글로벌 선진 외산소재를 선호하는게 현실입니다.”

박기호 대표는 가드넥이 국내 첨단 제조업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자는 목표 하나로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말한다.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소재 기술을 발굴하고 그 기술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동반 상생할 수 있는 경쟁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대해서도 아직 완전체의 모습을 보여주기는 힘들지만 충분히 경쟁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대해 넥쏘라는 승용차에만 집중되어 있고 다른 분야에서는 일본이나 유럽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딘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국내 산업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대·중·소 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정부는 국산 기술 및 소재에 대해서 의무비율을 지정하여 내국 기업들에게 최소한의 시장 지배력과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고, 소재 표준화를 통한 의무화 제도를 법제화해주길 바랍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성능 인증절차가 필요한데, 국제 인증 관련한 국내기관이 필요하고 비용을 낮춰야 합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수소연료전지 분야가 다양화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국산 기술 및 소재에 대한 의무비율 지정과 소재 표준화를 통한 의무화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필요요소와 수출패키지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산업밸류체인을 목적으로 설립된 협회 활동을 통해 산업 전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는 것도 희망했다.

“수소전문기업 선정업체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물로 대내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제품제작과 홍보물 제작 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재부품 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성능인증 사업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수소전문기업 자체적으로 성능을 인정할 수 있는 제품 인증서가 발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드넥은 그간 축적해온 모빌리티 분야에서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소재분야를 리딩할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박 대표는 가드넥이 수소전문기업으로 선정된 후 큰 홍보 효과를 누려 도움이 됐다고 말하면서도, 전문기업만의 성능 인정 제품 인증서의 필요성도 동시에 말했다. H2KOREA와 협업 중인 해외 국가에 진출할 때 이익이 될만한 정책이 보강되기도 희망했다. 그는 가드넥이 누군가 가야하는 길이라면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기꺼이 먼저 앞장서겠다는 포부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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