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적으로 1098km의 신규배관망이 건설될 예정이다.
올해 전국적으로 1098km의 신규배관망이 건설될 예정이다.

[가스신문 = 주병국 기자] 올해 국내 도시가스 산업은 국내 내수경기와 맞물려 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산업과 거리가 먼 시장 특성을 감안 할 때 올해도 내수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전기요금과 같은 공공요금의 변동성과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물가 추이, 여기에다 산업체 가동률 여부에 따라 도시가스사들의 판매실적은 요동칠 것이다.

이에 최근 KDI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4%, 올해는 2.2%가 될 것으로 전망한 만큼 내수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에너지 시장은 ‘러-우’ 전쟁의 장기화, ‘이-하’ 사태 등으로 여전히 천연가스 가격이 불안정하다 보니 도시가스 가격 또한 변동성이 컬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 2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내림세를 보였고, 도시가스 가격 또한 민수용을 제외한 전 용도별에서 인하되어 가격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표1 참조>

이에 올해 전국 34개 도시가스사들의 판매량 전망은 지난해 겪었던 역성장을 고려해 최소 2023년 대비 7%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내수경기 상황변화와 맞물려 ‘조건부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날씨가 도와준다면 최대 8~9%의 판매 신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요개발을 위한 공급사들의 마케팅 역량 강화와 수요이탈 방어를 위한 전략을 잘 수립하는 것이 핵심 키이나, 이미 국내 도시가스 산업이 급성장을 지나 최정점(판매량: 256억㎥)을 찍은 후 하향세로 돌아선 시장변화는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 역시 도시가스 산업에 정책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에너지복지와 국민 편익성 확대라는 정책 기조 아래 도시가스 산업을 육성코자 한해 수천억원의 정책자금을 쏟았던 정부마저 시대적 변화와 에너지정책 전환으로 정책자금을 축소하고 있어 도시가스 시장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전국 평균 보급률 84.5%, 2075만 세대 넘을 듯

올해 예상되는 도시가스 수요가수는 가정용과 산업용, 영업용 등을 모두 합쳐 2,167만개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과 지방권을 나눠 살펴보면 수도권 수요가수는 1,150만 개소, 지방권은 1,017만개소로 예상돼 수도권이 지방권보다 수요가수는 여전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정용 세대가 수도권에 밀집된 이유로 풀이된다.

전체 수요가수의 95.7%를 차지하는 가정용 세대수는 올해 2,075만 세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이중 수도권이 1,076만호, 지방권은 959만호 각각 예상된다. 따라서 2024년도 가정용 전국 도시가스 평균보급률(행안부: 2023년 9월기준: 83.9%)은 84.5%를 상회할 전망이다. <표2 참조>

다만 올해 신규로 늘어날 도시가스 수요가수는 산업용과 영업용 등을 포함한 모든 용도별 수요가를 합쳐 고작 44만 개소가 늘어날 전망이며, 수요증가세는 고작 2%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수요개발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올해 늘어날 신규수요(44만 개소) 중 가정용 세대수가 43만개소(세대)를 차지해 사실상 판매 신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정용 세대가 소비하는 한해 도시가스 사용량은 매년 감소해 700㎥를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 소비를 촉진할 다양한 가스기기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도시가스사와 가스기기 제조사는 여전히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산업용 판매 신장 기대

올해 34개 도시가스사의 예상 판매량은 250억㎥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연가스 도매요금의 변동에 따라 크게 판매실적 또한 요동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역성장점을 감안할 때 최소 7%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 판매 전망해 보면 우선 가정용은 수요가수 측면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지만 판매량은 112.4억㎥에 그쳐, 올해도 공급사들의 판매 신장에는 효자 노릇을 하지 못할 전망이다. <표3 참조>

올 전기화 세대가 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성되는 대규모 택지개발 지역 역시 집단에너지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매 신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도 가정용 판매량은 전체 물량 중 38%를 넘어 여전히 판매 비중 1위를 보일 전망이다.

천연가스 도매요금 변동성에 크게 좌우될 산업용 판매량은 올해 86.5억㎥으로 예상되어 전년 대비 8%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판매비중은 가정용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용 특성상 내수경기 상황과 도시가스 가격경쟁력 회복 여부가 핵심 키라 요금 변동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산업용 판매 추이를 보면 공급사들의 분기별 판매실적이 ‘도매요금 조정에 따라 증감을 반복한 것처럼 올해도 산업용 판매실적은 유사한 패턴을 보일 전망이다. <표3-1 참조>

특히 지난해 산업용 판매량이 2016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데다, 12월 도매요금이 환율과 유가 인상으로 또 한 차례 올라 18.8821원/MJ에서 20.1153원/MJ으로 인상됐다.

도매요금의 경우 비록 지난해 9차례 내렸으나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2020년 대비 9원/MJ 이상 오른 상태로 여전히 높다.

하지만 내년에 국내 경기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여러 전문기관에서 예측하고 있는데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도 예고된 상태라 도시가스 가격경쟁력은 호전 될 것으로 보여, 공급사들의 산업용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용을 제외한 타 용도별 판매실적은 크게 호전될 계기가 없다.

우선 수송용은 전기버스와 수소버스 보급 확대로 인해 감소세가 뚜렷하다.

정부가 수소버스 보급확대에 나서 올해 예상되는 판매량은 9억㎥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수송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어 3% 이하로 낮아질 전망이다.

또 공공건물과 에너지다소비 건물에 보급되었던 가스냉방도 상황이 좋지 않다. 환경부가 대기환경 개선을 이유로 가스냉방시장을 옥죄다 보니 더이상 뻗어나갈 수요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국가 전력수급 상황마저 안정화되다 보니 가스냉방의 존립 당위성까지 위협받고 있어 공급사와 제조사 간의 협업이 절실하다.

그나마 청신호 중 하나인 것은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도시가스사들의 판매 신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34개 도시가스사들의 누계 판매량 중 1% 미만의 판매 비중을 보였던 연료전지용 부문은 최근 4년 사이에 급성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수송용과 열병합용 등에서 빠져나간 공급사들의 판매실적을 발전용 연료전지가 채운 셈이다.

올해도 발전용 연료전지는 성장을 거듭할 것이며, 이와 더불어 건물용 연료전지에 대해서도 정부가 보급 확대 정책을 밝힌 만큼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배관망 건설 수도권 374km, 지방권 948km

올해 34개 도시가스사의 배관망 건설계획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한 1098km로 수립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334km, 지방권은 764km로 올해도 도시가스 배관망 건설은 지방에서 더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참조>

다만 지난해 제도개선을 통해 30년 이상의 노후 장기사용배관 교체사업도 올해부터 추진될 것으로 보여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노후배관 교체가 10~20km 추가로 건설될 전망이다.

그동안 34개 도시가스사들이 가스 공급을 위해 건설한 주 배관망(본관+공급관)은 올 연말쯤 53,5367km에 이를 전망이며, 이중 수도권에 매설된 주배관망이 22,930km 지방권은 30,606km에 각각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공급사별로 보면 경기권을 주 공급권역으로 하는 삼천리가 올해도 가장 많은 160km 이상을 확충할 계획이며, 나머지 서울도시가스, 코원에너지서비스, 예스코, 대륜이엔에스 등은 예년과 비슷한 22~50km 내외 수준이다.

지방권 공급사별로는 JB, 충청에너지서비스, 경동도시가스, 해양에너지 등이 올해 주배관망 건설계획을 많게는 58km, 적게는 45km 수준으로 수립했다.

또 지역별로는 대체로 도시가스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원도(5개社)와 충남도(3개社), 경북도(5개社) 지역에 올해 도시가스 배관망이 집중적으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며, 대체로 60km~100km 이상의 배관건설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사들의 이 같은 배관건설 계획은 올해 정부의 정책자금이 크게 삭감되면서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나 대체로 수도권보다 지방권에서 신규배관 건설이 많이 이뤄질 전망이다.

제도개선 부문와 정부 정책자금 축소

올해 도시가스 시장에서 이뤄질 제도개선은 크게 3가지이다. 우선 공동주택 내 가스사용자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이관업무이다.

도법과 공동주택관리법 간의 상충된 기준으로 불합리한 안전관리가 관행처럼 이어져 온 문제를 올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신년호 기획특집 참조> 또 하나는 올해부터 시행될 장기사용 노후배관 교체사업에 따른 후속 조치이다. 아울러 도시가스업계의 중요 과제 중 하나인 계량선진화 사업이다. 정부가 주도했던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후 보급확대에 앞서 원격검침계량기에 대한 자산화와 관련법 개정 등도 올해 살펴봐야 할 과제이다.

그 외 이 밖에 도시가스 고객센터와 관련 여러 현안 과제들이 있지만 이는 공동주택 내 가스사용자시설의 관리주체 이관이 이루어진 이후 후속 조치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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