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다. 큰 변화를 의미하는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이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해보다 지정학적(Geopolitics) 갈등이 에너지 시장, 특히 천연가스 시장과 산업 변화추이를 결정할 것 같다. 2년 가까이 진행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다 작년 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분쟁이 자원 부국인 러시아와 중동 산유국에서 발생하여 에너지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2023년 세계 에너지-자원시장은 전년 대비 가격 약세와 불확실성 증대를 그 특징이라는 전문의견이 많다.

미국 WTI는 작년 말 배럴 당 71.65달러로 마감하여 년 초 76달러에 비해 5%쯤 하락하였다. 물론 작년 9월 93달러를 넘는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천연가스(미국 Henry Hub 기준)는 더욱 심각한 가격변동을 보였다. 작년 첫 거래 가격인 4.172달러/100만 BTU 수준에서 약 40% 대 하락한 2.557 달러 수준에서 작년 거래를 마쳤다. 이를 종합한 세계적 관련 전문기관인 ‘블룸버그’(Bloomberg)의 상품가격지수(Commodities index)는 2023년 중 전년 대비 10% 하락하였다. 석유-가스, 기초 금속과 식량자원 등이 모두 하락추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인플레, 중앙은행 할인율 조정 등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의 보완수단인 금(金)과 은(銀) 가격은 각각 13.6%와 1.4% 상승하였다.

여기서 작년 세계 에너지산업 수급여건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중요한 사항들을 도출된다.:

1, 미국의 석유생산량은 사상 최대로서 역사상 어떤 국가 생산실적보다 많다. 미국은 LNG 수출에서도 세계 ‘톱’으로 추계 된다.

2, 기후변화 당사국총회(UAE COP28) 결과는 긍정과 부정 양면성을 가진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도국, 도서(島嶼) 국가 등에 대한 기후재해 대처자금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실히 하여 긍정적 진전을 이루었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제약의 획기적, 명시적 합의에는 실패하였다. 이에 2030년 대기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한다는 역사적인 파리협약 목표 달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3,ESG(환경과 사회적 목표에 기초한 기업경영: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은 새롭고 바람직한 에너지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기업경영 ‘프레임’으로 간주 되어 그간 큰 성취를 이루었다. 그러나 작년에는 이자율 상승 등 기업환경 악화로 신재생업계 경영악화를 유도하는 등 청정기술산업의 경영여건 변화의 영향으로 주춤한 상황에 있다. 이런 추세의 획기적 개선은 지금으로서는 불확실하다.

4, 미국에서 원자력발전 비중의 증가세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원전 비중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세계 1위 원전 국가 위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 하마스’와 레바논 등 주변 중동국가들과 전쟁사태에 돌입, 그리고 미국 등 주요 소비국들에서 개솔린 등 석유제품가격의 전반적 하락들도 주목할 사항들이다. 여기에다 세계 화석연료 수요가 조만간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공식발표, 신재생 수요의 꾸준한 증가세, 핵융합 실용화 근접 등도 작년도 주요 특징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에너지부문 활용증가는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

5, 이외에도 ‘러시아’와 중국 간의 LNG 직거래 증가 가능성은 우리나라가 정밀 분석이 필요한 과제이다. ‘우크라이나’침공으로 EU(유럽연합)의 규제에 따라 파이프라인 가스 수출시장의 절반을 상실한 ‘러시아’가 중국과의 직거래를 위한 ‘파이프라인(Power of Siberia 1)이 완공하고 후속 라인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후속 건설은 가격수준 미합의로 추진이 중단되고 있다. 러시아 가스 수출은 중국과의 직거래뿐 아니라 북극해 운송로 개척, ’사할린‘ 가스 수출 등 여러 방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것은 지난 1년에 국한된 천연가스 관련 시장과 산업 동향이다. 따라서 좀 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전환시대에서 기존가치관이나 미래 전망이 급격히 변화되는 요즈음은 더욱 그러하다. 이런 관점에서 수소, 특히 청정수소(Clean Hydrogen)에 대한 면밀한 조망이 필요할 것이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많이 부존된 물질이다. 청정연료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이에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최적 정책수단이 되고 있다. 당연히 유망한 투자대상이 된다. 지금 세계 전체로는 1,000개 이상의 수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만 해도 350개 이상 수소 ’프로젝트‘가 신규 추진된 것으로 ’Economist‘지는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한 대형 수소생산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천연가스의 개질(改質)을 통한 기존 수소생산 개념을 초월한 것이다. 2030년까지 3,2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발할 것 같다. 사우디 국부펀드나 대형 투자은행 이외에도 소규모 ’벤처‘자금까지 쏠리고 있다. 천연가스가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준비하는 가교(架橋: bridge)에너지 역할을 넘어 ’수소 에너지시대‘ 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쩌면 전기에너지 중심 미래사회가 ’1차 에너지 수소- 2차 에너지 전기‘ 시대에 접어들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문명사 학습을 다시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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