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기준 1.9GW, 147개 데이터센터 구축

소비 지역 인근 발전소 중심으로 공감대 형성

2024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키워드는 수소연료발전, 풍력발전 등의 분산에너지를 통한 전력공급이며, 에너지 수요의 핵심 키워드는 데이터센터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터넷과 인공지능 등이 발달해 막대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147개의 데이터센터가 구축됐다. 계약전력 기준 약 1.9GW 용량으로, 한국형 원전 1기인 1.4기가와트 이상이 전력을 지속 공급해야 하는 물량이다. 2032년까지 한전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전예전통지는 1,247건으로 85GW 용량이다. 이 중 허수신청을 감안해도 데이터센터에 대한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경쟁을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유치로 정보통신기술(IC)을 결합 서비스 산업을 망라한 IT클러스트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관련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가 가능하다. 이에 주요 지자체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다.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관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육성해 지역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월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 방안으로 지방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임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배전망 연결(22.9Kv)시 케이블, 개폐기 등 시설부담금의 50%를 할인하고, 송전망 연결(154Kv)시 예비전력 요금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전력 정책의 우선순위는 전력 수요와 공급을 지역적으로 일치시킬 것이라며 지방으로 내려가는 데이터센터에는 범부처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으로 전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해안가에 대규모 발전소를 건설ㆍ발전하고, 장거리 송전망을 통하여 수도권 등 발전지역과 떨어진 지역에서 전기를 소비하는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이로 인하여 값싸고 품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으며, 제철,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에너지다소비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의 근간이 되었다. 1970~80년대 경제성장기에는 생산한 전력의 공급을 위한 송전망, 배전망 구축도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2000년 중반 이후 765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의 위치를 두고 밀양시민과 한국전력 사이에 발생한 갈등 이후 당진화력 송전망, 동해안 송전망, 새만금 송전망, 수도권 송전망 등 많은 송전망 건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해안과 수도권의 송전망 확충 지연으로 전력 수급 불안을 넘어 현재 준공 돼 가동 중이거나 가동을 앞둔 동해안 신규 발전소들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규모 송전제약은 프로젝트 파이낸싱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흑자 도산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이에 2023년에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분산에너지법은 원거리에 위치한 대규모 발전소 대신, 소비 지역 인근의 발전소를 중심으로 지역 내에서 전력을 생산ㆍ소비하는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했다. 또,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하여 대규모 발전소 건설과 장거리 송전망 건설 등으로 대응하는 것은 지역 주민의 낮은 수용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및 리스크 관리 취약 등 한계에 봉착해 분산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의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공급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을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기반, 장거리 송전 방식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방식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 및 집단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하는 분산에너지 보급 확대를 통한 에너지 공급체계의 저탄소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분산에너지 시스템은 장거리 송전망과 대규모 발전소 건설에 수반되는 막대한 보상 문제 등 경제적 비용과 사회적 갈등과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며, ICT 기술 활용을 통해 에너지신산업 창출을 도모할 것이다. 분산에너지는 수요지 인근에 위치한 발전 시설에서 발전된 전기를 해당 지역 및 인근에 공급ㆍ소비함으로써, 지역의 전력 자급률을 높여 국가 전체에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전력수급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분산에너지법 제33조 이하는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의 지정 및 규제특례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은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 분산에너지특화지역계획을 수립하여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을 신청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특화지역을 지정하면 규제특례를 할 수 있고, 특화지역 내에 발전설비를 설치한 분산에너지사업자는 특화지역 안에서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사용자에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2032년까지 한전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수전예전통지는 1,247건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분산에너지특화단지 조성을 통하여 수도권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센터를 해당 지방자치단체로 유치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을 결합 서비스 산업을 망라한 IT클러스트를 조성하고,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막대한 전력수요를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분산에너지를 통하여 공급하는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 볼 수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의 공급이 필요하다.

한편 수소연료전지는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 생산과정 외에 전기 생산과정에서는 화석 발전처럼 연소 과정이 없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나 질소산화물, 황산화합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소음과 진동이 적게 발생하고 전기 생산과정에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적다. 그 밖에 설치 장소의 제약이 적고 발전 규모를 조절하는 것도 쉽다. 그리고 일반적인 발전은 연료를 연소시켜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터빈을 활용한 운동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므로 에너지 형태가 변환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전기로 직접 변환하기 때문에 에너지 손실이 적다. 이러한 수소연료전지발전의 특징은 365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와 안성맞춤이다.

한편 분산에너지법 시행령 제2조제4호는 일정한 열도 분산에너지에 포함하고 있다. 분산에너지특화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와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열을 인근의 열 수요처에 공급하여 사용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 버려지던 열이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특화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을 통해 전력, 가스, 열 등을 통합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등 미래의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장이 될 수도 있다.

분산에너지법 제35조는 분산에너지특화지역계획의 수립 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의 전력 수요 및 공급계획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즉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받으려면 특화지역에 상당 규모의 전력수요가 있어야 하고, 전력수요를 특화지역 내 설치된 분산에너지를 통하여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을 지정받으려면 일정한 전기수요 및 장래의 전기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특화지역 내 데이터센터, 지역산업단지 조성 등 전력수요를 유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특화지역 내에서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분산에너지의 공급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분산에너지특화지역은 에너지소비 기업 및 에너지생산 기업이 동시에 지역에 들어서게 됨으로써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인구 유입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지역세수 증가 등 지방 경제도 활성화를 통하여 지역균형발전의 모티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이 분산에너지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중요한 정책 이슈가 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역 에너지 정책은 해당 지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 및 공급 특색이 에너지 소비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소생산 시설, 수소 저장 시설이 존재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분산에너지 중에서도 수소연료전지, 수소발전 등에 경쟁력이 있으므로 수소를 적극 활용하여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한편 해당 지역은 수소연료전지, 수소발전을 통하여 생산한 전력의 사용이 적합한 대규모 전력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파일 속 분산에너지 개념
파일 속 분산에너지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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