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장평리 LPG충전소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는 코로나19의 두려움을 벗어나 희망찬 2024년 새해를 맞이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뭔가 징조가 불안해’라는 안전불감증 첫 단추를 가스분야가 제공하였다.

2024년 첫날 20시 41분쯤 소 도로변에 위치한 LPG충전소에서 누출된 가스로 인해 불붙은 가스화재 폭발사고는 LPG벌크로리 호스를 로딩암에서 정상적으로 분리하지 않고 차량을 이동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의 사고는 2022년 11월 19일 17시 29분경에 대구의 대 도로변에 있는 LPG충전소 폭발사고와 대단히 유사하지만, 안전관리 대응방식과 피해 패턴에서는 차이가 있다.

평창군 LPG충전소의 이충전 시설과 탱크로리 사이에서 발생한 다량의 누출가스는 추운 날씨의 온도차로 두꺼워진 고밀도 가스층이 도로와 바닥에 깔려 마을로 퍼져나갔다. 특히 가스폭발이 발생하기 22분 전에 119와 112로 신고한 주민은 있었지만, 현장에 있어야 할 안전관리자는 오후 6시에 퇴근한 후 숙소에 있었다. 또한, 충전소 내부에서 발견된 누출가스 흔적과 가스누출 경보장치의 고장, 충전소의 관리자나 운전자에 의한 안전관리 대응 미흡이 알려지면서 사고원인의 초점은 인적 안전불감증에 맞춰졌다.

피해 규모를 보면, 부상자 5명(인근을 지나던 화물차 운전자 2명, 모텔 투숙객 2명, 배달원 1명), 건물 14채와 차량 14대의 전소, 15명 정도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인근의 주택, 세차장, 농기구 센터 등으로 폭넓게 번진 화재를 진화하기 위해 발령하였던 1단계를 약 3시간 정도 지나서야 종료하였다.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문 저녁 시간이었지만, 평창IC 인근에 있는 LPG충전소의 가스폭발 위력은 인근의 차량과 건물, 300m 떨어진 개활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아 그 영향권과 피해 규모를 짐작케 한다.

반면 8명의 부상자(직원 6명, 손님 2명)가 발생하였던 대구 LPG충전소의 가스누출사고는 연쇄 폭발의 위험 상황에서도 직원이 LPG저장시설의 가스차단밸브를 신속하게 잠그는 안전조치로 더 큰 사상자와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 달랐다. 그 결과, 대응 2단계까지 발령하였던 소방당국은 20여분 만에 진화작업을 종료하였다.

또한, 이동하는 사람과 차량, 건물이 밀집된 도심지에 위치한 대구의 LPG충전소에서는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나 직원들의 안전관리 대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였고, 가스폭발 충격력은 인근의 고층 건물에 막혀 상대적으로 멀리까지 전달되지 못하는 폭발 패턴이 달랐다.

LPG충전소의 이충전 과정에 발생하는 가스누출에 의한 화재사고와, 화재로 인한 그동안의 가스폭발 사고는 안전불감증에 올라탄 인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관계당국의 사후대책은 전국 LPG충전소에 대한 안전관리 실태조사, 안전점검 및 안전교육 강화, 관련자 처벌 등에 집중했음에도 망각의 쳇바퀴는 또 돌아갔다.

결국 사람에 의존한 안전관리 지침이나 안전점검, 안전교육을 아무리 잘 추진해도 현장에서는 전문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시설 노후화 등의 경제적 사유와, 설마라는 무사고 관행으로의 회귀는 인명과 재산 피해라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되었고, 청정가스연료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위험지수는 나날이 높아졌다.

이제는 안전관리 규정과 안전교육의 강화, 처벌 위주의 대책보다는 안전관리 대응책도 첨단 IT시대에 맞도록 바꾸어야 한다. 결국은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인력에 의존한 기계식의 안전관리시스템에서 스마트 자동안전관리 시스템으로 바꾸어 사람의 안전불감증과 망각에 의한 실수를 차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사전 예방을 중시하는 소방정책처럼 가스제품에도 사용연한제를 도입하여 품질보증기간이 지난 노후제품을 적기에 강제 교체함으로써 누출가스에 의한 가스폭발 및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국민 안전을 확보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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