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① 세계가스시장 전망과 각국 정책 변화         ② 온실가스 저감 위한 저배출 가스 시장 전망

[가스신문 = 양인범 기자]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의 가스 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이후 각국은 러시아 가스의존도를 낮추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23년 가스 가격은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이러한 점진적인 재조정을 거친 이후 천연가스 시장은 2024년에 성장세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는 최근 국제 에너지기구(IEA)가 발간한 ‘2024년 1분기 가스시장 보고서’에서 국제 가스시장의 동향에 대한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아시아와 유럽 천연가스 가격 (2021~2023)
아시아와 유럽 천연가스 가격 (2021~2023)

LNG계약, 이전 3년 대비 10% 이상 증가

2022년 전 세계 가스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으나, 지난해 모든 주요 시장의 가스가격이 조정되었다. 유럽의 TTF(Title Transfer Facility)가격은 2022년 대비 약 70% 감소한 평균 13USD/MBtu였으나, 이는 2016~2020년 평균보다 여전히 2.5배 높은 수준이다. 유럽 내 급격한 수요 감소와 LNG 수입으로 인해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전년 대비 60% 감소)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했다.

아시아 현물 LNG 가격도 비슷한 궤적을 따랐는데, 플랫츠 JKM가격은 2022년 대비 60% 하락했으며 평균가격도 2022년 대비 60% 하락한 14USD/MBtu를 기록했는데 이는 16~20년의 두 배 이상이다. 아시아 시장 역시 유럽과 마찬가지로 공급 기반 부족, LNG플랜트 파업 리스크, 지정학적인 긴장, 4분기 파나마 운하 문제 등을 반영했다.

미국 헨리 허브의 가격은 2022년 대비 60% 정도 하락한 2.7USD/MBtu를 기록했는데, 이는 16~20년 평균과 거의 일치한다. 미국은 풍부한 국내 생산량과 온화한 겨울 기온이 천연가스 가격을 조절했다. 발전 부문에서 천연가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격 변동성은 평균 이상으로 유지되었다.

LNG 계약은 2023년에도 가속도가 붙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총 계약된 LNG양은 약 900억㎥(90 bcm)에 이르렀으며, 이는 2020~22년 3년 평균 보다 10% 높은 수치이다. 신규 FID 프로젝트는 2023년 계약된 전체 물량의 70%를 차지했다. 지난해 체결된 모든 LNG 계약의 평균 기간은 약 15년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는데 장기계약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카타르는 2023년 전체 계약 물량의 각각 34%와 26%를 차지하며 이런 추세를 주도해 왔다. FID 이후 프로젝트만 고려하면 이들 국가의 비중은 각각 21%, 39%였다.

LNG 물량에 대한 아시아 구매자는 2023년 계약된 전체 물량의 약 38%를 차지했으며, FID 이후 체결된 계약이 약 40%였다. 유럽은 총 물량의 약 31%를 차지했는데, 이는 현물시장에 대해 유럽 구매자들이 LNG 공급 비중을 더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LNG는 운반에 긴 시간이 걸리기에 처음 계약 시 목적지에 대해 유연성 혹은 고정성을 정하는 계약을 한다. 목적지 유연성을 갖춘 계약이 2022년과 2023년 총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2020~21년 평균 23%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목적지 유연성 거래량은 주로 유럽 구매자와 포트폴리오 사업자에 의해 계약되며, 지난해에는 각각 21%와 73%의 점유율을 보였다.

목적지 고정 계약은 아시아가 주도하며, 중국이 전체 물량의 약 40%를 차지했다.

2024년 세계 가스 수요는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시아·태평양 시장과 아프리카, 중동의 성장세가 클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한다. 산업뿐만 아니라 주거 및 상업 분야에서 유럽의 감소세를 다른 지역이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프 가스 무역과 세계 LNG공급량 연간 변화 추이(2019~2024)
파이프 가스 무역과 세계 LNG공급량 연간 변화 추이(2019~2024)

EU,‘공동 가스 구매 메커니즘 규정’채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에너지 위기로 인해 각 국가들은 천연가스 공급 안보를 위해 2022년부터 정책과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유럽연합은 가스 구매의 더 나은 조정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2022년 12월 ‘공동 가스 구매 메커니즘’ 규정을 채택했다. 이 메커니즘은 국제 공급업체와 더 나은 가격을 협상할 수 있는 시장 지배력을 위한 2단계 시스템이다. Aggregate EU플랫폼을 통한 수요 집계와 플랫폼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매칭한 후, 기업이 개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가스 공급업체와 자발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0월 천연가스 조달을 중앙집중화시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에너지 위기와 높아진 시장 변동성이 국가 전력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싱가포르는 천연가스가 국가 발전 믹스의 95%를 차지한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와 에너지시장청(EMA)는 올해 새로운 법인인 Gasco 설립을 발표했다. Gasco는 발전업체의 가스 수요를 집계해 전력 부문에 필요한 증분 가스량을 조달할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2023/24 겨울 시즌에 대비해 SBL(Security Buffer LNG)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높은 LNG 조달 능력을 갖춘 민간 사업자를 SBL운영을 처리할 권한이 있는 회사로 지정하고, 정부는 공급 중단 위험에 직면한 일본 내 전력회사에 LNG화물을 판매하도록 지정된 회사에 지시할 것이다. SBL 시스템 하에서 제라(JERA)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본 동절기 동안 월 1개의 LNG화물을 확보했다.

인도는 지난해 4월 1일 통합 파이프라인 관세 시스템을 도입해 국내 가스 공급원 및 LNG터미널에서 떨어진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계획이다. 인도의 석유 및 천연가스 규제위원회(PNGRB)는 전국 천연가스 운송에 대한 단일하고 일관된 관세 구조를 만들기 위해 2023년 4월 통합관세(UFT)정책을 도입했다.

인도는 현재 지하 저장 장소가 없어, LNG 저장용량이 1.5bcm으로 제한되어 있다. 지난해 5월 인도 에너지전환자문위원회(ETAC)는 국가 에너지 공급 안보를 강화하고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전략적 가스 저장장치 개발을 제안하고, 3~4bcm 용량의 가스 저장 시설 개발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천연가스 가격 개혁을 위한 정책 지침 초안을 발표했다. 과거에는 가스의 비중과 역할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천연가스 수요의 질서있는 성장’ 이라는 접근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주요 조치에는 도시가스 가격 책정 개혁을 목표로 삼았다. 유통업체는 공급 비용에 따라 소매 관세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지난해 9월 천연가스 이용 정책 초안에서 향후 가스시장 개발을 위한 기본 원칙을 설정했다. 2012년에 발표된 이전 정책은 석탄을 가스로 대체하는 조치였고, 새 정책은 가스 사용의 우선순위 부문을 재정의한다.

중국정부는 주거·상업용 난방 그리드 구축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 명확한 규칙을 적용할 예정이다. 수송용 천연가스는 이제 중량물과 도시 간 여객 운송에 중점을 둘 것이다. 가스화력 발전 분야는 피크 저감 용량 및 재생 가능 개발과 통합된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하고 석탄이 많이 사용되는 지역의 프로젝트는 제외된다. 중국은 국내 가스 및 LNG 저장용량을 2025년까지 2배 이상인 55~60bcm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중국 천연가스 저장 용량 예상치
중국 천연가스 저장 용량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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