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경칩에 대동강이 풀린다는 속담처럼 우수는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24절기 중 하나로 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눈과 얼음이 녹아 봄이 되는 해빙기가 되면 겨울동안 웅크렸던 만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시작한다.

어릴 적 과학시간에 얼음이 녹아 물이 되면 부피가 줄어든다고 배웠는데 이것은 물이 얼면서 결정이 공간을 만들고 녹으면서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우내 얼었던 땅속에 만들어진 결정들이 녹으면서 작은 틈들을 만들게 된다.

도시를 지탱하고 있는 지하에는 가스, 전기, 통신, 상하수도 등 다양한 시설물이 묻혀있는데, 겨울이 지나 해빙기가 될 때는 작은 틈새가 균열을 만들고 이 균열은 싱크홀로, 건축물이나 시설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우리 주변 작은 틈새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은 대형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근 5년간 해빙기에 발생했던 가스사고는 총 52건으로 LPG 37건(71.1%), 도시가스 11건(21.2%), 고압가스 4건(7.7%)의 순이다.

사고를 원인별로 살펴보면 사용자 부주의가 13건(25%)으로 가장 많았으며 가스시설 미비 11건(21.2%), 고장 등 가스제품 노후 11건(21.2%), 굴착공사 7건(13.5%), 공급자 부주의 3건(5.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빙기 가스사고 통계에서 보여지듯 낡고 오래된 LPG시설에서의 사고는 물론, 사용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도 상당수에 달했다.

결국, 취약한 LPG시설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를 기본으로 사용자와 공급자 등 인적 오류에 의한 부주의 요소 제거를 위한 안전점검을 생활화하기만해도 절반 이상의 가스사고는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해빙기 재난안전전담팀을 꾸려 전국 지자체 등과 함께 취약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공급자, 사용자 등의 안전점검 생활화를 위해 대국민 가스안전 홍보활동을 확대함과 함께 옹벽, 석축 및 건설공사장, 급경사지, 노후 건축물 등 전국 29개 지역별 해빙기 집중관리시설을 지정, 특별관리하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시행하는 등 해빙기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대형가스시설에서는 자체 안전점검활동을 강화해 해빙기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저장탱크 등 지하에 설치된 가스시설 주변에 지반침하 등 위해요인이 없는지, 보관되어 있는 용기 등 가스시설 부근에 옹벽 등이 안전한지 등을 철저히 점검하고 굴착공사를 진행할 때는 도시가스, LP가스, 고압가스 등 가스종류 상관없이 굴착공사정보지원센터(1644-0001)로 신고해 매설배관 유무, 굴착과 배관의 위치에 대한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봄을 맞아 이사를 하거나 새롭게 인테리어를 할 때에도 가스안전 확인이 필수인데, 이사하기 전 도시가스는 도시가스사로, LPG는 공급자에게 연락해 기존 사용하던 가스시설을 철거하고 배관을 막는 막음조치를 받아야 하고, 인테리어 공사시 단순히 스타일을 해친다는 이유로 자격없는 사업자가 임의로 가스배관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사전 준비단계에서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안전을 외쳐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모두 허사다. 사고를 통해 안전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는 사후약방문식 안전관리보다는 나와 우리 그리고 서로의 안전을 위해 체크하고 확인하는 것을 습관으로 즉, 루틴으로 만들기를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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