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헬륨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튜브트레일러. ISO컨테이너로 수입해온 액체헬륨을 기화시켜 고압으로 튜브트레일러에 충전, 판매하고 있다.
기체헬륨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튜브트레일러. ISO컨테이너로 수입해온 액체헬륨을 기화시켜 고압으로 튜브트레일러에 충전, 판매하고 있다.

[가스신문 = 한상열 기자] 올해 초 러시아산 액체헬륨이 수입되면서 국내 고압가스시장이 조금씩 흔들리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산 액체헬륨의 경우 미국 제재 등의 이유로 수입하기 어려울 것이라 여겼지만 중국을 거쳐 ISO컨테이너 1대 분량을 들여옴으로써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러시아산 헬륨이 관세 당국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통관된 만큼 국내에서 수입·판매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산업용가스메이커들 가운데 미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다국적기업들은 러시아산 헬륨을 수입할 수 있으나 취급을 자제하는 등 아무리 저렴해도 수입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헬륨시장에서 특히 용접용·병원용 헬륨을 중심으로 10~15% 정도의 가격하락이 두드러져 산업용가스메이커를 비롯해 헬륨 수입업체들이 시장 질서 붕괴를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산 헬륨이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는 것은 ISO컨테이너의 압력보정 기간이 30일에 불과하고, 렌탈료 또한 의외로 비싸 헬륨을 빨리 출하하고 ISO컨테이너를 되돌려 보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판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헬륨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산지증명을 통해 러시아산 헬륨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반도체나 TV 등을 제조하는 대기업들이 미국 및 유럽으로의 수출에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관계로 반도체, 가전업체 등은 러시아산 헬륨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압가스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산 헬륨이 ISO컨테이너로 월 1~2대씩 들여와 올해는 총 10대의 분량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으며, 이미 내용적 47ℓ 규모의 기체헬륨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가드너사의 ISO컨테이너인 경우 러시아로 반입될 수 없기 때문에 헬륨 수입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헬륨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산 헬륨이 간헐적으로 들어와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당장 가격이 싸 달콤할 수 있으나 다른 이유로 물량 공급이 끊기게 될 경우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지난해 네온 등 희귀가스 가격이 상상 이상으로 크게 떨어져 특수가스업계가 고전한 것처럼 헬륨도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과당경쟁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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