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산 헬륨이 국내에 유입, 판매되고 있다니 예상 밖이다. 중국을 거쳐 들여온 러시아산 헬륨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듯 올해 초 국내의 한 신규 고압가스판매사업자가 수입했다고 한다.

헬륨은 그동안 글로벌기업의 한국법인인 산업용가스제조업체들과 몇몇 전문업체들이 수입해왔다. 산업용가스제조업체들은 천연가스전을 확보한 메이저급 에너지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헬륨을 매입하고 있으며, 러시아 가즈프롬의 아무르광구에서 나오는 헬륨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라고 아무도 전망하지 못했다.

미국제재를 고려해 수입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글로벌기업들도 이 같은 러시아산 헬륨을 수입할 수 있었으나 자제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다.

헬륨을 수입하는 글로벌기업들은 반도체회사를 대상으로 ISO컨테이너를 통해 대량 공급하고 있으며, 남은 것은 병원용, 용접용 등으로 판매해왔다. 국내에서 헬륨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회사의 경우 계약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시장 상황에 따른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지만 MRI용이나 용접용, 애드벌룬용 등 헬륨의 하부시장은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작용,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최근 러시아의 스타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내한 공연이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내외의 항의에 따라 취소됐다. 세계 최정상급 무용수인 자하로바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점이 발레공연을 거부하는 이유가 크게 작용한 듯하다. 러시아산 헬륨 수입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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