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연료별 차량 등록 대수는 휘발유차 58,717대, 하이브리드차 27,828대, LPG차 11,730대, 경유차 11,523대, 전기차 2003대로 각각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에 의해 퇴출된 경유트럭 시장의 대부분을 1톤 LPG 트럭이 차지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따라서 LPG 트럭의 부품 제조업체와 충전소는 크게 반기고 있다.

반면에 보조금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는 겨울철의 배터리,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시간, 화재사고에 따른 판매 부진을 걱정해야 하고, 전력생산 화력발전소와 RE100에 대한 환경·경제성 논란은 재점화되고 있다.

클린디젤차의 노후화에 따라 많이 발생하는 WHO 분류 1급 발암물질인 NOx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유럽에서는 LPG차 보급에 적극적이었으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산업·환경정책이 아쉽다.

심각한 기후변화의 여파는 각국의 규제강화로 연결되었고, 디젤엔진의 원조인 독일과 프랑스조차도 경유차의 도심지 통행 제한과 금지, 신규 차량의 생산 금지가 추진되면서 국내 자동차메이커의 차종 전략도 바뀌었다. 결국, 유럽에서는 전기차와 LPG차에 대한 균형감 있는 정책으로 친환경 자동차가 크게 증가됐다.

반면에 경유차 비중이 극히 낮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휘발유차에서 방출되는 CO2와 CO 발생량을 차단하기 위해 수소차, 특히 전기차에 대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미국, 일본, EU국가 간의 배터리 R&D 경쟁은 치열하다. 그사이에 디젤자동차 시장은 축소 내지는 퇴출 수순을 빠르게 밟아가고, 수소차 시장은 안전성과 생산단가, 연료가격, 충전소 인프라 부족 문제로 전기차 대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디젤차를 대체한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기 이전부터 친환경 LPG차의 시장 확대정책을 추진하여 세계 LPG차의 72%가 운행되는 큰 시장으로 성장하였다. 일례로 이탈리아는 LPG차 구입에 따른 보조금을 차량가의 최대 20%까지 지원하면서 친환경차 중 LPG차 비중이 51%로 높아졌고, 스페인은 LPG 트럭 보급을 위해 연료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2010년 이전에 등록된 디젤버스를 폐차하고, LPG 스쿨버스를 구입할 경우 최대 3만US$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일본은 LPG차 구입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LPG하이브리드택시를 출시하여 대기환경 개선에 적극적이다.

2000년~2009년까지 LPG차 보유대수 세계 1위였던 한국은 2021년 493만대를 보유한 튀르키예에 2010년부터 1위 자리를 내주었고, 지금은 폴란드, 러시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인도에 이어 7위로 밀려났다. 또한, 2019년 3월에서야 일반인도 LPG 신차 구입이 가능해졌지만, 자동차메이커의 소극적인 LPG 신차개발과 전기차에 대한 정부의 차별적 보조금 지급으로 LPG차 시장은 크게 위축되었고, LPG 부품생산 제조사와 가스업체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으로 탄생된 2.5리터 터보 LPG 직분사(LPDi) 엔진, 수동 6단 변속기, 자동 5단 변속기 등을 장착한 2024년형 LPG 1톤 트럭은 연간 15만대 정도의 판매시장에서 전기차와 경쟁하게 되었다. 20여년 만에 출시된 LPG 1톤 트럭은 기존 경유트럭에 비해 높은 출력과 연비향상, 정숙한 승차감으로 취약점이 많이 노출된 전기차 시장을 당분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 BYD(중국) 메이커들이 출시한 1톤 전기트럭의 마켓팅 전략에 따라 판매 점유율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신형 LPG 트럭은 북미의 SULEV30과 환경부의 배출가스 인증기준을 통과한 저공해 자동차로 대기환경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LPG 트럭을 구입할 때 지급하던 보조금(2023년 말 일몰)을 부활하는 것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생계를 보듬어주는 최선의 산업·환경정책이다. 보조금도 EU(이탈리아)에서 시행한 차량가 대비 20%(최대)로 올려 2000만원 내외로 지원하는 전기트럭 보조금과 형평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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